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3장 요약 : 최후의 만찬

∙식탁에 둘러앉아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교가 시작될 때부터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리스도교의 주요 성사로서 지켜지고 있다.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성찬(communion)은 개신교 신자들이 되풀이해서 경험하는 유일한 성사이다.

∙그럼 이 빵과 포도주의 성사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속으로서의 예수의 죽음이나 빵과 포도주를 통해 예수가 어떻게 현존하는지(혹은 어떻게 기억되는지)에 대한 물음은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문제시된 사항이 아니었다.

▪빵과 포도주

∙빵과 포도주를 함께 하는 식사가 1세기의 역사적 상황에서는 어떤 의미였을까?

① 빵과 포도주는 지중해 지방의 주식이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함께 하는 것은 실제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사는 음식, 생명의 양식을 나누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②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빵과 포도주를 함께 나누는 것은 예수가 행한 식탁교제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예수의 식탁교제는 사회적 경계가 날카롭게 구획된 세계에서 개방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실천이었다. (급진적인 평등주의)

③ 빵과 포도주에는 분명한 은유적 용도가 있다. 요한복음서에서 예수는 음식이자 음료이다. 즉 우리의 굶주림과 갈증을 해소해 준다. 광야에서의 만나처럼 예수는 해방을 향한 여정에서의 식량이다. 이 여정에서 쓰러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먹어야 한다.

④ ‘살과 피’라는 말은 빵과 포도주를 본질적으로 예수의 죽음과 연관시킨다. ‘제정사’에 나오는 ‘살과 피’라는 말은 예수가 세상의 권력자와 지배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되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성체성사는 이러한 예수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성체성사는 우리의 삶과 예수의 삶을 잇는 것, 우리의 열망을 예수의 열망에 연결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성체성사(eucharist)

∙성체성사에서는 위와 같은 의미들이 가려지곤 하는데, 성체성사에 사용되는 언어들이 죄와 죄의식, 대속을 강조하며 천당과 지옥 해석틀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체성사가 이러한 언어에 사로잡힌 것은 대속이 예수의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지난 몇 백 년 사이에 대부분의 성사가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체성사의 의미, 그리스도교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빵과 포도주 성찬의 의미는 굉장히 풍부하다. 성체성사는 음식, 음식을 나누는 것, 그리고 포용성과 관련돼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여정을 위한 영혼의 양식에 관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예수의 열망에 참여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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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4장 요약 : 주의 기도

∙주의 기도에는 세 가지 버전이 있다.

∙주의 기도는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예수에게 헌신한다는 것은 이 기도문에 나오는 것을 기원하고 갈망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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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기도는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

∙주의 기도는 천당과 지옥 그리스도교 해석틀이 강조하는 것들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① 주의 기도에는 영생에 관한 내용이 없다. 죽으면 천국으로 가게 해 달라는 청원이 주의 기도에는 없다.

② 주의 기도는 물질적 성공에 대한 기도가 아니다. ‘풍요’에 대

한 청원은 주기도문에 나오지 않는다.

③ 주의 기도는 믿음에 관한 것이 아니다. 주의 기도에는 ‘우리가 믿도록 도와 달라’고 하나님에게 청하는 내용이 없다.

④ 주의 기도는 예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주의 기도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의 죄를 위해 죽었다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의 기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주의 기도를 1세기의 역사적 상황에서 살펴보려면, 예수의 청자(聽者)가 주로 시골의 농민 계층이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는 이 기도가 빼앗기고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마태와 누가는 모두 기도를 시작하며 하나님을 부를 때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아버지’라는 뜻으로 사용된 헬라어 뒤에는 아람어 ‘아바’가 있었을 것이다. 가족적인 표상으로 쓰인 이 말은 친밀감과 소속감을 나타낸다. ‘아바’는 하나님은 친근하고 친밀한 부모와 같으며, 주의 기도를 드리는 사람은 한 가족에 속한다는 점을 확증해 준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은 곧 세상의 가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에게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것은 이 세상을 좋은 가정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여기서 ‘나라’는 물론 하나님 나라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가 천당이나 내세에 관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 나라는 이 땅을 위한 것이며,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열망이다. 곧 경제 정의와 평화가 살아있는 세상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1세기의 가난한 농민 계급에게 일용할 양식은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모두에게 있어서 삶의 물적 기반이 되는, 양식과 관련돼 있다. 하나님 나라는 세상 모두를 위한 양식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이 간청이 용서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무엇에 대한 용서인가? 빚인가 죄인가? 마태와 디다케는 ‘빚’이라 했고, 누가는 앞부분은 ‘빚’, 뒷부분은 ‘죄’를 뜻하는 단어를 썼다. 아마도 원 표현은 ‘빚’이었을 것이다. 양식에 대한 간청 뒤에 용서에 대한 간청이 나온다는 사실을 봤을 때 그것이 실제 채무를 의미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용할 양식을 얻는 것과 더불어 빚은 농민들의 삶을 옥죄는 주된 위험 요인이었다. 따라서 용서에 대한 이 간청은 하나님에게 우리가 빚진 것에 대한 용서, 즉 탕감을 구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일용할 양식과 빚의 탕감을 뜻한다. 모두가 필요한 만큼 가져야 하며, 누구도 경제적 불행 때문에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부채의 탕감은, 그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든 경제적 빈곤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은유로 받아들이든 간에, 현재의 질서를 전복하는 것이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이 구절은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번역해야 옳다. 여기에 쓰인 헬라어 단어는 예수가 광야에서 40일을 보내는 동안 받았던 ‘유혹’과 같은 단어다. 후반부 “악에서 구하소서”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① 악한 권력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② 악을 행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주의 기도는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요약해 보여준다. 주의 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예수가 열망했던 것을 기원하는 것이다. 또한 예수는 하나님의 열망을 드러내주는 결정적인 계시이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열망하는 것을 기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꿈을 기원하는 것이다. 주의 기도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열망과 예수의 열망에 동참하도록 초대받는 것이다.

3. 결론 요약 :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스도교의 심장

∙그리스도교 언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 핵심적인 갈등 지점이다. 이 문제는 그리스도교의 분열을 낳았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그리스도교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천당과 지옥 그리스도교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 각자가 무엇을 믿고 무엇을 행하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신념과 행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리스도교는 개인의 회심과 변화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의 꿈”, 지금 여기에서의 변화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열망에 대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열망에 동참하는 것이다. 내세와 개인의 구원에 집중하는 천당과 지옥 그리스도교는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꿈을 가려버린다.

▪가. 그리스도교의 두 가지 비전

∙이처럼 그리스도교에는 두 가지 비전이 있는데, 이 둘은 매우 상이하다. 하나는 천당에 가기 위해 우리가 믿고 행하는 것을 강조한다. 다른 하나는 변화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열망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이 둘은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똑같은 성경을 본다. 둘 사이에 다른 점은 그 똑같은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리스도교 언어는 천당과 지옥 그리스도교의 해석틀 안에서 이해되거나 변화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열망이라는 해석틀 안에서 이해된다.

∙문제는 하나님을 사랑하거나 그 열망에 함께 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는가가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그것은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위한 하나님의 열망에 함께 하지 않고서도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가이다.

▪나. 그리스도교는 무엇인가

∙그리스도교의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는 곧 성서를 통해 드러난, 그리고 예수에게서 결정적으로 계시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우리 가운데 살았던 예수의 삶에서 하나님의 성품과 열망을 볼 수 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 변화된 세상에서의 삶을 열망했다. 그 세상이 하나님이 열망하는 바다.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추려낸 메시지는 이렇다. (예수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을 사랑하고 세상을 변화시켜라. 이 비전을 주장하려면 그리스도교 언어를 되살려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