평화와 기후 정의

38사울은 자기의 군장비로 다윗을 무장시켜 주었다. 머리에는 놋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혀 주었다. 39다윗은, 허리에 사울의 칼까지 차고, 시험삼아 몇 걸음 걸어 본 다음에, 사울에게 "이런 무장에는 제가 익숙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무장을 한 채로는 걸어갈 수도 없습니다" 하고는 그것을 다 벗었다. 그렇게 무장을 해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40그런 다음에, 다윗은 목동의 지팡이를 들고, 시냇가에서 돌 다섯 개를 골라서, 자기가 메고 다니던 목동의 도구인 주머니에 집어넣은 다음, 자기가 쓰던 무릿매를 손에 들고, 그 블레셋 사람에게 가까이 나아갔다. 41그 블레셋 사람도 방패 든 사람을 앞세우고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42그 블레셋 사람은 다윗을 보고 나서, 그가 다만 잘생긴 홍안 소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그를 우습게 여겼다. 43그 블레셋 사람은 다윗에게 "막대기를 들고 나에게로 나아오다니, 네가 나를 개로 여기는 것이냐?" 하고 묻고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였다. 44그 블레셋 사람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어서 내 앞으로 오너라. 내가 너의 살점을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밥으로 만들어 주마." 45그러자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칼을 차고 창을 메고 투창을 들고 나에게로 나왔으나, 나는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곧 만군의 주님의 이름을 의지하고 너에게로 나왔다. 46주님께서 너를 나의 손에 넘겨 주실 터이니, 내가 오늘 너를 쳐서 네 머리를 베고, 블레셋 사람의 주검을 모조리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밥으로 주어서, 온 세상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알게 하겠다. 47또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쓰셔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 모인 이 온 무리가 알게 하겠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주님께서 너희를 모조리 우리 손에 넘겨 주실 것이다." 48드디어 그 블레셋 사람이 몸을 움직여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은 재빠르게 그 블레셋 사람이 서 있는 대열 쪽으로 달려가면서, 49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을 하나 꺼낸 다음, 그 돌을 무릿매로 던져서, 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맞히었다. 골리앗이 이마에 돌을 맞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삼상 17:38-49)

6.25 민족화해주일

오늘은 교회력으로 ‘성령강림 후 다섯 번째 주일’이고, 우리 교단이 정한 ‘6.25 민족화해주일’입니다. 이 주일의 ‘제정 취지’는 ‘6.25와 같은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막고 민족화해로 나아가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은 대남 오물 풍선 살포로 맞섰고, 이에 남한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었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올랐습니다. 오죽하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북한의 오물 풍선 보내기를 비난하면서,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자제를 촉구했겠습니까! 한반도 긴장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수요일(19일)에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북핵에 반대해 온 대북 제재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북한의 동맹국이 된 것입니다. 한미 동맹처럼 말입니다. 북러 관계의 격상은 당연히 한러 관계의 격하로 이어졌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러 관계는 급전직하했지만, 북러 관계는 수직상승했습니다. 이에 발끈한 우리 정부는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제공 가능성’이라는 위험천만한 카드를 내놨습니다. 또 대러시아 수출 금지 품목도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푸틴은 20일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보내는 것은 심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렇듯 6.25 전쟁 제74주년을 코앞에 두고 불길하게 몰려오는 전쟁의 기운이 우리를 두렵게 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강대강의 힘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의 신냉전 질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라는 논리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즉·강·끝’(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대응하라고 명령해 놓고 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도 없으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평화는 힘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오직 ‘평화적 수단’으로만 가능합니다. ‘힘에 의한 평화’라는 망상을 버릴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평화와 기후 정의

‘6.25 민족화해주일’을 맞아 오늘 증언 제목을 ‘평화와 기후 정의’라고 했습니다. 제목을 보고 “또 기후위기 이야기야?” 하며 지겨워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중요하기에, 그리고 이제껏 제가 군대나 전쟁과 기후위기의 관계에 대해 말한 적이 없기에 오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요즘 자주 ‘공포’를 느낍니다. YTN에서 올리는 유튜브 동영상 중에 [에디터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방송 내용 중에 같은 종류의 주요 이슈를 모아 반복 재생하는 것인데, 기후위기에 대한 것도 1주일에 두세 번 정도 올라옵니다. 그것을 시청하고 있으면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고,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시급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2일 환경주일에 설교하러 갔다가 이은주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작년 여신도회주일에 우리 교회에서 설교했던 미국장로회 선교사님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저에게 “한국교회에서는 전쟁과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나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그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대응하지는 못하고 있기에 오늘 ‘6.25 민족화해주일’을 맞아 증언으로라도 다루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듯이, 인류가 멸망을 피하려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억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 유엔은 세계 각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도록 강제하고, 실천 계획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에서 빠지는 것이 있는데 각국 군대가 배출하는 탄소량입니다. 또 우크라이나나 팔레스타인 전쟁 같은,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량도 보고되지 않습니다. 그게 얼마나 될까요? 이은주 목사님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면 뭣해요? 미국이 여기저기서 전쟁을 일으키면 말짱 도루묵인데…” 하셨습니다.

전쟁과 기후위기

작년 12월에 아랍에미리트에서 기후위기를 막고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렸습니다. 그때 이웃한 가자지구에선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12월 20일에 요르단 야르무크대 연구자들이 ‘가자 전쟁 탄소 배출량 보고서’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보고서는 10월 7일에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 첫 35일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총 6,304만톤CO₂eq(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수치)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탄소 배출량을 집계하는 ‘글로벌 카본 아틀라스’ 통계에 견줘보면, 이는 2022년 노르웨이(4,100만톤), 스웨덴(3,800만톤), 핀란드(3,600만톤) 등 북유럽 선진국들이 1년 내내 배출한 탄소량의 1.5배가 넘습니다. 또 전쟁 전 이스라엘(5,600만톤)과 팔레스타인(350만톤)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습니다. 이 통계는 단지 35일간만 추정한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후위기의 가장 큰 적은 ‘전쟁’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계를 좀 더 세분화해서 보면, 요르단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이스라엘 방위군이 투입한 전투기, 장갑차, 전투차량 등이 작전 과정에 쓴 연료에서 192만톤CO₂eq, 하마스를 궤멸하기 위해 포탄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259만톤CO₂eq의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전투 행위 자체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부서진 건물이었습니다. 이스라엘 공습 등으로 가자지구 내 건물 상당수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2,750만톤CO₂eq에 이르는 이산화탄소가 분출됐습니다. 더 나아가 무너진 건물(5만 채 기준)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그래서 보고서는 전쟁이 끝난 뒤 건물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2,825만톤CO₂eq의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가자 전쟁이 이 정도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겠습니까! 2022년 11월에 우크라이나 환경부 등이 ‘군사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계한 결과, 전쟁 7개월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약 1억톤CO₂eq에 달했습니다. 이것은 앞 가자 전쟁에서 많은 양을 차지했던 건물파손과 도시재건은 빠진 것이고, 러시아도 빠진 것입니다. 따라서 인류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지 않는 방법의 하나는 ‘전쟁 없이 평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군대와 기후위기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도 나라마다 군대가 있습니다. 그 군대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량은 얼마나 될까요? 2022년에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7억 5,000만톤CO₂eq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5.5%를 차지합니다. 이는 민간 분야의 항공(1.9%), 해운(1.7%), 철도(0.4%), 파이프라인(0.3%)을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이처럼 군사 활동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군용기, 함정, 전투차량 등 주요 무기와 장비가 대부분 다량의 화석 연료로 기동 되고 연비도 매우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연비는 30mpg(휘발유 1갤런당 운행할 수 있는 마일) 정도인 데 반해, 미군 군용차량 험비는 자동차의 5분의 1 수준인 6mpg, F-35A 전투기는 50분의 1인 0.6mpg, B-2 전략폭격기는 100분의 1인 0.3mpg에 불과합니다(1.6km 당 온실가스 250t을 배출, 괌—서울을 왕복하면 100만톤CO₂eq 배출함). 이런 이유로 미군은 단일집단 석유 소비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군대가 배출하는 탄소발자국은 중국과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군사 활동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규범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군사 활동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기밀로 처리해야 한다는 반대에 부딪혀 국제적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고 의무를 가진 나라는 몇 없는데, 2015년에 미국, 유럽연합 등 유엔기후변화협약 부속서1에 속한 선진국만 배출량 보고 의무를 가진 상태입니다. 또 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을 뿐 탄소 배출량 절감 대상에서는 제외됐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서는 탄소배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군비경쟁 때문에 군수 분야에서는 탄소배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군축과 기후위기 대응

근본적인 해결책은 군대를 축소하면서 평화를 유지하는 ‘군축’입니다. 하지만 군축은 한 국가의 결단으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주변국이 무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도 지속해서 무력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군비경쟁 악순환을 우려하며 지난 2021년 12월에 세계 각국의 노벨상 수상자 50여 명은 전 세계를 상대로 향후 5년간 군비를 2%씩 감축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다른 나라들이 군비를 늘리면 옆에 있는 나라도 군비를 늘리는 군비경쟁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군비 감축액의 절반을 유엔에 보내 전염병 대유행과 기후변화, 빈곤 문제 해결에 쓰도록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21년 전 세계가 지출한 군사비는 2조 1천억 달러입니다. 그런데 개발도상국이 파리 협정의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필요한 재원 역시 2조 1천억 달러입니다. 그러니까 전 세계가 전쟁 준비, 핵무기 현대화, 군사기지와 군사훈련에 지출하는 돈이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에 전 세계가 지출한 군사비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2조 4,430억 달러(약 3,373조 원)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를 환산하면 1분 당 64억 원, 1초당 1억 원을 군사비로 사용한 셈입니다. 그래서 지난 4월 22일에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를 위협하는 군사비, 1초에 1억 너무 많아! 사람과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군비 축소!”를 주장했습니다. 즉 “우리가 가진 예산과 자원 사용의 우선순위를 ‘군사 안보’가 아닌 ‘인간 안보’, 전쟁과 파괴가 아닌 모든 생명의 공존을 위해 재조정하자”는 것입니다.

평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기후위기를 초래한 어리석은 인간들은 이 당연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당위(當爲)를 이상(理想)이라 여기고, 탐욕을 현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답답한 상황 속에서 존 레논이 부른 Imagine이란 곡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사는 이렇습니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마음먹으면 쉬운 일입니다

우리 발아래 지옥 같은 건 없고

머리위로 푸른 하늘만 있다고

모든 사람이 오늘을 위해 살아간다고 상상해 봐요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봐요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신념 때문에 서로 죽이거나 목숨을 바칠 일도 없고

종교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닙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나의 것도 당신의 것도 없다고 상상해 봐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욕심내거나 굶주리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모두 형제가 된다면 말이지요

세상 사람들이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눈다고 생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닙니다

당신이 언젠가

우리 모두와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하나가 될 겁니다

협성대 이충범 교수는 󰡔노래로 듣는 설교󰡕라는 책에서 “존 레논이 그토록 염원했던 이상향은 바로 성서와 기독교가 바라보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무엇을 믿고 의지할 것이냐

오늘 본문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벌인 진짜 대결은 누굴 믿고 의지하는 게 옳은지 하는 ‘신학 논쟁’이었습니다. 이것이 본문 45절과 47절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45너는 칼을 차고 창을 메고 투창을 들고 나에게로 나왔으나, 나는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곧 만군의 주님의 이름을 의지하고 너에게로 나왔다. 47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쓰셔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 모인 이 온 무리가 알게 하겠다.

그렇습니다. 당시 사울과 이스라엘은 힘이 없어서, 군사력이 부족해서 골리앗을 두려워했습니다. 반대로 골리앗은 힘이 세고 군사력이 충분해서 이스라엘과 다윗을 우습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본문 이야기는 군사력을 믿고 의지하지 말라고 합니다. 야훼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훼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라는 말은 생명, 정의, 평화를 믿고 의지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군사력을 믿고 의지하면 인류는 공멸하겠지만, 생명·정의·평화를 믿고 의지하면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습니다. 세계인들은 그것을 잘 알지만 실천하지 못합니다. 상대를 못 믿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일은 종교인들이 시작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면 언젠가 나머지 사람들도 합류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 희망으로 평화와 기후 정의를 몸소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