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일교회의 선교현황과 대안

1. 서울제일교회의 선교현황

우리는 지난 두 번의 강의--｢제9강 교회란 무엇인가?｣와 ｢제10강 교회의 선교사명과 하나님의 선교｣를 통해 ‘선교’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 사항임을 배웠습니다. 실로 ‘선교’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존재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서울제일교회는 어떨까요? 과연 우리 교회는 얼마만큼 선교사명에 충실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똑바로 묻고 정직하게 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답에 맞춰 스스로를 갱신해야 할 것입니다.

(1) 선교비 지출현황

먼저 우리 교회의 1년 예산 중 선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2016년 교회예산을 살펴보면 26.7%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릅니다. 현재 선교비 항목에 들어있는 ‘상회비’는 이것을 선교비에 넣을지 말지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습니다. 만약 이것을 제외하면 선교비 비중은 19.9%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들어가서, 현재 재단예산에서 지출되고 있는 항목 중 교회예산으로 넣을 수 있는 것을 포함시킨다면 선교비 비중은 14.7%로 조금 더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 정도 비율은 상당히 준수한 편입니다. 선교비가 10%에도 못 비치는 교회가 허다하니까요.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선교비를 주로 어디에 쓸까요? 선교비 중 61%는 교회 밖의 다른 기관이나 단체를 후원하는데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9%는 (우리 교회 내) 개인을 후원하는데 (다문화선교비와 장학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2) 선교사업 현황

선교비 분석만으로는 우리 교회의 선교사업 현황을 다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교회가 일본 자매교회와 함께 벌이고 있는 생명·평화운동과 이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합동수양회 비용 등은 선교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 각 신도회가 벌이고 있는 선교사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교비 지출로 나타나지 않는 선교사업 항목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것들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본 자매교회와의 협력 : 공동기도, 합동수양회, 연대사업 등

∙네트워크 선교 : 교회 홈페이지와 팟캐스트(팟빵), 카카오톡 등을 통해 설교, 성경공부 등 전파

∙연합집회 참여 : 총회, KNCC 등이 개최하는 기도회, 집회 등에

∙서명운동 동참 : 각종 서명운동에

∙현수막 게시 : 사드 반대 등

∙정리 봉사활동 : 에스더회

∙우물 파주기 사업 : 마리아회

(3) 문제점

‘선교비 지출현황’과 ‘선교사업 실태’를 살펴보면 우리 서울제일교회의 선교는 주로 ‘후원’에 집중하고 있으며, 교우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고 참여하는 선교활동이 많이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교회가 위치한 지역을 위한 선교사업도 많이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부 교인들과의 분열 미해소

∙제직회 산하 부서의 비활성화

∙청소년부, 청년회, 여호수아회, 밀알회 등의 비활동

∙활동소모임 불참자(베드로회원, 마리아회원, 마르다회원 등)에 대한 무대책

∙(일부 모임의) 배타적인 분위기

∙특정 소모임에 역량 및 인재 집중

∙성가대원들의 소모임 참여 불가

∙새교우에 대한 교육 및 친교 시스템 부제

2. 하나의 대안

(1) 미국 휴스턴 서울침례교회 가정교회 모델

미국 휴스턴에 ‘서울침례교회’라는 교회가 있습니다. 저는 1997년에 이 교회를 방문하여 보고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 이 교회의 가정교회 모델을 차용한 교회들이 많이 생겼는데, 당시만 해도 이 교회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 교회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는데, 아래에 이 ‘서울침례교회’를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교회는 각각 독립된 여러 개의 작은 교회가 모여 커다란 하나의 교회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각각의 독립된 작은 교회는 다름 아닌 ‘가정교회’(cell church)였는데, 가정에서 모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 했습니다. 당시 이 교회는 성인 교우가 약 300명가량 출석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40여 개의 가정교회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정교회는 구역과는 달랐습니다. 구역이 교회 산하에 존재하는 하나의 기관이라면, 가정교회는 각각 독립된 지역교회 역할을 하는 개척교회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즉, 서울침례교회의 한 부서로서 가정교회가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교회가 모여 서울침례교회를 이루는 형식이었습니다.

또한 가정교회는 구역과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도 달랐습니다. 첫째, 구역은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묶어 조직되지만, 가정교회는 가정교회 회원들의 선택에 따라 결성됩니다. 따라서 서로 편하게 교제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관계성을 토대로 모이게 됩니다. 둘째, 구역모임은 친교와 서로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가정교회는 예배, 성경공부, 제자훈련, 선교, 전도, 친교 등 교회가 하는 모든 역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즉, 구역과 달리 가정교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완전한 교회입니다. 단지 일반 교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가정에서 모인다는 것과 신학교를 졸업한 전문 목회자가 아니라 평신도가 각 가정교회에서 목회자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침례교회의 실제 예를 좀 더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침례교회에서는 각 가정교회를 ‘목장’(牧場)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또 가정교회 책임자인 평신도 목회자는 ‘목자’(牧者), 회원들은 ‘목원’(牧員)이라고 부릅니다. 또 어떤 목장은 목자를 보조하여 성경공부를 지도하는 교사도 있고, 목자 밑에 예비목자도 있습니다. 예비목자를 둔 이유는 분가할 때를 대비하기 위함인데, 각 목장은 목원이 15명을 넘으면 즉시 둘로 분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분가할 때는 예비목자가 본 목장의 목자가 되고, 본 목장의 목자는 목원 몇 명과 함께 새로운 목장을 개척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분가하는 이유는 15명을 초과할 경우 가정교회 내에 방관자가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규모가 15명 이하일 때는 구성원 전원이 각자에게 맡겨진 목회에 열심을 내고, 또 구성원 상호간에 참된 사귐과 내적 치유가 가능하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모임에서 소외되는 사람이나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의 목장 모임은 말씀에 대한 지적인 토론을 벌이는 곳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 받고 구체적인 도움을 얻는 장소이기에 적정한 규모의 유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휴스턴 서울침례교회의 가정교회는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교회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조직관리’ 방법의 한 변형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순’ 조직입니다. 순복음교회의 ‘순’ 조직이나 휴스턴 서울침례교회의 가정교회는 모두 소그룹 단위에서 예배와 교육, 사귐과 돌봄, 봉사와 전도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하지만 서울침례교회는 선교 방법에서 있어서 순복음교회보다 한발 앞서 있었습니다.

서울침례교회에서는 각 목장 스스로 후원을 필요로 하는 선교지를 찾습니다. 따라서 후원하기로 결정한 선교지 대부분은 각 목장의 구성원들과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성원 전체가 “우리 선교사/선교지”라는 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이렇듯 발의 주체와 실행 주체가 일치하니 자연스레 책임 의식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구경꾼은 없고 모두가 주인인 것입니다. 그래서 매 모임 때마다 선교지를 위해 중보의 기도를 할 때에도 더 절실하고, 선교지를 방문하여 봉사하거나 선교지에 후원금을 보내는 일에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또 교회 선교위원회에서는 각 목장에서 선교지로 보내는 ​후원금 액수와 동일한 액수를 보조해 주기 때문에, 각 목장에서는 선교 헌금을 많이 보내면 보낼수록 교회 보조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므로 더욱 열심을 냅니다. 그러니까 어떤 목장에서 월 $100을 선교지로 보내면 교회에서 $100을 더 보태어 월 $200을 지원합니다. (물론 교회가 보조하는 액수는 무한정은 아니고 월 얼마라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또 수요기도회 때면 목장마다 돌아가며 선교보고를 하여, 이 시간을 통해 보고하는 이나 듣는 이나 많은 은혜도 받고, 또 서로 자극을 받아 선의의 경쟁도 하게 됩니다.

휴스턴 서울침례교회는 복음주의 신학에 기초한 보수적인 교회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존재 목적도 ‘구령(救靈)사업’ 즉 전도에 두고 있으며, 그들이 벌이고 있는 선교 사업도 주로 해외 선교사를 지원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가정교회 모델이 평신도의 역량을 발굴하여 목회에 주체적으로 동참케 하고, 또한 평신도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여 목회와 선교에 직접 반영하는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모델을 차용하여 우리 교회에 맞게 변형한다면 훌륭한 새 선교 모델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2) 새 담임목사가 꿈꾸는 교회상

제가 꿈꾸는 교회상은 앞서 소개한 가정교회와 같은 소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입니다. 교인들이 각자의 관심사나 추구하는 선교 과제에 따라 소그룹으로 나뉘고, 이 소그룹을 통해 교육과 친교는 물론 선교까지 수행하게 하는 구조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의견을 개진하는 주체와 그 의견을 실행하는 주체가 일치할 때 그 일이 보다 잘 수행됨을 압니다. 발의 주체와 실행 주체가 일치하면 그 일에 대해 주인의식도 갖고 책임감도 더 느끼기 때문입니다. 제 아이디어는 우리 교회의 활동소그룹을 개혁하여 교우들을 전공이나 직업 또는 관심이나 취미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모이게 하되, 그 모임의 궁극적 목적을 선교에 두게 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선교 과제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동일한 종류의 선교 과제를 가진 소그룹들이 모여 제직회 산하의 부서, 즉 선교부나 사회부 등을 구성하게 하면 제직회 부서 활성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각 소그룹이 선교에 참여하면서 체험한 경험들을 현재 주일성경공부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간증하게 함으로써 타 소그룹의 활동도 공유하고, 은혜도 나누고, 선의의 경쟁도 하게 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목회실에서는 주일강단을 통하여 이러한 교회의 목적과 방향을 꾸준히 선포하고, 또 각 소그룹의 평신도 지도자들을 훈련시키며, 더불어 소그룹 운영에 필요한 공동의 성경공부 교재도 발간해야 할 것입니다.

제 목회경험에 의하면 성경공부그룹과 선교그룹이 분리되지 않고 일치되는 것이 좋습니다. 배운 것을 실천하고, 실천을 통해 깨달은 것을 가지고 다시 성경과 씨름하는 구조가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성경공부는 자칫 관념적이 되거나 지적 유희를 즐기는 것에 머무르고 맙니다. 따라서 새 교우를 위한 성경공부처럼 기존의 시각을 교정하는 성경공부는 꼭 필요하지만, 일정 과정을 마친 교우에 대한 계속 교육은 선교 소그룹을 통해 진행하여 선교현장과 연결되어야만 생명력 있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델 초안입니다. 아직 아이디어의 단계에 있기에 상당히 거칠지만 여럿이 모여 함께 다듬으면 매우 훌륭하고 이상적인 교회의 모델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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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토론 과제

(1) 서울제일교회의 장점 또는 강점

∙안정적인 선교 재원 : 서제빌딩

∙활용 가능한 전문인 : 일어, 중국어, 민주시민교육, 명상, 성경공부, 문화재 및 역사 해설 등

∙서울 인근 어디에서나 편리한 접근 : 4개 전철 노선과 인접

∙프로그램을 진행할 많은 공간 : 서제빌딩과 교회의 여러 빈방

∙일본자매교회와의 연대사업(반핵/탈핵) 추진에 대한 열의

∙박형규목사 기념사업 추진에 대한 열정

(2) 토론 과제

① 시간 조정

‘새길위원회’에서는 현재 <예배--소모임--식사--전체모임>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는 주일일정을 <예배--전체모임--식사--소모임>의 순서로 바뀌는 문제에 대해 교우들의 의견을 묻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② 조직 개편

우리 교회가 당장 소그룹 위주로의 전면적 조직개편은 하지 못하더라도, 현재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부분적인 조직개편은 시급히 필요합니다. 어떤 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좋을까요? 2-3쪽에 제기된 문제점을 감안하여 안을 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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