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삶이 되다!

1모든 백성이 한꺼번에 수문 앞 광장에 모였다. 그들은 학자 에스라에게,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지고 오라고 청하였다. 2일곱째 달 초하루에 에스라 제사장은 율법책을 가지고 회중 앞에 나왔다. 거기에는, 남자든 여자든, 알아들을 만한 사람은 모두 나와 있었다. 3그는 수문 앞 광장에서, 남자든 여자든,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에게 새벽부터 정오까지, 큰소리로 율법책을 읽어 주었다. 백성은 모두 율법책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5학자 에스라는 높은 단 위에 서 있었으므로, 백성들은 모두, 그가 책 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스라가 책을 펴면, 백성들은 모두 일어섰다. 6에스라가 위대하신 주 하나님을 찬양하면, 백성들은 모두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주님께 경배하였다. 8하나님의 율법책이 낭독될 때에, 그들이 통역을 하고 뜻을 밝혀 설명하여 주었으므로, 백성은 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9백성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 울었다. 그래서 총독 느헤미야와, 학자 에스라 제사장과,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이 날은 주 하나님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말고 울지도 말라고 모든 백성을 타일렀다. 10느헤미야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돌아들 가십시오. 살진 짐승들을 잡아 푸짐하게 차려서, 먹고 마시도록 하십시오. 아무것도 차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먹을 몫을 보내 주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의 거룩한 날입니다. 주님 앞에서 기뻐하면 힘이 생기는 법이니, 슬퍼하지들 마십시오."

(느 8:1-3. 5-6. 8-10)

페르시아 시대

주현절 후 세 번째 주일인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구약성서의 본문은 느헤미야 8장 1절로 10절의 말씀입니다. 느헤미야는 에스라와 더불어 ‘역대기계 역사서’로 분류되며,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페르시아 시대를 알려주는 중요한 책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은 출애굽 사건 이후 ‘12지파 동맹체’로 출발했다가 후에 ‘왕국’으로 바뀌었는데, 그 왕국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는 통일왕국이었다가, 그 후에는 ‘남 왕국 유다’와 ‘북 왕국 이스라엘’로 분열되었습니다. 주전 721년에 북 왕국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에 의해 멸망했는데, 아시리아의 민족 혼합정책에 의해 이스라엘인들은 메소포타미아로 끌려갔고,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이스라엘로 이주했습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이후 유대인들이 혼혈인 사마리아인을 천대하기에 이릅니다. 또한, 남 왕국 유다는 주전 587년에 ‘바빌론’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바빌론은 수차례에 걸쳐 많은 유대인을 바빌론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것을 ‘바빌론 포로기’라고 하지요.

바빌론에 이어 근동의 새로운 패권국이 된 나라가 ‘페르시아’입니다. 페르시아 왕 고레스는 바빌론에 끌려온 유대인들에게 귀향을 허락하고,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을 명령했습니다. 에스라기와 느헤미야기는 바로 이 페르시아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제2의 출애굽

유대인들이 수차례에 걸쳐 바빌론으로 유배를 떠났듯이, 유배 갔던 유대인들은 수차례에 걸쳐 유다로 귀환합니다. 저들은 먼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했고, 이어서 예루살렘 성읍과 성벽을 복구했습니다. 고레스의 칙령 반포(B.C. 538)에서 예루살렘 성벽 복구(B.C. 445)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0년입니다. 이렇듯 귀환한 유대인들은 온갖 내우외환을 이겨내고 우여곡절 끝에 성전 재건과 도성 복구라는 과업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성전 재건과 도성 복구는 외적 조건을 회복한 것인데, 외적 조건을 아무리 완벽하게 회복했더라도 내적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북 왕국 이스라엘이나 남 왕국 유다가 성전이나 도성이 없어 멸망했습니까? 아닙니다. 성전도 있었고, 도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외적 조건만으로는 제국의 침략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없이 하드웨어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에스라와 느헤미야는 성전 재건과 도성 복구와 더불어 그 옛날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자기네 조상들에게 내려주신 율법을 바탕으로 ‘시내산 계약’을 회복하고 백성을 쇄신하는 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바빌론 포로기를 끝내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과 도성을 재건하고 새로운 계약 공동체로 다시 태어난 유배 이후의 시대를 ‘제2의 출애굽’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 복습

‘주현절 후 첫째 주일’이었던 지지난 주일은 ‘주님의 세례일’이기도 했습니다. ‘주님의 세례일’은 예수가 세례받은 사건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이에 비추어 우리 각자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처음으로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을 거행했습니다.

그날 제가 미국연합감리교회(UMC)의 예식서가 세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례는 하나님께서 그의 은총으로 우리를 자녀로 삼으신다고 선포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우리가 믿음과 사랑으로 살겠다고 하나님께 응답하는 우리의 약속이다.”

먼저 세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 자녀로 인정하신다고 선포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비록 하나님의 자녀였지만 그것을 몰랐거나 인정하지 않고 살아온 우리에게 하나님은 세례받을 때 “내가 너를 내 자녀로 인정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은총’입니다. 자격이 없지만, 기꺼이 인정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세례받을 때일까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절대 자유’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자발성’을 존중합니다. 강제로, 억지로 우리를 회개하게 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기다리시다가 집 나간 탕자가 스스로 돌아오면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이하십니다. 신의 자리를 버리고 인간의 자리까지 내려와 인간과 계약(covenant)을 맺고, 스스로 그 계약에 얽매이십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이요 은총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이 지극한 사랑과 은총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인간의 자발적인 응답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래서 “(세례는) 우리가 믿음과 사랑으로 살겠다고 하나님께 응답하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약속의 표시로 물을 사용합니다. 세례는 원래 물속에 몸 전체를 담그는 침례였습니다. 이는 물속에 잠겨서 죽었다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례란 옛 자아를 물속에 죽이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예식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홍해를 건넜듯이, 하나님의 뜻만을 따르기 위해 자기 뜻을 물속에 수장시키는 일입니다. 즉 옛사람에 대해서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예식입니다. 세상 풍조, 세상 가치에 따라 살던 내가 죽고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서 사는 새로운 나로 부활하는 상징입니다. 이렇듯 세례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계약과 파기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은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에 우리가 믿음으로 응답할 때 이루어집니다.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구원은 언제나 하나님이나 인간 혼자만으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구원은 없지만, 인간 없이도 구원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구원은 하나님과 인간의 합작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원과 계약/언약(covenant)은 같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이 둘 다 있어야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듯이, 계약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모든 계약은 두 당사자 간에 하게 되어있습니다. 양쪽이 합의하고 서로 어기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것이 계약입니다. 일단 계약을 하면, 쌍방이 거기에 매이고, 일방이 아니라 쌍방에게 지킬 의무가 발생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영원하고 무한한 신이 유한한 인간과 계약을 맺는다? 언뜻 생각하면 힘의 차이 때문에 인간이 절대 불리한 ‘불평등 계약’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입니다. 왜? 처음부터 신은 인간과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신은 인간에게 명령하면 됩니다. 그리고 따르지 않으면 벌을 주면 됩니다. 그런데 신이 큰 손해를 보면서 인간과 기꺼이 계약을 맺습니다. 인간을 계약 파트너로 인정합니다. 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신과 인간의 계약은 처음부터 ‘신의 사랑 고백’에 다름 아닙니다. 이것이 구약성서가 말하는 계약의 원뜻입니다.

출애굽 한 히브리들은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계약을 맺고 이스라엘로 재탄생했습니다. 여호와/야훼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하나님만 섬기기로 약속했습니다. 하나님만 섬긴다는 말은 다른 그 어떤 것도 하나님으로 섬기면서 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돈이나 명예나 지위 등을 하나님으로 섬기며 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풍요나 번영이나 편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것은 선도 악도 아니지만, 그런 것을 우선으로 추구하면, 그런 것이 목표가 되면 악이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결실이면 문제가 없지만, 그것을 먼저 추구하거나 그것이 목표가 되면 우리는 결국 그것의 노예가 됩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그것을 섬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가 왜 망했습니까? 침략국들이 너무 강했기 때문입니까? 그것도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아시리아가 얼마 후에 남 왕국 유다도 침공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강력한 힘이 있었어도 실패했습니다. 성경은 북 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가 멸망한 이유를 힘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상숭배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계약에 충실했지만, 이스라엘은 계약을 파기했기에, 즉 이스라엘이 하나님 아닌 것들을 신으로 섬기고 추종했기에 멸망했다고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어 저들을 사랑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단 한 번도 파기된 적이 없습니다. 계약 파기는 항상 이스라엘 측에서 벌인 일이었습니다.

말씀 앞에 서서 울다

이것을 전제하고 오늘 본문 말씀을 보시기 바랍니다. 바빌론 포로에서 귀환한 유대인들은 100년 가까이에 걸쳐 성전을 재건하고 도성을 복구했습니다. 비록 과거의 모습에 비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래도 이제 비빌 언덕이 생겼습니다. 이렇듯 성벽 복구를 끝으로 외적 조건을 어느 정도 회복한 유다 백성들은 자진해서 내적 쇄신으로 나아갑니다. 그 시작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에스라기와 느헤미야기의 두 주인공이 다 등장합니다. 평신도인 느헤미야는 총독이었고, 사제인 에스라는 율법학자였습니다. 그런데 내적 쇄신은 이 두 지도자가 주도하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가 어떤 일을 기획하기도 전에 백성들이 먼저 길을 찾았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기도와 눈물과 땀과 희생과 용기로 이루어낸 유다 백성은 이제 자기들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언약의 백성이었던 것입니다. 그 가슴 벅찬 깨달음이 그들을 한자리로 불러모았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습니다. 남자와 여자,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이들은 수문 앞 광장으로 몰려와 학자 에스라에게 율법책을 읽어달라고 청했습니다.

에스라는 임시로 만든 높은 나무 단 위에 서서 율법을 낭독했습니다. 그들은 에스라가 율법 두루마리를 펼치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낭독되는 율법의 말씀을 경청했습니다(3절). 에스라가 위대하신 주 하나님을 찬양하면 백성들은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면서 얼굴을 땅에 대고 주님께 경배했습니다. 레위 지파 사람들은 아람어밖에는 모르는 이들을 위하여 히브리어로 낭독되는 말씀을 아람어로 통역해주었습니다.

본문 9절은 “백성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모두 울었다”고 증언합니다. 왜 울었을까요? 우리는 보통 두 가지 이유로 웁니다. 슬퍼서 울고, 기뻐서 웁니다. 저들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기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면서도 그것을 망각한 채 우상을 숭배하며 살아왔던 삶을 크게 뉘우치며 회개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욕심에 이끌려 살아왔던 삶에 대한 회한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열정적으로 모이고, 말씀을 경청하고, 마음으로 응답하고, 진정으로 자기의 죄를 슬퍼할 때 저들은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고 믿습니다. ‘율법의 말씀’은 달리 말하면 ‘계약의 말씀’입니다. 주님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 서로 지키기로 약속한 계(誡)와 명(命)이 바로 율법입니다. 따라서 저들은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과 계약을 맺었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고, 그 계약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그리고 하나님의 꿈을 다시 떠올렸을 것입니다. 즉 말씀을 통해, 그 말씀 너머에 있는 하나님을 다시 만났던 것입니다. 자격이 없는 자기들을 기꺼이 계약의 파트너로 삼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힘없고 약하고 낮고 가진 것 없는 자들을 택해 망가진 창조세계를 재건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꿈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 앞에서 어찌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이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우리의 힘이다

우리는 이솝 우화 ‘해님과 바람’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세찬 바람이 아니라 따스한 햇빛이었습니다. 저는 이와 비슷하게 사람을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힘은 통회의 눈물이 아니라 환희의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회의 눈물은 분명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지만, 손발까지 움직이게 하기에는 뒷심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기쁘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이고, 이것보다 더 먼 여행은 가슴에서 손발로의 여행이라는데, 슬픔의 눈물은 전자를 그리고 기쁨의 눈물은 후자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래서 본문 9절 하반절은 “총독 느헤미야와, 학자 에스라 제사장과,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이날은 주 하나님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말고 울지도 말라고 모든 백성을 타일렀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말을 슬픔을 너머 기쁨의 단계까지 나아가라는 말로 알아듣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잘못 살아온 지난날을 회개함을 넘어서 그런데도 나를 믿고 용납하시고 나아가 당신 일까지 맡겨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앞에서 감격하고 기뻐하라는 말로 새겨듣습니다. 그 이유는 10절의 마지막 말씀 때문입니다. 새번역은 이 말씀을 “주님 앞에서 기뻐하면 힘이 생기는 법이니, 슬퍼하지들 마십시오”라고 번역해서 그 뜻을 알쏭달쏭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가톨릭새번역은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라고 번역했습니다. 개역개정도 같은 뜻으로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우리 힘의 원천입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세상은 고사하고 나 자신조차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와 세상을 바꾸는 힘은 하나님이 베푸시는 기쁨입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십니다. 그저 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온전히 깨닫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내 속에 기쁨이 넘치고 그 기쁨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오늘 증언 제목을 “말씀이 삶이 되다!”라고 했습니다. 말씀이 내 머리를 깨우치고 가슴을 울리고 손발을 움직입니다. 그것이 말씀이 삶이 된 단계입니다. 느헤미야는 그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을 또는 이르게 될 것을 미리 기뻐하라고 합니다. 잔치를 열라고 합니다. 그래서 10절은 “돌아들 가십시오. 살진 짐승들을 잡아 푸짐하게 차려서, 먹고 마시도록 하십시오”라고 권면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차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먹을 몫을 보내 주십시오”라는 권면이 이어집니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누라”는 말이 의무일 때는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를 돌보고 당신 것을 기꺼이 나와 나누셨다”는 머리로 깨닫고 가슴으로 느끼면 그 기쁨이 내 손발을 저절로 움직이게 합니다.

올해 우리 서울제일교회 성도들 모두에게 “말씀이 삶이 되는” 은혜가 넘치길 축원합니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기꺼이’ 말씀대로 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