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아주신 분을 사랑하는 사람

1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낳아주신 분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 그분이 낳으신 이도 사랑합니다. 2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압니다. 3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무거운 짐이 아닙니다. 4하나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다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승리는 이것이니,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 5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6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요일 5:1-6)

어버이주일

‘어버이주일’입니다. 이 복된 주일 아침에, 자식을 낳고 기르느라 애쓴 이 땅의 모든 어버이께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또한 그들을 통해 이 세상에 오게 된 모든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빕니다.

저에게 올해 ‘어버이주일’은 다른 해보다 더 특별합니다. 제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제 부모님의 아들이고, 저의 자녀들의 아버지입니다. 그래서 제게 어버이날은 ‘감사를 드리는 날’인 동시에, ‘감사를 받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런 어버이날이 제게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어머님과 장모님이 생존해 계시기에 찾아뵙거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지만 두 분이 다 연세가 많으셔서 몇 년 뒤에도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올해 어버이날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제게 새 식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무뚝뚝한 아들들의 축하를 받을 때와 며느리가 차려주는 축하 밥상을 받는 것에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더군요. 아직 그 맛과 즐거움을 모르는 분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이라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나중에 손주를 보면 또 얼마나 더 좋을까요!

예로부터 생명은 이렇게 이어져 왔습니다.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또 그 자식의 자식에게로. 우리가 매년 어버이주일을 지키는 까닭은 삶의 분주함 속에서 까맣게 잊고 사는 우리의 근본을 돌아보자는 뜻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있기에 비로소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라는 존재는 저절로 또는 혼자 힘으로 지금의 내가 된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이들의 사랑과 수고와 돌봄으로 빚어진 존재입니다. 자칫하면 잊기 쉬운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자꾸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남 귀한 줄 알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해마다 어버이주일을 지키는 것입니다.

징검다리

성경은 우리에게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앞서 말했듯이, 첫째로 우리는 그분들을 통해 이 세상에 왔기 때문입니다. 나의 ‘있음’은 그분들의 ‘계심’을 통해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싫든 좋든 부모는 우리 생명의 뿌리이십니다. 우리는 가지일 뿐입니다. 뿌리 덕분에 가지가 사는 것이지 가지 덕분에 뿌리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부모 공경은 자기 뿌리에 대한 존중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부모답지 못한 부모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자식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안겨주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차마 그런 이들까지 공경하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예외적 경우가 있다 해도 부모는 기본적으로 생명의 전달자입니다. 따라서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부모님은 우리의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당신 백성들이 지켜야 할 계명을 주신 하나님은 부모들에게 그 계명을 후대에 가르치는 책임을 맡겨주셨습니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언제든지 가르치십시오”(신 6:7). 여기서 ‘가르친다’는 말은 ‘보고 배우도록 한다’는 뜻으로 읽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자식들을 가르칩니다. 말 없는 가르침인 셈입니다. 가르침에는 당연히 반면교사(反面敎師)도 포함됩니다. 이에 더해서 부모는 자식에게 잘잘못을 가리게 해서 어긋난 길로 가지 않도록 해줍니다.

셋째, 부모는 우리를 세상과 이어주는 소중한 통로이고, 하나님에게 이르게 하는 중요한 징검다리이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의 처음 네 계명은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나머지 여섯 계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룹니다. 이 두 범주를 이어주고 있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라는 다섯 번째 계명입니다. 이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먼저 부모 공경으로 구체화한 후에 비로소 이웃에 대한 사랑과 책임으로 발전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부모 공경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이웃에 대한 사랑 사이에 있는 징검다리입니다.

빚진 존재임을 자각할 때

그러면 우리가 진심으로 부모님을 공경할 때는 언제입니까? 그것은 부모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입니다. 스스로 빚진 존재임을 깊이 자각할 때 사람은 사람다워집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삽니다. 철없는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당연의 세계에는 감사가 없습니다. 감사는 사람의 성숙함을 나타내는 징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햇살에게’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른 아침에/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하루 종일/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좋은 시인은 예언자다”라고 했는데, 정말로 맞는 말입니다.

좋은 시인은 우리가 살면서 잃어버리기 쉬운 마음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김현승 시인은 ‘감사하는 마음’이란 제목의 시에서 “감사하는 마음―그것은 곧 아는 마음이다!/내가 누구인가를 그리고/主人이 누구인가를 깊이 아는 마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 부모가 다른 부모에 비해 별 볼 일 없고 많이 부족해도, 내 존재의 뿌리이고 나를 낳고 키우느라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희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누구나 감사할 수 있고, 그 감사는 부모 공경에서 하나님 신앙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새의 사랑법과 우리의 잘못

시인 이야기가 나온 김에 도종환 시인의 ‘새의 사랑’이란 시도 소개할까 합니다. 시인은 나뭇가지 위에 지은 둥지에 앉아 처연히 비를 맞고 있는 새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새끼들이 비에 젖을세라 두 날개로 꼭 품어 안고 쏟아지는 비를 다 맞는 새의 모습이 시인의 가슴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새들도 저렇게 새끼를 키우는구나” 생각하니 숙연해졌습니다.

하지만 어미 새의 사랑은 거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새들의 깃털이 돋아나고 마침내 나는 법을 가르쳐야 할 때가 오자 어미 새는 조금 떨어진 옆 나무에 벌레를 물고 앉아 새끼들이 제힘으로 날아올 때를 기다렸습니다. 새끼들이 노란 부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울어대도, 자기 스스로 날아올 때까지 어미는 숲 어딘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덜 자란 날개를 퍼덕이며 떨어지다가 가까스로 날아오르자 어미는 새끼 새의 입에 벌레를 넣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미 새의 사랑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의 마지막 연을 직접 들어보시지요.

새끼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할 만큼 자라고 / 숲 그늘도 깊어가자 어미 새는 지금까지 보여준 / 숲과 하늘보다 더 먼 곳으로 새끼들을 멀리멀리 / 떠나보내는 거였습니다 / 어미 주위를 맴돌며 머뭇거리는 새들에게 /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 정을 접는 표정을 보이는 거였습니다 / 사람이나 새나 새끼들을 곁에 두고 사랑하고픈 건 / 본능일 텐데 등을 밀어 보내고 /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눈물도 보이지 않고 /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미물에 불과한 새도 자기 새끼를 이렇게 키운다는데,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은 자기 자녀를 어떻게 키우는지요? 인생이 다 그렇듯이, 모든 부모는 부모 역할이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면서 알아가는 것이 부모 역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실수가 잦겠습니까! 부모가 하는 큰 실수와 착각 중 하나는 자녀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비록 자녀는 나를 거쳐서 왔어도 내게서 온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지요. 그러니 결코 내 소유가 아닙니다. 부모는 단지 ‘하나님의 자녀’를 맡아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할 뿐입니다. 이걸 착각하면 결코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합니다.

다른 하나는 아이들 기죽이지 않는다고 해 달라는 것을 다 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키운 아이들은 욕망을 포기하는 것도, 욕망이 충족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즉시 손에 넣을 수 있을 때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은 고마움이라는 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자신이 누리는 것을 소중하게 여길 줄도 모릅니다. 부모들은 당연히 그렇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당연의 세계에는 감사가 없습니다.

예수의 가족

여기서 좀 엉뚱한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예수님은 부모님을 공경했을까요? 어찌 보면 예수님은 참 불효자처럼 보입니다. 공생애 이후는 가난한 가정 살림에 보탬이 되지 않았고, 그가 택한 삶이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자 어느 날 마리아는 다른 자녀들과 함께 예수를 찾아갑니다. 어머니가 찾아오셨다는 전갈을 들은 예수님은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고 물으시고는 둘러앉은 사람들을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내 어머니와 내 형제자매들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막 3:33-35). 참 매정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새겨들어야 합니다.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을 ‘가족 이기주의를 강화하라’는 말로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진정한 효도는 ‘가족주의’를 넘어서는 데 있습니다. 가족주의에 철저한 이들일수록 다른 이들의 고통에 둔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만, 자기 자신만 사랑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자기밖에 모르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자가 됩니다. 마땅히 자기 가족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기 가족만 사랑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러면 자기 가정도 또 세상도 결코 하나님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부모 공경을 통해 하나님 공경을 배우고, 부모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하나님에게 받은 은혜를 감사합니다. 그런 뜻에서 앞서 말했듯이 부모 공경은 하나님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당연히 내 가족을 사랑해야 하지만 내 가족만 사랑한다면 그것은 출발점에만 머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내 가족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가족의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이 뜻입니다. ‘확대’ 가족을 지향하라는 것입니다. 내 가정을 먼저 하나님 나라 만들고, 그 범위를 점점 넓히고 확장해 온 인류가 내 가족이 되게 하고, 온 세상이 우리 가정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확대된 가정

대표적인 확대 가정이 바로 교회입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막 3:3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게 하려고 하나님께서 불러 모으신 확대된 가족입니다. 그러니 교우들은 내 아버지요 어머니며, 형제요 자매고, 아들이고 딸입니다. 교회 안에서 가족 아닌 사람이 있으면 안 됩니다. 서로 허물을 감싸 안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살펴야 합니다. 서로 거리를 두고 겉모습만 보이면 안 됩니다. 쇼윈도 부부처럼 쇼윈도 가족이 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은 그런 삶을 연습하라고 우리를 교회 공동체로 인도하셨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교회 밖에도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까지도 내 식구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넉넉함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의 물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타자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꿈과 연결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웃들을 밀어내지 않는다

끝으로 오늘 본문 말씀을 잠시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어버이주일과 관계없이 교회력에 따른 성서일과표가 제시한 것인데, 제가 지금껏 말한 것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버이주일을 맞아 부모 공경으로부터 하나님 공경으로, 가족 사랑으로부터 이웃 사랑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분은 반대 방향의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나뿐 아니라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이니, 하나님의 자녀인 이웃을, 너의 형제자매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어버이이고, 즉 생명의 근원이시고, 인류는 다 같은 근원에서 비롯된 형제자매들이니 배척하거나 차별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존중하고 보듬으라는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조시마 장로의 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옥이란 다름 아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 그렇습니다! 사랑할 수 없음이 지옥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사랑에 무능한 사람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천국에 속한 사람으로 살게 됩니다. 그러니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 해도 우리는 단호히 사랑을 택해야 합니다. 제가 오늘 증언에 많은 시를 인용했는데, 마지막으로 반칠환 시인의 짧은 시 한 편을 더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목은 ‘뻐꾸기의 서원’입니다. 내용은 딱 한 줄입니다. “지빠귀를 밀어내지 않는다”. 이게 끝입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뻐꾸기의 탁란(托卵) 습성—즉 새가 다른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키우게 하는 일을 알아야 합니다. 뻐꾸기는 지빠귀 둥지에 알을 낳습니다. 지빠귀는 자기 알과 뻐꾸기알을 동시에 품습니다. 하지만 먼저 알에서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둥지 안에 있는 지빠귀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냅니다. 그리고 지빠귀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독차지합니다. 자기 몸집의 몇 배가 되는 뻐꾸기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지빠귀 어미의 모습은 애처롭습니다. 어느 날 뻐꾸기는 진짜 어미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훌쩍 둥지를 떠나버립니다. 남겨진 자빠귀 어미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뻐꾸기처럼 사는 것은 아닌지요?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 시가 반칠환 시인의 ‘뻐꾸기의 서원’입니다. “지빠귀를 밀어내지 않는다”. 자기가 살고자 남을 해치지 않겠다는 맹세입니다. 지금 우리는 내가 (잘)살고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웃을 죽음으로, 음지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에게도 이런 맹세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웃들을 밀어내지 않겠다.”

오늘 증언이 횡설수설 두서가 없었습니다만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부모님 공경과 사랑을 통해 하나님 공경과 사랑, 그리고 이웃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공경과 사랑으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당연한 도리를 행함으로써 이기주의라는 죄와 악을 넘어서자는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성인’이란 단어를 ‘이룰 成’과 ‘사람 人’ 대신 ‘이룰 成’에 ‘어질 仁’을 써서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란 말입니다. 이 복된 어버이주일에 우리가 모두 더 큰 사랑의 사람으로 거듭나, 우리 사랑이 내 자식과 가족을 넘어 이웃과 세상으로 넘쳐흐를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