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

오늘 강의 주제는 “교회란 무엇인가?”입니다. 여러분은 ‘교회’하면 맨 먼저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많은 분들은 교회하면 교회당을 떠올리실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당이 교회는 아닙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사시는 동안 교회당을 세우기 위해 단 한 장의 벽돌을 쌓으신 적이 없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교회당은 교회의 집회장소일 뿐입니다. 만약 교회당을 ‘집’(house)에 비유한다면, 교회는 ‘가정’(home)에 해당할 것입니다. 집과 가정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집이 건물이라면, 가정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렇듯 교회도 ‘사람들의 모임’이지 ‘건물’이 아닙니다.

1. 교회: 그리스도의 몸

교회는 헬라어로 ‘에클레시아’인데, 이것은 사람들의 ‘모임’(공동체=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교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나 바울과 형제 소스데네는,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 이 편지를 씁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해지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여러분에게, 또 각처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들에게 문안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러한 모든 사람의 주님이시요, 또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임하기를 빕니다. (고전 1:1-3)

본문을 통해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교회’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해지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 “각처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들”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임,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성도들의 모임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장 11절로 16절에서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예언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도자로, 또 어떤 사람은 목회자와 교사로 삼으셨습니다.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 봉사의 일을 하게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이 이상 더 어린 아이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속임수나 간교한 술수에 빠져서, 온갖 교훈의 풍조에 흔들리거나 이리저리 밀려다니거나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서,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머리이시므로, 온몸은 여러 부분이 결합되고 서로 연결되어서, 각 부분이 그 맡은 분량대로 활동함을 따라 각 마디로 영양을 공급받고, 그 몸을 자라게 하여, 사랑 안에서 스스로를 세우게 합니다. (엡 4:11-16)

앞에서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이라고 했습니다. 모임이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적어도 둘 이상이 모여야 모임이 됩니다. 그래서 교회를 공동체(communion)라고 합니다. 공동체로 모일 때 ‘신앙’이란 것이 가능합니다. 신앙이란 본질상 어느 한 사람의 것이라기보다는 ‘공동체’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믿음이 어디서 비롯되었습니까? 누군가 우리에게 믿음의 내용을 전해주고 가르쳐 주었으니까 우리가 지금 믿을 수 있게 된 것 아닙니까? 그러기에 교회가 있어 신앙이 있고, 신앙이 있어 교회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은유한 에베소서 4장 11절로 16절의 가르침은 바로 이런 이치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몸은 헤아릴 수 없는 여러 지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충 얘기해서 머리, 가슴, 배, 팔다리 등이 그것들인데, 그것들이 모두 함께 모일 때 비로소 ‘몸’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몸은 숱한 지체들 또는 요소들로써 이루어지는데, 그 지체나 요소들을 따로 떼어놓으면 몸이 아닙니다. 예들 들어 머리 자체만으로는 몸이 아닙니다. 가슴만도 몸이 아닙니다. 팔과 다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몸은 ‘몸 아닌 것들’이 함께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렇듯 모이면 교회요 분해시켜 놓으면 교회가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이어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자리에는, 내가 그들과 함께 있다”고 하신 것입니다(마 18:19- 20). 그 ‘모임’이 바로 교회입니다. 뿔뿔이 흩어져서는 ‘몸’을 이룰 수 없고, 따라서 교회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지체는 서로 섬기고, 섬김 받음으로써 서로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함께 서로를 살리는 것을 상생(相生)이라고 합니다. 목사는 평신도를 살리고 평신도는 목사를 살리고, 어른은 아이를 살리고 아이는 어른을 살리고, 남자는 여자를 살리고 여자는 남자를 살리고, 가진 자는 못 가진 자를 살리고 못 가진 자는 가진 자를 살리고…. 이렇게 서로 서로를 살리는 ‘모임’－그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교회를 그냥 몸이라고 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 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무슨 뜻입니까? 머리는 생각하고 결정하는 일을 맡은 신체 기관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동시에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라는 말은, 교회란 그리스도의 뜻대로 움직이는 모임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다름 아닌 그리스도의 뜻을 실천하는 몸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건 그냥 몸이지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요, 그냥 모임이지 교회가 아닙니다.

이런 상상을 해 보십시오. 만약 머리는 오른쪽으로 가라고 했는데, 다리가 왼쪽으로 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게 온전한 몸입니까? 정상적인 사람입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우리더러 이렇게 살아라 하고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그 말씀(명령)에 순종하지 않는다면 그 말씀은 아무 소용없는 ‘헛소리’가 될 것입니다. 이렇듯 순종하는 지체들이 없다면 몸은 살아있을 수 없고, 따라서 몸의 일부인 머리도 살아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살아있어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교회라는 신령한 몸을 통해 우리와 예수 그리스도는 함께 서로를 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는 일방적(一方的)이 아니라 상생(相生)하는 관계에 있다는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을 통해 우리를 살리시고, 우리는 그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그 말씀이 죽은 문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명하시는지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명령을 살아냄으로써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뜻을 받들어 일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2. 교회: 살아있는 몸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죽은 몸이 아니라 살아있는 몸입니다. 살아있는 몸은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런데 성장에는 하나님이 정하신 법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겉에서 속으로가 아니라 속에서 겉으로 커간다”는 것입니다.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면 성장이 시작된 것인데, 그 성장의 방향은 언제나 ‘속에서 겉으로’입니다. 병아리가 알속에서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게 돼 있지 그 반대의 성장은 생각할 수조차 없습니다. “속에서 겉으로”라는 말을 바꾸면 “속을 먼저, 겉을 나중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속)의 성장이 나중에 가서 눈에 보이는 부분(겉)의 성장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질’이 먼저이고 ‘양’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가 성장하려면 먼저 안으로 사랑과 믿음과 섬김이 충만하도록 애를 써야합니다. 그렇게 해서 속이 크는 만큼 겉이 저절로 커지는 것이 올바른 교회 성장 방법입니다. 그런데 가끔 이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속이 크고 이에 따라 겉이 켜져야 하는데, 우선 겉부터 키우고 나중에 속을 채우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말입니다. 이건 생명의 법칙을 모르는 무식(無識)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생명은 그런 식으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성장은 몸을 부실하게 할 뿐입니다. 부실한 몸은 자기 몸보신에 급급해 하나님의 일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교회는 비록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다 해도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몸은 성장하되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 릭 워렌은 그의 책 ◎새들백교회 이야기◎(디모데)에서 “교회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건강하기만 하다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며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죽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생명체는 일정 정도 자란 후 성장을 멈춘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렇지 않은 것은 오직 암세포뿐입니다. 생로병사의 주기를 반복하는 다른 세포와는 달리 암세포는 죽지 않고 계속 분열하여 커져만 갑니다. 그러다가 결국 자기가 기생하던 생명체가 죽게 되면 할 수 없이 죽게 됩니다. ‘무한성장론’을 추구하는 교회는 결국에는 암세포와 같은 운명에 놓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정한 크기까지 성장한 교회는 다음부터는 다른 식의 성장을 계속해야 합니다. 자연에서 보면, 생명의 법칙에 따르면, 열매를 맺고 자식을 분가시키는 것이 그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시카고 제일교회, 제이교회, 제삼교회, 제사교회 등등 교회가 클 만큼 큰 다음에는 부모가 자식을 낳듯이 분가(分家)를 시키는 것이 상식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교회들끼리 협력해서 선교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제일교회, 중앙교회만 있지 제이교회나 변두리교회는 없습니다. 모두가 머리가 되려하지 꼬리가 되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몸에는 머리도 있지만, 팔도 있고, 발도 있어야 합니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자기 역할을 해야 온전한 몸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몸은 먹고 일합니다. 일하지 않는 몸은 살아 있으되 쓸모없는 몸입니다. 먹기만 하고 일하지 않는 몸을 우리가 밥벌레, 식충(食蟲)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스 웨버라는 신학자는 “성경은 가슴, 머리, 손발로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되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나아가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읽기만 하면, 감동만 받고 거기서 그치면 성경을 읽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에 있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에서 교회가 상생하는 운명 공동체이자 생명 공동체임을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생산적 공동체임도 밝히셨습니다. 포도나무의 최종 목표는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열매는 포도나무가 먹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남을 위한 것입니다. 이렇듯 교회의 최종 목표는 남의 구원을 위한 활동, 선교가 되어야 합니다.

3. 교회의 세 가지 사명

모든 교회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서 세 가지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세 가지 사명은 말씀의 선포(케리그마: Kerygma), 성도의 교제(코이노니아: Koinonia), 그리고 세상을 섬기는 봉사(디아코니아: diakonia)입니다. 이 교회의 세 가지 사명들을 “교회생활”이란 측면에서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회생활을 정삼각형으로 표현한다면, 제일 위 꼭지점인 정점은 말씀일 것이고, 아래쪽 두 꼭지점은 각각 봉사와 친교가 될 것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그래서 항상 예배, 설교, 성경공부 등 말씀과 관련된 생활은 언제나 교회생활의 제일 위에 놓여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말씀만 있으면 그곳은 신학교이지 교회가 아닙니다.

                                       말씀

 



※ 삼각형 ㅡ "균형있는 교회생활"

교회는 신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봉사’가 교회생활의 다른 한 꼭짓점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봉사생활만 따로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자선단체일 것입니다. 자선단체가 교회는 아닙니다. 종교마다 자선단체를 가지고 있고, 또 비종교인들의 자선단체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교회생활의 봉사는 말씀을 정점으로 한 봉사이기 때문에 그 모든 봉사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뜻을 실천하는 봉사일 수 있고, 또 말씀생활은 봉사의 현장을 가짐으로써 삶과 괴리되는 추상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생활이 이 두 가지 측면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오래 지속되거나 성숙해지기가 어렵습니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절망할 수도 있고,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말씀과 봉사생활에서 멀어지기 쉽습니다. 또 혼자서 말씀과 봉사생활을 하다보면 타성이 붙거나 주관적이 되어 쉽게 정체되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친교’가 교회생활의 나머지 한 꼭짓점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친교만 따로 떨어져 있으면 그곳은 사교장이지 교회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의 친교란 말씀과 봉사 속에서의 친교이기에, 이것을 성도의 거룩한 교제라 부르는 것입니다.

4. 토의 제목

(1)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뜻을 잘 ‘실천’하고 있습니까?

(2) 우리 교회는 ‘살아있는 몸’입니까? ‘성장’하고 있습니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3) 우리 교회는 교회의 세 가지 사명, ‘말씀의 선포’와 ‘성도의 교제’, 그리고 ‘세상을 섬기는 봉사’를 균형 있게 잘 감당하고 있습니까?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