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누리공동체

1.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밝은누리’

먼저,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책을 중심으로 ‘밝은누리공동체’를 소개해본다. ‘밝은누리공동체’는 서울 강북구 인수동 일반주택가 안에서 150명 안팎의 어른과 아이들이 반경 200~300m 내 이 빌라 저 빌라에서 마을을 이루어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다. ‘마을밥상’센터를 중심으로 모여 점심과 저녁식사를 같이 한다. 세 살까지는 부모가, 그 이상의 어린이들은 육아협동조합 ‘도토리집’에서 돌보며 독박육아가 아닌 품앗이육아를 한다.

강원도 홍천에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다 내려가서 ‘하늘땅살이’라고 부르는 농사를 짓고 살 집도 직접 지으며, 비인가학교인 중학과정 생동중학교와 고등 및 대학 통합과정 삼일학림을 운영하며 스스로 교육하고 있다. 수업은 발제와 토론 중심이며, 지식을 쌓는 교육이 아니라 삶을 성찰하고 직접 수행하는 참교육을 실시한다.

선생님과 학생이 직접 논밭에서 작물을(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또한 자신들의 오줌과 똥을 분리하여 쌀겨와 섞어 만든 퇴비를 사용하여) 길러 자급자족한다. 뿐 만 아니라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직접 집을 짓고 있다.

저자는 ‘밝은누리공동체’를 크리스챤공동체, “신앙을 삶에서 살아내려는 진정한 분투가 있는 곳”으로 소개한다.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연봉1억이면 월급의 30%를 공동체 기금으로 내놓기도 한다고 하며, 경제력에 상관없이 공동밥상에서 같은 식사를 하고, 대부분의 것을 같이 공유하고 자본의 부추김에 현혹되어 돈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 분명한 삶의 여정을 제시하며 훈련한다고 소개한다. 또 원룸에 혼자 살다가 ‘밝은누리’에 합류하니 몸과 맘이 정화되는 느낌과 진짜 자유로움을 발견했다는 한 여성의 예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조현기자는 ‘밝은누리’를 소개하며 다른 공동체와 비슷하게 ① 엄마를 해방시킨 품앗이 육아공동체, ② 일자리도 창출하는 공동체, ③ 삶과 무관한 무기력한 교육을 벗어난 공동체, ④ 욕망에서 벗어나 돈으로부터 자유한 공동체의 범주에 속하는 공동체로 보았다.

2. ‘밝은누리공동체’와 최철호 목사를 경험하며

‘밝은누리공동체’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최철호 목사님의 설교나 짧은 글들을 읽어보기 전에는 나도 다른 공동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였는데, 단언컨대 ‘밝은누리공동체’는 단순히 “치유와 자족”, “더 많은 여유와 재미”, “돌봄과 친밀”, “경제적 효율”만 있는 곳이 아니다.

최철호 목사의 ‘밝은누리공동체’는 ‘세상정사와 권세’와 싸우며 ‘하나님나라’를 증언한다.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과 성령사건은 전혀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 성서 또한 세상정사와 시대의 우상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경고하는데, 실제 우리의 내면과 일상과 교회는 시대의 우상에 너무나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다. 돈・소비・권력・학벌・부동산・분단이데올로기・제국들을 하나님으로 섬긴다. ‘도대체 하나님나라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있기는 하다는 말인가?’ 라는 질문은 80년대 후반의 청년 최철호를 깊은 좌절로 몰고 가며 괴롭혔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던 그에게 하박국 선지자의 말씀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예레미야서의 “내가 너로 파괴하고 무너뜨리며 건설하며 심게 하리라”는 말씀과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애통하는 자는…”, “너희는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를 일으켜 믿음을 회복하고, ‘함께 누리는 마을생활을 구상하게 한다.

그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세상 앞에 무너지는 친구들을 보면서 세상 풍조를 이겨낼 수 있는 ‘관계망’으로서의 ‘대안적’, ‘변혁적인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연대하여,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단순소박한 삶을 구현하고 특히 ‘생명을 살리는 밥상’에 주목한다. 먹는 것에 있어서 대안의 힘과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과 교육의 자생력 확보를 새로운 삶을 창출하려는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농(農)생활의 회복, 흙을 터하는 것이 창조와 생명의 영이신 성령의 임재를 더욱 깊이 느끼고 깨닫도록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소개한 자녀교육과 학교 외에 생명평화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 공동체지도력훈련원, 하늘땅살이움터(공동체생활영성수련원+농생활연구소), 생태건축 등으로 공부하고 기도하고 다양하게 적용하며 다양한 운동들과 연대하며 협력한다.

결론적으로 ‘밝은누리공동체’는 새로운 문명의 희망을 일구는 농도상생마을공동체운동이며,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생명평화공동체의 소명을 선취하고 증언하는 삶과 맞닿은 기도이자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