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길잡이󰡕를 참고하여 진도에 따라 잠언을 읽으십시오.

1. 시편 입문

1) 시편 언어의 특성

-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 인간의 조건, 의인과 악인의 운명, 하나님의 구원에 대해 숙고한다.

- 계약의 백성이 체험을 통해서 얻은 지혜를 노래한다.

- 탄원과 찬미, 비관과 희망, 저주와 화해, 미움과 사랑, 슬픔과 기쁨 등을 표현한다.

2) 형성 배경

하나님의 구원 업적을 찬미하는 전통적인 신심과 얼이 담겨 있는 시편은, 성전과 전례를 중심으로 율법과 자연을 묵상하는 가운데 형성 되었습니다.

3) 분류

시편은 길이, 형식, 내용이 서로 다른 150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종교생활의 핵심인 오경과 같이 5권으로 분류되어 있고, 각 부분은 찬양으로 끝납니다.

각 권의 (괄호) 부분은 찬양절

저자에 따른 분류

2. 시편의 유형들

시편은 아래와 같은 큰 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개인-나, 공동-우리). 이 밖에 소속시킬 수 없는 시편들이 있습니다.

1) 탄원 시편

찬미와 탄원은 쌍벽을 이루고 있는 기도로서 시편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 찬미와 탄원의 고리를 잘 이어나갈 때 우리는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탄원시에는 부당하게 박해당하는 사람의 고통과 번민이 서술되는데, 그 절규가 시편 작가 개인을 떠나서 인간 가운데서 가장 의로우신 분, 무죄하게 박해당하고 죽임당한 분의 운명을 예고하는 예언의 성격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탄원시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드리는 집단적 기도와 죽음, 질병, 박해, 죄 등에서 구원을 비는 개인적 기도로 구분됩니다.

도입: 하나님을 부르며 도움을 간청한다.   

하나님의 이름 - 권능, 선(善)

간청 - 기도자의 참상을 덧붙이기도 한다.

전개: 기도자의 과거나 현재 고통(병, 불의, 박해, 하나님의 냉대 받음,

죄 서술)을 밝힌다.

‘왜? 언제까지?’의 질문이 나타난다.

하나님의 도움을 간청하고, 원수를 저주하며,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고,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간구한다.

종결: 간청을 들어주시리라는 믿음으로 감사 제사와 예배를 약속한다.

예) 시편 13편의 구조

도입: 1-2절 하나님께 부르짖는 호소.

전개: 3-4절 자기의 어려움을 탄원.

5절 신뢰의 고백, 간청.

종결: 6절 하나님께 찬미

2) 감사 시편

탄원시 안에는 청원한 은혜를 받고 감사드리는 감사의 시가 포함됩니다. 이 시편에는 성전에서 감사의 예물을 바치는 의식과 관련된 시들이 있습니다.

도입: 감사의 대상인 하나님께 말을 걸거나,

기도자의 기도에 합류하도록 초대받은 공동체에 호소한다.

전개: ① 설화양식

② 시인이 겪은 위기를 상기한다(원수들의 공격과 박해를 자세히

밝힘).

③ 마지막 부분 - 하나님의 구원을 진술하고, 권능을 선포하며,

그분의 승리를 구가한 뒤, 찬양시적인 양식으로 마친다.

종결: 미래 지향적으로 시선을 돌린다.

지속적인 신뢰심, 주님께 영원토록 영광을 드리겠다는 약속, 공동체

의 항구한 감사 기도를 드린다.

3) 찬양 시편

하나님 찬미가 중심이 된 시로서 이스라엘의 전례나 축제, 행사 때 공동체에서 읊던 시편들입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역사를 깊이 숙고하면서 유일하신 절대자 하나님, 그들과 맺은 계약에 충실하신 하나님을 찬미합니다. 또한 뭇 나라의 왕이시며 지배자이시고 심판자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찬미하며 기뻐합니다. 그 외에 하나님의 처소로 거룩한 도읍인 예루살렘과 그 성전을 찬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축제를 앞두고 각지에서 모여든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에 올라오면서 읊던 시편과 왕의 대관식이나 혼례, 국경일에 노래하던 국왕시(메시아 시)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국왕을 찬양한 것은 그를 기름 부어 선택하시고 다윗에게 약속하신 것을 계승시켜 주시는 하나님을 최종적으로 찬미하는 것입니다. 이상 찬양시의 공통점은 미래를 향한 기대, 하나님과 함께 사는 생활,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에 대한 소망 등입니다.

도입: 주님을 찬양할 것을 권유(초대)한다.

복수, 명령형으로 시작하여 찬양할 사람이 누구인지(주님을 찬양하

라! 만백성이여) 말한다.

전개: 찬양의 이유를 서술(고백)한다.

찬미의 동기를 나열한다(“~ 때문에”).

하나님의 속성을 선포하거나 묘사한다.

하나님의 위대한 업적을 서술한다.

시적 설화 안에서 이스라엘의 역사적 사건들을 회상한다.

종결: 찬미하라.

도입부 양식에 개인적이고 심화된 사상을 덧붙인 짧은 축복문, 서원,

하나의 기도문 형식을 취한다. “너희는 주님을 찬양하라” “영원토

록” 하고 전개부의 내용에 백성이 응답하는 환호성으로 끝난다.

4) 신뢰 시편

신뢰가 부각되는 시편 유형(11; 16; 23; 27,1-6; 131)

도입: 간청부터 신뢰가 나타난다.

전개: 구원자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뢰의 동기를 설명하며,

신뢰의 기쁨과 평화, 하나님과 함께 있고자 하는 원의를 밝힌다.

종결: 신뢰를 반복한다.

3. 시편과 기도

시편으로 기도할 때 필요한 우리의 태도

첫째: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 시인의 정감을 실제로 느껴보려는 자세.

둘째: 시편 구절에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자세.

셋째: 오늘 여기에서 살아가는 나를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

이렇게 될 때 시편 기도는 안팎으로 전망이 확대됩니다. 시편은 주 하나님께 드리는 찬미에 모든 이를 초대합니다. 이 초대에 응하기 위해 우리는,

① 다윗과 같은(삼하 7:18)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그분과 대화해야 합니다.

② 진리 자체이시며 성실하신 야훼 하나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③ 우리의 보잘 것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를 받아주고 사랑하고 계심을 믿는 순박하고 가난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세 가지 관점으로 요약하면,

시편과 신약시대

시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들은 매년 순례의 길을 떠날 때, 성전에서 제사를 바칠 때, 매주 안식일마다 회당에 모여 공적 기도를 드릴 때나 개인으로 기도할 때에 시편으로 찬미를 드렸습니다. 따라서 시편은 백성 전체의 기도이며 동시에 개인의 기도인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체험을 말씀드렸습니다. 때로는 조용하고 양순하게, 때로는 격한 언사를 쓰기도 합니다.

신약시대에 이르러서 시편은 또한 시인 예수 그리스도의 노래였습니다.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와 같이 시편의 기쁨, 고뇌, 억울함, 울분, 희망, 기대 등 모든 심정을 당신의 것으로 삼으셨습니다. 최후만찬 때부터 읊으시던 시편(할렐)은 겟세마네에서 사랑하던 제자 유다로부터 배신당해 끌려가시면서(시 41:7-9), 그리고 마지막 십자가상에서까지(시 22:2) 계속된 예수님의 기도였습니다.

“시편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지켜보게 될 뿐 아니라 구원에 이르기까지 그분이 겪으시는 수난, 죽음, 부활, 승천, 성부, 오른편에 좌정하심을 관조할 수가 있습니다”(성 암브로시오). 이와 같이 예수님의 생애로 더욱 충만한 가치를 지니게 된 구약의 시편은 신약시대를 이어 오늘날까지도 이어오고 있는 교회의 기도입니다.

우리는 야훼 하나님께서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와 함께 해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시편에서는 이를 ‘나의 빛’, 신뢰할 수 있는 ‘나의 바위’,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목자’라고 노래합니다. 시편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 백성에 속하며 계약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편에는 원수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나 재앙을 기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용서와 사랑의 계명을 알고 있는 우리는 그와 같은 시편을 대할 때 다소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편도 전능하신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의 기도임을 염두에 둔다면, 하나님의 완전한 승리를 확신하면서 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편에는 올바른 의인의 길도 있고 멸망으로 이끄는 악인의 길도 있습니다. 때로는 축제나 경축일에 환희에 차 하나님을 찬양하고 때로는 실망과 슬픔의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여러 환경에 처해 있는 우리 각자의 길을 반영해 주는 듯합니다.

이러한 시편 기도는 비록 혼자서 바칠 때라도 하나님 백성의 기도와 합하여 드리는 공동체의 기도가 됩니다. 시편 기도로 우리는 “항상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살전 5:16) 그리스도 신자로서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