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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2024년
제목 [4.28]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공동체ㅣ정원진 목사
작성자 seouljeil
작성일자 2024-05-07
조회수 35
첨부파일
p240428_질그릇 1단.pdf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공동체

 

1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2여러분은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 3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4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5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2:1-5)

 

28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8:28)

 

인사

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우리 교회 교우 전체가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나들이를 가는 특별한 주일입니다. 예전에 2016년과 2017년에도 춘천 나들이를 갔었는데, 지난 몇 년간은 남산 꽃구경으로 대체했다가, 오랜만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전 교우가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 교우들이 계셔서 아쉽습니다. 특별히 건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교우들께는 치유의 은혜가 임하시기를 빕니다.

작년부터 우리 교회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이코스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가족이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으로 해체된 상황에서, 교회공동체가 대안 가족, 확대 가족이 되어 해체된 가족을 대신하자는 취지입니다. 그 옛날 로마제국 시대에 바울의 교회가 그랬었던 것처럼 교우들 서로가 서로에게 피를 나눈 가족처럼,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자는 것입니다.

오늘 춘천 나들이는 단순한 봄나들이가 아니라, ‘오이코스주일을 한 주일 앞당겨 시행하는 특별한 행사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즐겁게 지내면서,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피를 나눈 혈연 가족도 때로는 데면데면하고, 심지어는 원수가 되기까지 하는데 말입니다.

 

돌멩이국

그래서 고른 말씀이 빌립보서 21절로 5절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특별한 풀이가 필요 없습니다만,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또 어린이들을 위해, 옛날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옛날에, 가뭄과 홍수에 전쟁까지 겪은 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제각기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하느라 지쳐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했지만, 자기만을 위해서 했습니다. 서로 나 몰라라 하고 살았습니다.

이 마을에 여행 중인 스님 세 분이 들렀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 바빠서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그 마을 사람들에게 돌멩이국을 끓이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습니다. 과연 돌멩이로 국을 끓일 수 있을까요? 그것도 엄청나게 맛있는 국을? 심지어 마을 사람 모두가 나눠 먹을 만큼 많이?

먼저 스님들은 자신들이 들고 온 작은 솥에 돌멩이 세 개를 넣고 끓이기 시작하면서 중얼거렸습니다. “이제 이 돌멩이들이 맛있는 국이 될 거야. 그런데 솥이 너무 작군. 조금 더 크면 좋을 텐데.” 그러자 한쪽에서 스님들을 지켜보던 한 소녀가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 아주  솥이 있어요.”

소녀가 가져온 큰 가마솥에 다시 돌멩이와 물을 넣고 국을 끓이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이 궁금해서 하나둘씩 모여들었습니다. “정말 돌멩이로 국을 끓일 수 있을까?” 그때 스님들이 중얼거립니다. “돌멩이국에는 소금과 후추가 들어가야 제맛인데.” 그러자 누군가 그거라면 우리 집에 좀 있는데하면서 뛰어가서 소금과 후추를 가지고 왔습니다. 스님들은 또 이야기합니다. “지난번에 국을 끓일 때는 당근이 있어서 달콤했는데.” 그러자 한 아낙이 우리 집에 당근 있어요하면서 가져왔습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이 앞다투어 외쳤습니다. “고기만두가 들어가면 더 맛있겠지?” “두부도!” “강낭콩에, 감자에, 시금치도.” “마늘!” “간장!” “!” 사람들은 서로 우리 집에 있다고 말하며 달려가서 한 아름씩 안고 돌아와서 돌멩이국에 넣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이 마음을 열고 자기 것을 내놓자 다른 사람은 더 많이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국은 건더기가 많아졌고 맛도 훨씬 더 좋아졌습니다.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끓여진 엄청 맛있는 돌멩이국을 모두가 배부르게 나눠 먹으며 참으로 오래간만에 큰 잔치를 벌였답니다.

 

무재칠시(無財七施)

수년 전에 어떤 집사님이 󰡔돌멩이국󰡕이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주면서 읽어보고 설교 예화로 써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오이코스주일을 맞아 이 동화가 생각났습니다. ‘각자도생하는 사회를 상부상조하는 사회로 바꾸는 일은,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풍족하게 사는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서로 나누면 됩니다. 서로서로 섬기면 됩니다. 그러면 사람 사이에 높이 쌓였던 벽은 무너지고 사랑과 평화가 넘치게 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달란트를 주셨습니다. 우리 각자는 자기가 받은 달란트를 공동체를 위해 내놓으면 됩니다. 내 가진 것은 하나지만, 여럿이 하나씩 내놓으면 여러 개가 됩니다. 그것이 모이면 풍성해지고, 그것을 나눠 쓰면 풍요롭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어떤 분은 나는 가진 것이 없는데 뭘 나누지?” 하고 고민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도 무재칠시’(無財七施)를 할 수 있습니다. ‘무재칠시무재’(無財), 즉 재물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七施)를 말합니다. 첫째는, 화안시(和顔施)입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는 언사시(言辭施)로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대하는 것을 뜻합니다. 셋째는 심시(心施)로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안시(眼施)로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섯째는 신시(身施)로 몸으로 베푸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거나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남의 일을 돕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상좌시(床座施)로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방사시(房舍施)로 편안하게 쉴 수가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물질을 가지지 않고도 일곱 가지 보시를 베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이렇게 대하면 그 공동체는 하나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으로 택한 빌립보서 21절로 5절의 말씀도 같은 뜻입니다. 이 말씀을 󰡔가톨릭 새번역󰡕으로 다시 봉독할 테니 마음에 새기시고 몸으로 실천하여, 우리 서울제일교회가 하나님의 가족이 되고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하십시오.

 

그러므로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면,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