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장 요약(2) : 하나님과 제국의 모호성(下)

∎예언: 혁명인가, 징벌인가

∙성경의 예언은 미래를 앞서 말하고 미리 이야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 토라의 핵심이 되는 분배적 정의를 지키지 못한 사람들을 징벌하시는 하나님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원전 800년대 후반과 700년대 초반에 활동한 엘리야와 그의 제자 엘리사는 폭력혁명에 참여했다. 폭력적 반란을 통한 정권교체는 엘리야에 의해 시작되어 엘리사에 의해 완성되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정권교체는 이스라엘을 나쁜 상황에서 더 나쁜 상황으로 몰아넣었을 뿐이다.

∙이에 격렬하게 반대한 비폭력적인 예언자는 아모스였으며, 아모스 이후 성경의 예언자들은 항상 정치와 종교 사이의 위험한 접점에서 일했으며, 항상 하나님과 토라의 이름으로 정의와 평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성경의 예언자들은 두 번 다시 폭력적인 내부 혁명을 하나님의 의지와 계획으로 조장하지 않았다.

∎성경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내는가?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가진 기본 신앙(이 세상을 통치하는 공명정대한 하나님)과 지속적인 경험(국왕의 불의와 제국적 지배) 간의 인지부조화를 “하나님이 사악하고 불의한 세상을 정의와 평화의 세계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희망에서 답을 찾았다. 즉 언젠가는 ‘하나님의 대대적인 세상 정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세상 정화’는 세상의 끝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악과 불의, 고통과 억압의 시기의 끝에 관한 것이다. 즉 하나님이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이 행하는 세상 변화는 폭력을 평화로 바꾼 이 땅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즉 종말론은 파괴된 땅에서 대안의 장소인 하늘로 인류를 피난시키는 내용이 아니라 변화된 세상, 변화된 세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질생활, 야생생활, 사회생활에 관한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지금 우리의 문제는 폭력의 급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회세계와 동물세계, 물질세계를 위해 너무 늦기 전에 폭력의 독성을 제거해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가? 종말론은 악과 불결, 불의와 억압, 전쟁과 폭력에서 생긴 독극물로 뒤덮인 하나님의 세계를 하나님이 직접 정화하는 것에 대한 비전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대대적인 정화’는 언제 시작할 것인가? 하나님은 당대의 ‘위대한 제국’(이방인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악의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마지막 해결책은 무엇인가?

∙답변 중 하나는 절멸, 즉 노아식 해결책이다. 이에 따르면 하나님은 폭력을 통해 이스라엘과 세상을 부당하게 지배하는 이방 제국을 파괴할 것이다. 인간의 폭력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은 선이 악을 이기는, 명확히 말하면 신의 폭력을 통해 악을 이기는 ‘최후의 결전’이다.

∙하나님이 악의 문제를 푸는 해결책이 하나 더 있다. 아브라함식 해결책이 그것인데, 이 해결책은 ‘최후의 결전’이 아니라 ‘최후의 연회’이며, 그 상징적인 장소도 전쟁터인 메기도 산이 아니라 연회장인 시온 산이다. 그때에 모든 민족과 국가는 무기 없는 세상에서 비폭력의 하나님에게 돌아오고, 제국이 없는 세상에서 정의의 하나님께 돌아올 것이다.

∙요약하면, 이방 제국들의 문제를 푸는 신의 해결책 두 가지, 즉 힘과 폭력을 통한 절멸이라는 노아식 해결책과 정의와 평화를 통해 회심하는 아브라함식 해결책은 성경 어디에서도 결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두 가지 해결책을 다 받아들이고, 폭력의 하나님이면서 비폭력적인 그분을 경배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고,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폭력적인 문명의 정상성과 맞서 싸우는 비폭력적인 하나님의 급진성을 성경이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는가?

∎저항: 폭력 또는 비폭력

∙1세기의 유대인들은 그들의 조국이 거대한 로마제국의 작은 식민지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했을까?

∙첫 번째는 협력과 저항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유대인 귀족으로 역사학자 겸 사제였던 요세프스는 협력을 택한 전형적인 예이다. 하지만 그와 달리 협력이 아닌 저항을 택한다면, 그것은 즉시 폭력 저항과 비폭력 저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와 직면한다. 전자의 예는 ‘시카리파’였고 후자의 예는 갈릴리 사람 ‘유다’였다. 즉 1세기의 첫 사반세기에 폭력적인 불의에 맞서 비폭력 저항을 공표한 최초의 갈릴리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유다였다.

∎예수 그리스도, 산 자의 땅

∙성경에 나타난 폭력적 하나님과 비폭력적 하나님 간의 모호성을 어떻게 화해시킬 것인가?

∙기독교 성경은 부당하고 폭력적인 문명의 정상성과 끊임없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정의롭고 비폭력적인 하나님의 급진성을 드러낸다.

∙나사렛 예수를 믿는 기독교 신앙에 드러나 있고, 바울에 의해 기독교 신앙으로 공표된 하나님은 폭력적 하나님이 아니라 비폭력적 하나님이다.

∙예수는 성경의 규범, 신약성경의 기준, 복음서 자체이다. 기독교인들이 성경, 신약성경 또는 복음서에 나타난 폭력적 하나님과 비폭력적 하나님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은 책이 아니라 사람, 문헌이 아니라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