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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2024년
제목 [5.12] 부활의 증인ㅣ정원진 목사
작성자 seouljeil
작성일자 2024-05-18
조회수 64
첨부파일
p240512_질그릇 1단.pdf

부활의 증인

 

21러므로 주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에, 22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로부터 예수께서 우리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날까지 늘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가운데서 한 사람을 뽑아서, 우리와 더불어 부활의 증인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3그리하여 그들은 바사바라고도 하고 유스도라고도 하는 요셉과 맛디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서, 24기도하여 아뢰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는 주님, 주님께서 이 두 사람 가운데서 누구를 뽑아서, 25이 섬기는 일과 사도직의 직분을 맡게 하실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유다는 이 직분을 버리고 제 갈 곳으로 갔습니다.” 26그리고 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하니, 맛디아가 뽑혀서,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의 수에 들게 되었다. (1:21-26)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부활절 일곱 번째 주일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로 부활절 이후 43일이 지났고, 다음 주일은 부활절 이후 50일째가 되는 오순절/성령강림절입니다. 따라서 오늘이 올해 부활절기마지막 주일인데, 마침 5월 둘째 주일입니다. 5월 둘째 주일은 우리 교단 총회가 제정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주일이고, 동시에 우리 교회의 창립 기념 주일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5.18 기념주일교회창립 기념주일과 겹쳐 우리 교회는 ‘5.18 기념주일을 매년 지키지 못하고 5년에 한 번씩 지킵니다. 지난 2000년에 5.18 ‘40주년때 지켰고, 내년 5.18 ‘45주년때 지킬 예정입니다. 2000년에는 창립기념일인 517일이 주일이었는데, 코로나19로 연기하는 바람에 ‘5.18 기념주일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년은 518일이 주일이고, 셋째 주일이어서 ‘5.18 기념주일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교회창립 71주년 기념주일로만 지킵니다. 그리고 이 기쁜 날을 맞아 원로장로 및 원로권사 추대식이 있고, 시무권사 임직식도 있습니다. 저는 각종 예식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예식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집중하고자, 예식이 있는 주일에는 증언을 짧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 증언도 아주 짧게 할 예정입니다.

 

마침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오늘의 본문 말씀은 사도직의 승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예수님의 열두 사도 가운데 가룟 유다가 배신하고 죽어서 한 자리가 비게 되었습니다. 오 늘 본문 말씀은 그 자리를 맡을 사도로 맛디아를 제비 뽑아 세운 이야기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서 주목할 단어는 22절에 나오는 부활의 증인이란 말입니다. 다음 단어는 25절에 나오는 이 섬기는 일과 사도직의 직분이라는 말입니다. 이 두 단어를 종합하면, 사도는 부활의 증인이고 또 섬기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승계, 섬기는 일, 부활의 증인이란 말로 오늘 거행할 추대식임직식이 주는 메시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로 우리 교회는 창립 71주년을 맞았습니다. 71년의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많은 분이 우리 교회를 거쳐 갔습니다. 우리 교회의 역사가 된그분들의 수고와 눈물, 기도와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 교회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정년을 맞아 은퇴하고 원로장로와 원로권사로 추대받는 받는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고, 교회의 산 역사이십니다.

작년 교회창립 70주년 기념주일에 창립 때부터 우리 교회를 섬겨왔던 송일섭 권사님을 모시고 예배드리고자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병석에서 창립기념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송일섭 권사님은 안타깝게도 그날을 꼭 1주일 앞두고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원로권사로 추대받으시는 오세응 권사님은 송 권사님 다음으로 우리 교회를 오래 다니신 분입니다. 이기병 목사님이 우리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교회를 섬기며 헌신하셨던 송일섭 권사님은, 이 목사님의 소개로 오세원 장로님을 만나 19623월에 결혼했습니다. 오 장로님의 동생인 오세응 권사님은 당시에 초등학생이었는데, 몇 년 후에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로 유학 오면서 우리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가 1970년 전후일 것입니다. 처음에는 교회 회계였던 송 권사님을 도와 장부를 들고 다니고 장부를 만드는 일을 하셨다는데, 나중에는 회계 일을 승계받아 작년까지 30여 년간 교회 재정부장을 도맡아 하셨습니다. 재정부장은 앞에 나서는 자리가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자리인데, 오 권사님은 재정부일 뿐만 아니라 교회의 온갖 궂은일을 묵묵히 뒤에서 담당하셨습니다.

오세응 권사님과 동갑인 정인숙 장로님은 오 권사님보다 몇 년 늦은 19735월부터, 그러니까 대학교 2학년 때인 20살 때부터 우리 교회에 출석하셨습니다. 당시 박형규 목사님 때문에 우리 교회에 출석했던 많은 청년·학생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떠났는데, 정 장로님은 교회에 끝까지 남아, 지난 50년간 헌신하고 봉사하셨습니다. 정 장로님께서 예식 중에 인사말을 하시니까, 그때 더 자세히 듣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함위영 집사님은 나중 된 자가 먼저 된특별한 사례입니다. 62세 때인 20153월부터 우리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을 가졌고, 201812월에 세례를 받고, 20221월에 서리 집사로 임명받아 만 2년간 성실하게 봉사하셨습니다. 모태신앙인 저는 늦은 나이에 신앙을 갖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매우 낯설고 불편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교회같이 사회 선교에 치중하고, 소위 은혜와 거리가 먼 제 설교를 매주 들으면서 신앙을 유지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고, ‘인내의 귀감이라 할 것입니다.

비록 이 세 분은 교단 헌법이 정한 만 70세 정년 규정 때문에 작년 말로 은퇴하고 오늘 원로장로와 원로권사로 추대받지만, 원로라고 해서 뒤로 물러나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와 똑같은 사랑과 열정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시되, 세월을 통해 체득한 연륜과 지혜와 기도로 더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오늘 새로 권사로 임직받으실 네 분의 집사님들은 원로로 추대받는 선배님들을 역할 모델삼아서 정년에 이르는 날까지 지금보다 더 열과 성을 다해 섬기고 봉사하십시오. 신앙을 승계받고 섬김과 봉사의 직분을 승계받아 이어 달려 서울제일교회가 비록 작지만, 시대마다 크게 쓰임 받았던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시무권사는 임시직인 서리집사와 달리 안수를 받고 은퇴할 때까지 그 직을 감당해야 하는 항존직입니다. 그 직분은 무겁고 책임은 막중하지만, 그 일을 여러분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여러분을 통해 일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직은 섬기는 일’, ‘봉사’, ‘디아코니아’(διακονία)입니다. 내가 중심이 되면, 나를 앞세우면, 결코 남을 섬길 수가 없습니다. 봉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섬김과 봉사는 나를 내려놓고 주님을 앞세울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주님이 여러분을 통해 일하시도록 할 때 가능합니다.

그것이 바로 부활의 증인이 되는 길입니다. 이번 부활 절기에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부활의 증인부활의 목격자가 아닙니다. 부활의 증인은 자기 삶에서 예수를 드러낸 사람, 자기 삶에서 예수를 살려낸 사람을 뜻합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예수를 드러내거나 살려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받은 달란트를 가지고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모이면 많은 지체로 이루어진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든든히 자라고 바르게 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린 전체가 아니라 내가 맡은 한 부분만 잘 감당하면 됩니다.


제가 작년 창립기념주일에 교회를 자연석으로 쌓은 성벽에 비유했었습니다. 자연석 성벽에는 큰 바윗돌만 있는 게 아니라, 틈을 채우는 작은 돌도 많습니다. 만약 그 작은 돌이 없으면 큰 성벽은 무너지고 맙니다. 우리는 서울제일교회라는 튼튼한 성벽에 쓰인 크고 작은 돌입니다. 크기에 상관없이 어느 돌 하나 필요 없는 것은 없습니다. 교회는 그 돌들이 모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신앙공동체입니다. 오늘 교회창립 기념주일을 맞아 추대자나 임직자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이루고 있는 귀하고 긴요한 지체임을 명심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섬기고 봉사하며 예수를 우리 삶에서 살려내는 부활의 증인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