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심장과 고향 집 : 다원주의 시대의 기독교인

∙“왜 하필 기독교인인가?”하는 물음은 종교 다원주의를 경험하고 있는 현실에서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다.

∙미국은 1965년 이민법이 개정된 후, 유럽 이외 지역인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다양한 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종교 지형이 급속도로 변하게 되었다. 이민자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가지고 들어왔고, 오늘날(2003년 기준) 종교 다원주의의 현실을 만들었다. (이슬람 600만, 불교 400만, 힌두교 100만) 이와 같은 인구의 변화는 종교 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왔고, 오직 하나의 종교만이 참된 종교라는 생각을 버리게 만들었다. (모든 종교는 진리의 요소를 갖고 있다-78%, 내가 믿는 종교만이 참된 종교이다-17%, 2002년 여론조사)

∙다른 종교들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이유들 때문만이 아니라 기독교 자체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17세기 계몽주의 이후, 종교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은 첫째, 종교에 대한 절대주의적(absolutist) 이해로 자신의 종교가 절대적이며 유일한 진리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오직 하나의 종교만이 참된 종교이며, 올바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종교에 대한 환원주의적(reductionist) 이해로 종교를 인간이 만들어낸 것(invention)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종교를 인간이 심리적,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만든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종교는 일종의 오류일 뿐이다. 셋째, 종교에 대한 성례전적(sacraments of th sacred) 이해로 종교를 신성함을 매개하는 유한한 산물이며, 유한한 수단들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앞선 절대주의와 환원주의에 대한 대안적 이해방식이며, 책에서 말해온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식이다.

∙성례전적 이해방식의 특성들: (1) 인간이 만든 것 – 창조적 산물, (2) 신성함을 체험한 것에 응답해서, (3) 문화-언어적 전통들, (4) 지혜 전통들-실재와 길에 관한 것, (5) 심미적 전통들, (6) 수행 공동체들, (7) 변화를 일으키는 공동체들

∙종교의 목적은 신성함을 매개하는 것이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그 이상”과의 변화를 일으키는 관계를 알려주며, 그 관계를 맺게 하며, 그 관계를 풍요롭게 살찌도록 돕는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종교 다원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기독교 자체를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종교들은 모두 똑같고, 단지 똑같은 장소에 이르는 서로 다른 길일 따름이기 때문에 어느 종교를 믿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가?(종교 다원주의에 대한 일반적 물음)

∙세상의 오래된 종교들은 공통된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지만, 중요한 측면에서 매우 다르다. 종교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 종교들의 비슷한 점 : (1) 종교들은 모두 “그 이상”, “실재”, “신성함”을 긍정한다. (2) 종교는 모두 하나의 길(a way)임을 주장한다. (3) 종교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수행의 수단들(예배, 제의, 기도 등)을 제시한다. (4) 종교는 모두 함께 아파하는 마음을 중요한 미덕으로 여긴다. (5) 종교는 모두 믿음과 가르침을 모은 체계를 가지고 있다.(언어로 표현된 것)

∙그러나 종교들은 그 종교들을 형성한 문화와 역사가 다른 것만큼 서로 매우 다르며, 각각의 종교는 독특한 문화-언어적 세계로서 그 나름의 이야기, 제의, 수행, 정신을 갖고 있다.

∙진지한 종교 다원주의는 종교들의 외적인 형태들이 서로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다. 종교의 외적인 형태들이 중요한 것은 그 형태들이 신성함의 성례전들이기 때문이다. 그 형태들은 신성함

을 매개하며 그 오솔길을 매개한다. 즉 하나님과 더불어 하나님 안에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수행의 수단들이라는 말이다.

∙진리 : 예수 안에서 보여진 오솔길이 바로 그 길(the way)이다. 즉 죽음과 부활의 길이며, 과거의 정체성과 존재방식에 대해 죽음으로써 새로운 정체성과 새로운 존재방식으로 거듭나는 길로서, 이 길은 기독교의 핵심에 있는 길일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들의 핵심에도 있는 길이다. (유일한×, 유의미한○)

∙헌신 : “예수가 유일한 길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헌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것은 감사와 사랑의 언어다. (연인의 은유)

∙그렇다면 왜 하필 기독교인인가? 마커스 보그의 입장에서 첫째는 종교 공동체와 수행전통에 소속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동체와 전통은 신성함으로 가는 오솔길을 다듬어서 보여주며, 구현하고, 양육한다. 또한 과거의 지혜와 아름다움에 잇대어 살게 해주며, 자비와 용기와 기쁨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게 해준다. 둘째는 친숙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나의 고향 집이다. 기독교는 다른 어느 종교도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는 방식으로 나에게 친숙하며,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신성함을 매개하는 성례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고향집은 또한 더욱 큰 세계 속으로 인도하는 생활방식을 배우고 성장하고 성숙하는 곳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생활방식이며, 생활방식의 심장이다. 기독교의 심장에는 열정에 참여하는 삶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