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빌 공동체를 다녀와서

1. 공동체에 대한 견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자본” 또는 “자본주의”에 의해 잠식과 지배를 당하고 있습니다. 소위 자본(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첨단의 현혹들 속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입니다.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여 개개인의 필요가 아닌 욕망을 소비하게 만드는 현실사회를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2017년 기준 전세계 부의 이동의 흐름을 살펴보니 하위층 50%(36억명)의 재산이 최상위 부호 8인의 자본이 되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자본들은 이미 고대 로마제국 시절부터 제국주의 시절 아시아 등을 지배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divide and rule”방식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거대 기업과 자본에 개인으로서 저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느낌마저 듭니다.

‘홈쇼핑을 몇 시간 동안 시청하며 “싸게” 물건을 샀다.’라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소비했는지를, 그리고 그것이 진정 원하는 “가치”인지를 묻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떠한 가치를 두고 삶을 살지는 개인의 몫입니다. 그러나 세뇌에 가까운 “자본”앞에 현대사회에게 예수님께서는 어떤 메시지를 말씀하고 계실까요?

간디가 그의 마을공동체에서만 살아가는 실천과 함께 공동체 운동을 통해 인류의 희망은 공동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역시 “기존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의 전환을 통한 공동체 운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라는 희망과 믿음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생각합니다.

2. 오로빌에서 목격한 것들

오로빌은 두명의 정신적 지주들에 의해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큰 공동체 프로젝트(실험)로서 현재 진행형입니다.

설립취지는 모든 국가에서 온 남녀 모두가 평화롭게 함께 살며 종교, 정치, 그리고 국적을 초월한 조화를 이뤄나가는 전 세계적인 타운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오로빌리언이라고 불리는 약 3천명의 공동체 정회원과 약 1년 내외를 인턴형식으로 살아보는 사람들, 자원봉사자들, 오로빌의 150여개의 social enterprise 및 그 외 수백 가지의 project에 참여하는 근로자/봉사자들, 그리고 오로빌 구역 내에 살고 있는 인도주민들을 모두 다 합쳐서 현재 수 만명이 어울려 살아가는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내안에 존재하고 있는 “Divine”을 발견하고 본인이 깨어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또한 현재의 인류가 생물의 진화의 끝이 아니라 더욱 진보된 “신인류”가 될 것을 믿으며 끊임없이 자기수련과 깨어남을 통해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물론 각자가 가진 생각이나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설립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다양성들도 모두 신인류로 진화해가는 다양한 방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People can advance in diversity, not in uniformity.”)

오로빌 공동체에서 그들이 진리, 신념, 가치라고 여기는 것들에 다가

가기 위해 끊임없이, 그러면서도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귀감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희 알고있는 헬스클럽 요가가 아닌 각자의 몸과 정신에 집중하며 몸과 마음 그리고 몸안의 “Divine”을 깨어나게 하기 위한 각자만의 요가를 바탕으로 본인들이 오로빌에서 참여하는 여러 활동을 진행하며 본인들의 선한 의지의 실천을 위해 정성을 다했습니다. 기존 (대부분의 자본주의) 사회의 성공과 결실과는 달리, 각자의 자리에서 우직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은 제게 감동과 반성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선한의지를 갖고 자신을 다스리며 가치관을 추구해 나가는 “도사”와도 같은 그들의 삶을 당장 똑같이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한번에 하나씩 실천하는 것, 그것이 변화의 시작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었습니다.

“One drop of practice is better than an ocean of theories, advices and good resolutions.” - The Mother

한 방울의 실천이 수많은 이론들, 충고들, 해결책들로 이루어진 대양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