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장 요약 : 예수

∙그리스도교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예수가 하나님의 결정적 계시라는 것이다. 예수는 인간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계시하고 드러내준다. 예수는 하나님이 어떠한지, 하나님의 성품과 갈망이 어떠한지에 대한 계시이자 현현이다.

∙하나님의 결정적 계시가 ‘사람’에게서 나타났다고 보는 그리스도교의 시각은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그리스도교의 형제 종교인 유대교와 이슬람교와는 달리) 그리스도교에서 하나님의 결정적 계시는 성서가 아니라 ‘사람’이다.

▪부활절 이전과 이후

∙‘예수’라는 말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말이 두 가지 상반된 대상을 가리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부활절 ‘이전’의 예수는 죽음을 맞기 전에 예수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이후’의 예수는 죽음 이후에 예수가 무엇이 되었는지를 가리킨다.

∙부활절 이후의 예수는 그리스도인의 경험과 성찰, 전승 속에서 예수가 사후에 무엇이 되었는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부활절 이전의 예수를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험했다. 그러나 예수의 제자들은 사후의 예수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현존하는 실재’로 경험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또 다른 확신--예수가 하나님과 같은 신성한 존재라는 확신--을 낳았다.

∙‘부활절 이후의 예수’라는 용어는 그가 역사적으로 생존했던 시기 이후 제자들이 발전시킨 전승 속에서 예수가 어떻게 이야기되는지와 관련한다.

∙복음서들은 기록 당시 각각의 공동체에서 발전된 예수에 대한 전승을 드러내준다. 이렇듯 전승이 발전되는 과정의 산물인 복음서는 ‘기억’과 ‘증언’을 한데 묶어 놓았다.

∙부활절 이전과 이후의 예수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부활절 이후의 예수에 대해 이야기되는 모든 것이 부활절 이전의 예수에게 소급해 투사된다. 그 결과 예수는 인간처럼 ‘보였을’ 뿐 사실은 하나님이었다는, 아주 오래된 이단적 주장(가현설)에 빠지게 된다.

∙부활절 이전의 예수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고전적인 믿음은 예수가 하나님이었다는 게 아니라 그가 하나님의 결정적인 계시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예수를 부르는 고귀한 칭호들이 뜻하는 바다. 예수 안에서 우리는 인간의 삶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을 본다.

∙인간으로 육화된 하나님에게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과 갈망이다. 예수의 삶은 하나님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해 주는가?

∙소외된 자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 대한 예수의 연민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연민 어린 성품을 본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모든 피조물의 안녕을 바란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의 갈망 속에서 우리는 변화된 세상,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갈망을 본다.

▪ 예수의 칭호

∙모든 칭호는 유대교의 맥락에서 의미를 띠며, ‘메시아’를 제외한 나머지는 로마 제국이라는 배경에서도 날카로운 의미를 지닌다.

∙메시아 : 하나님이 특별한 사명을 위해 ‘기름 부은’ 자를 가리킴. 1세기 무렵에서는 압제로부터 유대인들을 구해내고 이 땅에 새 시대를 열어줄 사명을 위해 하나님에게 기름 부음을 받은 약속된 자를 가리킴. 예수를 ‘메시아’라고 부르는 것은 예수를 구원자로서 하나님에게 기름 부음 받은 자로 여긴다는 것을 의미함.

∙하나님의 아들 : 하나님과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맺는 누군가를 지칭함. 로마 제국에서는 아우구스투스 이후로 황제를 지칭하는 말로 쓰임.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부른 것은 예수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고, 동시에 로마의 제국 신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음.

∙주님 : 하나님을 부를 때 쓰는 용어로 충성과 헌신이라는 관념을 수반함. 예수가 주님이라는 고백은 예수는 우리가 마땅히 헌신해야 할 하나님의 계시라는 뜻이고, 동시에 황제는 주님이 아니라는 선언임.

∙구원자 : 구원자 예수는 정의와 비폭력을 통해 이 땅에 평화를 이룩하는 자를 의미했음.

∙부활절 이전의 예수가 성전 권력과 로마제국 권력이 결탁한 통치체제에 도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전승이 발전되는 과정에서 부활절 이후의 예수는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에 도전했다.

2. 8장 요약 : 예수의 죽음

∙예수의 죽음은 그리스도교의 근간을 이룬다. 바울의 편지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메시지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라는 것이라고 선언한다(고전 1:23).

▪ 속죄로서의 죽음

∙그리스도교에서 예수의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예수가 우리를 대신해 우리의 죗값을 치렀다는 것이다. 이를 신학용어로는 ‘대속’ 또는 ‘속죄’라고 한다.

∙예수의 죽음에 대한 이러한 이해방식은 전통적인 것이 아니며, 성서에 나오는 것도 아니며, 그리스도교의 역사가 1천 년이 될 때까지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해방식이었다.

∙예수의 죽음에 ‘대속’ 또는 ‘속죄’라는 의미가 최초로 결부된 것은 1097년 캔터베리의 대주교 안셀무스가 쓴 책 󰡔왜 하나님은 인간이 되었나?󰡕에서였다.

∙예수의 죽음을 대속의 틀로 이해하는 방식의 문제점

- 예수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모호하게 만든다. (공권력에 의한 십자가 처형⇒저항에 대한 응징과 경고)

- 대신 바쳐지는 제물, 즉 대속은 하나님의 성품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나님=징벌적인 존재)

- 그리스도교의 의미를 왜곡한다. 그리스도교와 구원이 우리 자신과 세상의 변환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가려 버리고, 예수를 믿고 용서받아 천국에 가는 게 그리스도교의 전부인 것처럼 만들어 버린다.

▪ 예수의 죽음이 지니는 의미

∙예수는 십자가형에 처해졌다. 1세기의 상황에서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했음을 강조한다는 것은 곧 그의 복음이 반제국적인 복음이라는 의미였다.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해하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개개인의 변환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두의 변환을 상징하는 은유가 된다.

∙예수의 죽음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계시다. 하나님의 나라를 갈망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권력에 도전하는 예수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세상의 변환을 갈망하는 하나님이다.

▪ 희생

∙‘대속’은 성서에 나타난 희생의 목적과 의미를 철저히 곡해한다. 희생은 결코 ‘대체’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희생’은 무언가를 하나님에게 바침으로써 그것을 성스럽게 만든다는 뜻이다. 하나님에게 바쳐지는 짐승 제물은 그 과정에서 성스러운 존재가 된다.

∙보통 유대교에서는 희생 제물로 바쳐진 짐승을 요리해 그 제물을 바친 사람들이 먹는데 이는 하나님과의 식사, 하나님과의 교재를 상징한다.

∙‘희생양’은 유대교의 속죄일 종교의례와 관련된 두 번째 염소를 말하는 데, 그리스도인들은 곧잘 이 ‘희생양’이 우리 죄에 대한 희생제물로서 바쳐진 예수의 죽음을 설명해 주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대교의 희생양은 제물로 바쳐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상징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죄를 염소에게 씌우고 염소를 광야에다 몰아냈다(레 16:20-22). 염소는 ‘죄를 짊어진 존재’였다. 하지만 그 염소는 죽임 당하지 않았고 제물로 바쳐지지 않았다.

∙희생과 사랑은 함께 한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사람은 사랑이 더 많은 자다.

∙디트리히트 본회퍼, 마틴 루터 킹, 오스카 로메로 이들의 죽음이 무언가를 대신하여 죽은 것인가? 물론 아니다. 마찬가지로 예수가 자신의 삶을 희생했다고, 타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기꺼이 죽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 하나님이 예수의 죽음을 희생제물로 요구해서가 아니다. 하나님이 위 세 사람의 죽음을 요구했다고 말한다면 비웃음을 살 것이다. 그들은 다른 세상, 더 좋은 세상에 대한 갈망 때문에 죽임당한 것이다. 예수도 마찬가지 이유로 자신의 삶을 희생했다. 예수는 자신의 삶을 하나님에게 선물로 바쳤다. 하나님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그가 하나님의 나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갈망으로 충만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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