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6일 대림절 둘째주일 예배기도 / 임하영 집사

긍휼의 하나님, 일상을 살다 다시 당신 앞에 나아옵니다. 한 주일도 곡예하듯 살다 무사히 주님 전에 설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한 장만이 남은 12월 첫 주일이자,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둘째 주일입니다. 주님, 저희는 흠과 티가 묻은 채로 남루해져서 나아왔습니다. 올해는 난데없는 바이러스의 역습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고, 정서적으로는 거리두기에 비대면에 마음조차 가뭄든 듯 메마른 채 나아옵니다, 신앙면에서도 저희는 보다 약해지고 있습니다. 가정예배로 대체하거나 교우들과 친교를 나누지 못하면서 마음과 달리 자꾸 미약해집니다. 코로나19는 저희의 일상을 흔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숫자를 확인하며 줄타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기에 대림절에 주님을 부르는 저희의 심정은 보다 간절해집니다. 긍휼의 하나님,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출33:19)시는 하나님, 저희를 긍휼히 여기소서. 전 세계가 서로를 경계하고 멀리해야 되는 전례없는 이 시대에 주님의 치유와 은총은 더욱 기다려집니다. 대림절기에 우리의 가파른 삶을 주의 사랑으로 붙들어 주소서.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 우리의 욕망이 지구의 환경을 무너뜨렸음을 자백하고 회개합니다. 지구의 창조주인 양 다스리고 범했습니다. 이제 불가피하게나마 우리가 멈추자 지구는 조금씩 회복되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코로나19는 탈선할 수 있는 지구의 선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욕망을 멈추고, 줄이고, 보다 자연에 가깝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겸손히 성찰하는 피조물들이 되게 하소서. 삶의 존재 방식을 새롭게 모색하고 전환하는 하나님의 자녀들 되게 하소서.

정의가 깃든 새하늘과 새땅을 기다리며 먼저 주님 앞에 감사드립니다. 교회의 지체들, 신앙의 형제자매들을 주사 힘들거나 기쁠 때나 함께 하게 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주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지난 한달 동안 일하다 죽어간 노동자들이 쉰명이 넘었습니다(52명,오마이뉴스 12.01). 전태일 열사의 50년 전의 절규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미처 못다 핀 젊은 노동자, 어린아이들을 둔 가장들, 힘든 분야에서 나이 들도록 늘 애쓰던 중장년 노동자들의 생명과 인권이 눈앞의 이익보다 우선하는 사회가 되게 하소서.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소유했던 것들이나 기억이 아니라 ‘사랑’만이 유일한 것이라는 어느 시인의 통찰에 귀 기울이며, 생명을 경시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가장 낮은 자리로 오시는 아기 예수. 그 예수를 아는 지식이 우리의 영성을 변화시키고,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밀알이 되게 하소서. 우리의 삶터와 일터에서 그 변화의 씨를 발아하고 새하늘과 새땅을 이루는 일에 당신이 기뻐하는 자녀가 되게 하소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면서 더욱 외로워질 수 있는 교우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교우들을 주님께서 위로해주소서. 주님 품으로 가신 고 김재훈 장로님. 평생을 가슴에 묻고 살았던 아들, 김세진 열사를 만나셨겠지요. 이생에서의 삶이 끝나고 하늘길 오르셨으니 주님 곁에서 평안히 안식하게 하소서. 김순정 권사님과 가족들에게도 빈자리를 버텨낼 힘을 주소서. 투병중이신 박종걸 권사님, 힘든 과정 잘 이겨내고 꼭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옵시며, 김중자 장로님, 양무용 권사님, 유영지 학생, 최풍식 장로님 한분한분 아프지 않게,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주여 치유의 은혜 베풀어 주옵소서. 요양중인 교우들을 건강하게 지켜주시옵고, 우리 교우들, 본인이 아니면 그 힘듦을 우리는 다 알 수 없사오나 주님은 아시오니, 각 가정, 각 교우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아시는 주여,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소서. 주님은 저희의 방패, 산성이시나이다.

오늘 말씀을 전하시는 신목사님께 성령께서 붙들어 주시고, 듣는 저희에게는 감동을 일으키사 한 주일을 넉넉히 살아내는 양식이 되게 하소서. 예배를 위해 수고하는 여러 손길들과 찬양을 드리는 교우들을 통해 주님 영광 받으시고 축복하여 주옵소서. 또한 어디에서 예배를 드리든 서울제일교회 식구들과 그 권속들을 지켜 보호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님께 드린 건 없사오나 늘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