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장 『구원』 요약 : “이 땅 위에서 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성서에서 내세의 개념은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 가장 뒤늦게 나타난다.(기원전 165년경 다니엘서에서) 대부분의 성서 시대에 고대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함께 한 삶은 내세에 대한 희망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원에 대한 제일차적인 성서적 이해는 저 세상적인 것이 아니라, 이 세상적인 것이다.

∙구원(salvation)은 치료 연고를 뜻하는 salve와 같은 어원에서 유래되어 인간의 상처들을 치유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구원에 대한 성서적 이미지들은 치유와 구원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상처나 곤경의 이미지들과 상호 관련되어 있다.

▪구원에 대한 성서적 이미지들

∙속박(bondage)과 해방(liberation) : 구원의 중심적 의미들 가운데 하나로, “권력들”(지배 체제와 시대정신을 포함하여 우리 안과 밖에서 작용하는 문화적, 영적, 심리적 권력들)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의 이미지이다.

∙소외와 화해(estrangement and reconciliation) : 소외는 인간의 상황에 일치하는 이미지이며, 이는 관계와 분리를 동시에 가리킨다. 소외된다는 것은 우리가 속해 있는 것으로부터 분리된다는 것이다. 화해는 소외된 후 다시 본래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소외 상황은 ‘유배’(exile)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화해로서의 구원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경험이다. 이것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homecoming)으로 성서에서 말하는 ‘회개’의 중심적 의미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화해는 단순히 우리가 하거나 우리가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해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지만 우리를 돌아오도록 부르시고, 격려하시고, 힘을 북돋아 주시는 것은 하느님의 일이다.

∙깨달음으로서의 구원(Salvation as Enlightenment) : 깨달음은 구원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이다. 이것은 이 세상 속에서, 서로의 안에서, 그리고 우리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영광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이다.

∙용서로서의 구원(죄를 극복하는 것으로서의 구원) : 문화가 전수해준 죄 의식에 있어서이든 본래적인 죄에 있어서이든, 용서로서의 구원의 의미는 “당신은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즉 하느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다는 말이다. 용서는 우리의 행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은혜이다. 하느님이 우리를 무조건 받아들인다는 것을 아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우리의 이해, 그리고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철저히 변화시킨다. 이것은 또한 인간에게 가능한 가장 위대한 해방의 경험들 중 하나가 된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경험으로서의 구원 : 하느님의 사랑을 안다는 것은 동시에 다른 상처들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가치한 것이 아니라 귀중한 사람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일종의 구원의 경험이다. 하느님이 우리와 깊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부활로서의 구원 : 구원의 이미지에 있어서, 죽음은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죽음은 인간의 현 상황과 일치하는 이미지로 살아 있는 동안에도 “죽을” 수 있음을 말한다. 둘째는 죽음은 부활한 삶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은유이다. 새로운 존재방식에 들어가려면, 옛 존재 방식에 대해서는 죽어야 한다.(갈2:20) 구원은 지금 여기에서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의 부활이다.

∙먹을 것과 마실 것으로서의 구원 : 성서 전통에서 인간 상황은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이에 대한 해결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은유되어 왔다. 이러한 은유는 인간실존의 궁핍함으로부터의 구원을 의미한다. 즉, 구원은 목마름을 가시게 하는 것이고, 끝없는 배고픔을 채워주는 것이다.

∙하느님을 아는 것으로서의 구원 : 하느님을 아는 것은 성서의 은유에 나타난 것과 같이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은 “영원한 삶”과 연결된다. 하느님을 아는 것은 이미 “영원한 삶”의 경험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영원한 삶”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적인 실재라는 사실이다.

∙하느님의 나라로서의 구원 :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있어 가장 일반적인 구원의 이미지이다. 구원의 성서적인 이미지들이 공동체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을 포함한다. 예수에게 있어서 하느님의 나라는 사회적인 비전이자, 현재적인 실재이다.

∙하느님은 우리의 구원과 치유를 지금 이 땅 위에서 원하신다. 기독교적 삶은 하느님의 구원에 참여하는 것이다.

▪구원의 은사들(The Gifts of Salvation)

∙바울은 구원의 경험을 특별한 힘으로 묘사한다. 자유, 기쁨, 평화, 그리고 사랑은 바울의 서신들 속에 나타난 중심적 은사들이다. 우리는 자유 속에서 그리고 신앙을 통해 자기를 포기하는 것 속에서 사랑받는 기쁨과 사랑할 수 있는 기쁨을 경험한다.

∙구원의 경험은 “사랑의 충만함”이 있는 삶으로 인도한다. 사랑의 충만함은 우리의 소외가 극복되고, 존재하는 것과 우리가 재결합되는 기쁨의 경험을 가리킨다.

▪신앙을 통해 은혜에 의해 이루어지는 구원

∙구원은 은혜에 의해 받게 되며, 우리는 신앙을 통해 구원에 참여하게 된다.

∙은혜란 구원이 하느님으로부터(하느님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혜는 스스로 의롭게 될 수 있다는 모든 기독교인의 자만심을 무너뜨린다. 은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교만(교만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그만큼 더 감사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감사와 은혜는 맥을 같이 한다.

∙신앙은 하느님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은혜에 대한 응답이다.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응답으로서 세 가지 중요한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 첫째는 신의(fidelity 또는 faithfulness)로서의 신앙이다. 즉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에 신의를 지키는 것이다.(반대어 ‘배신’)

- 둘째는 신뢰(trust)로서의 신앙이다. 즉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을 신뢰한다는 것이다.(반대어 ‘불안’)

- 셋째는 신념(belief)으로서의 신앙이다. 어떤 것에 일리가 있다는 신념의 의미로서 신앙은 행동으로 옮길 만큼 충분한 신념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신앙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신앙 안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지만 이러한 의지를 갖게 하는 것 또한 하느님의 은혜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신앙은 은혜에 의한 것이다.

∙구원에 대한 성서적 이해의 중심에 있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 은사들은 자유, 기쁨, 평화, 그리고 사랑이며, 그 열매는 함께 아파함이고, 정의이다. 하느님과의 이러한 관계,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모든 것은 바로 기독교적 삶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