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장 『하느님의 꿈』 요약 : “함께 아파하는 삶의 세계를 향한 정치”

∙종교는 때로 문화의 질서와 구조가 하느님의 뜻을 반영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세계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힘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하느님이 그것과는 다른 것을 의도하신다고 선언함으로써 세계를 전복시키는 궁극적인 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느님과 사회 질서에 대한 이 두 가지 비전들은 모두 성서 자체 안에서 발견된다. 이 두 비전들 사이의 대립은 전체 성서 전통 속에 흐르는 중심적인 긴장이며 하느님에 대한 비전(하느님의 꿈)과 사회에 대한 비전은 함께 간다.

∙하느님의 꿈과 역사 안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통해 그 꿈이 거부되는 것 사이의 상호교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로서, 성서는 두 왕국에 관한 이야기이다. 즉 하느님의 왕국과 이 세상의 왕국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대 이스라엘과 성서의 출현 배경이 된 일반적인 사회 형태의 모습은 “산업화 이전의 농경 사회,” 때로는 “소작농 사회”로 축약되는 사회적 세계였다. “소작농 사회”는 상류층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이며 구조적으로는 계급적이고, 경제적으로는 착취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억압적이었다. 이러한 사회에서 종교는 대개 사회 질서를 정당화하는 기능을 했다.

∙반면 하느님의 꿈은 출애굽 설화(이스라엘의 기초가 되는 설화)에서 표현된 것과 같이 소작농 사회의 지배 체제로부터의 해방의 이야기로 나타난다. 하느님은 그들의 고통을 느끼셨고, 이들을 이집트로부터 해방시키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이집트의 사회 질서와는 전혀 다른 지배가 없는 사회 질서를 창조했다.

▪소작농과 예언자, 왕과 상류층

∙파라오의 왕권 의식과 모세의 대안적 의식 사이의 갈등은 이제 고대 이스라엘 자체 안의 갈등이 되었다. 이에 따라 두 개의 서로 다른 신학이 발전되었는데, 양자가 모두 동일한 하느님을 위해 말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모두 히브리 성서에서 발견된다.

∙상류층 신학(Elite Theology) : 히브리 성서의 왕정신학 속에 나타나는데, 하느님의 기름부음 받은 왕은 “하느님의 아들”이었으며, 하느님은 그와 그 후손들에게 영속적인 통치를 약속했다고 말한다. (왕정신학 - 왕 중심, 성전 중심, 예루살렘 중심, 통치질서의 신적 보장)

∙예언 신학(Prophetic Theology) : 종교적인 사회적 저항의 목소리로써 예언자들의 신학을 말하며, 지배 체제와 이를 정당화하는 상류층 신학을 공격했다. 그들은 전혀 다른 사회 질서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하느님의 꿈을 대변하는 사람들이었다. (예언신학 – 하느님 중심, 약자 중심, 동일한 하느님 이름으로 지배 상류층 비판)

∙예언자에게서 발견하는 사회 정의에 대한 열정은 체제적인 악에 대한 저항이며 개인의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사회 구조 속에 만들어진 체제적인 악은 인간 고통의 중요한 원천으로, 그들이 관심해야 할 것은 기존 구조 안에서 자선행위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정의를 추구하라, 그리하면 살리라”/아모스)

▪예수와 하느님의 꿈

∙예수 당시 사회는 예루살렘과 성전의 상류층을 중심으로 하는 자국의 지배 체제와 이들을 통해 간접통치한 로마의 지배 체제가 공존하는 이중적인 지배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예수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영의 사람이고 치유자이며 지혜의 스승임과 더불어, 사회적 예언자였다. 예수는 기존 사회 질서의 예리한 사회적 경계선들을 거부했고, 그것을 정당화하는 제도들에 도전했다. 그는 종교적 정결, 성(gender), 계급의 차별적 구분을 뒤집어엎었고, 이러한 사회적 경계선을 허물어버리는 포용적인 삶을 구체화했다. 또한 중개자를 통한 하느님 나라라는 개념을 거부하고 제도적인 매개없이 하느님에게 직접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예수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의 꿈(대안적인 사회적 비전)은 세 가지 보완적 방식으로 투영된다. 첫째, “함께 아파함의 세상 만들기”(하느님이 함께 아파하신다) 둘째, “지배가 없는 하느님의 질서”(지배 체제에 대한 거부) 셋째, “하느님의 나라”(하느님이 세상을 다스리는 신정적인 것)

▪ 하느님의 꿈과 현대 사회

∙하느님의 꿈(함께 아파하는 정의로운 새로운 세상, 하느님의 나라, 지배가 없는 질서)은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이며 평등주의적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꿈은 현대 서구 문화의 특징인 개인주의에 함몰되고 말았다.

- 내세의 구원, 개인적인 의(義), 마음의 평화, 개인의 영적인 발전, 개인주의적 성서 해석 등

∙오늘날 기독교 정치의 가장 두드러진 형태인 “종교적 우익”의 중심적 논쟁점들은 개인적인 행동에 관한 것이다.(낙태, 포르노그라피, 동성애 등) 종교적 우익의 정치적 비전은 대부분 함께 아파하는 공동체적인 정치가 아닌, 개인주의적인 의로움을 추구하는 정치이다. 개인주의적 도덕성에 대해 반응하는 데 반해, 빈부격차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묵인한다.

∙개인주의는 정의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 분배적(실질적) 정의 : 경쟁하고 있는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공동체에 중심을 둔 사회적 비전과 무엇이 정의로운 사회인가에 관심한다.

- 절차적 정의 : 개인의 권리와 규정의 공정한 집행에 관심하고, 개인에게 기회를 극대화하는 일에 집중한다.

∙하느님의 꿈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삶에서 정치적인 차원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이 함께 아파하신다(compassion)는 사실에 기초하여, 함께 아파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정치를 채택해야 한다. (함께 아파함의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전환)

∙함께 아파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정치는 생명에게 힘을 제공하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회질서를 추구한다. 함께 아파하는 정치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사회 구조에 의해 유발되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예수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함께 아파하는 조직 형태로 부름받은 것뿐만이 아니라, 함께 아파하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정치로도 부름받고 있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함께 아파함의 누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 즉 함께 아파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정치, 이 세상에서의 하느님의 나라가 하느님의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