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하라

16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17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형제자매의 궁핍함을 보고도, 마음 문을 닫고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이 그 사람 속에 머물겠습니까? 18자녀 된 이 여러분, 우리는 말이나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합시다. 19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진리에서 났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20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러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보다 크신 분이시고, 또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21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요, 22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23하나님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24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께서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그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우리는 압니다.(요일 3:16-24)

죽어라! 사랑하라! 사랑을 위해 죽어라!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지난주에 이어 요한1서 3장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지난 사순절 동안 강단 증언을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 ‘죽어야 산다.’,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아야 한다.’ 하는 말씀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너무도 옳은 말씀이지만 우리가 따르기에 너무 부담된다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따르는 성서일과는 부활절 이후 6주 동안 사랑의 공동체라 불리는 요한1서의 말씀을 제시하고 있어서 당분간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하라’ 하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십자가를 져라’ ‘기꺼이 죽어라’ 하는 무거운 말씀에서 ‘사랑하라’ 하는 조금은 가벼운(?) 말씀을 듣게 되었나 싶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늘 본문이 시작되는 17절을 보니 ‘사랑하되, 형제자매를 위해 목숨을 버리라’ 하기 때문입니다. ‘죽어라’에서 ‘사랑하라’로 바뀌어서 ‘참 다행이다.’ 했는데 이제 ‘사랑을 위해 죽어라’ 하네요.^^ 아무래도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는 적당히 피해 가는 길은 없나 봅니다. 그래도 주님께서 감당할 힘 또한 더해 주시니 너무 겁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민조직가 기초과정과 돈의동 사랑방의 경험

오늘 본문을 살펴보기에 앞서 최근 제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먼저 나누는 것으로 증언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3월 초부터 한국주민운동교육원이라는 곳에서 ‘주민조직가 기초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미 주민조직운동(Community Organization)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주민조직훈련은 1968년 박형규 목사님께서 판자촌과 산동네에서 살고있는 도시빈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도시선교위원회’의 교육과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조직화 된 힘만이 그들 자신을 도울 수 있다는 신념 아래 판자촌 주민조직화 훈련을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70년대 도시빈민지역, 강제철거현장, 공단 및 농촌지역에까지 주민조직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제가 이 교육과정을 듣게 된 것은 (사)박형규목사기념사업회에서 ‘길위의 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활동가를 양성 및 지원하기로 하였는데, 우리 교회에서 고민하는 마을공동체와 지역 활동과 연계해서 저를 추천하였기 때문입니다.

저와 함께 이 과정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의 사회복지, 지역자활 활동가들입니다. 열정적이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년들과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고민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들으면서 국내총생산(GDP) 3만 불의 풍요사회와 그 이면에 감춰진 빈곤지대의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곳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동안 ‘우리 사회 양극화 현상과 청년빈곤이 심각하구나’ 생각만 했지, ‘관심 있게 들여다보지 않고 외면하고 살았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빈곤’하면 가난하거나 소득이 적은 상태만 생각하기 쉬운데 ‘빈곤’의 의미에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끊긴 배제와 여러 조건의 결핍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우울감과 무력감이 내면화된 소외가 모두 ‘빈곤’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 국가들에서는 ‘빈곤’이라는 용어 대신에 ‘사회적 배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2주 전에는 돈의동 사랑방이라는 현장을 탐방하였습니다. 돈의동 사랑방은 종로3가역 뒤편에 있는 돈의동 쪽방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종로3가의 번화한 상가 골목 사이로 조금만 들어가면 1~2평의 쪽방이 무려 600여 개 모여있고, 그 중간에 돈의동 사랑방을 만들어 서로 돕는 주민조직을 세운 것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돈의동 주민협동회인데, 이들의 모토는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하면 할 수 있습니다”하는 것입니다. 방세를 못 내면 주인에게 폭력을 당해도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돈이 떨어지면 며칠이고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것들이 이들의 삶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스스로 마을식당을 만들고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둘씩 함께 밥상을 나누다 보니, 끈끈한 유대가 생기고 나아가 조합을 만들어 서로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저에게 잊히지 않는 장면은 현장 탐방하러 갔던 낯선 이들인 우리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환대하는 그분들의 환한 얼굴이었습니다. 그 꾸밈없는 웃음이 아직도 잊히지 않고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분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아마도 며칠 동안 보이지 않으면 문을 두들겨 밥을 챙겨주는 것이고, 방세를 못 내 집주인에게 두들겨 맞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요한공동체의 대안 – 사랑의 공동체

오늘 본문인 요한1서 3장 16절부터 18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형제자매의 궁핍함을 보고도, 마음 문을 닫고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이 그 사람 속에 머물겠습니까? 자녀 된 이 여러분, 우리는 말이나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합시다.”

예수님과 함께 하던 시절 사도들은 그 누구나 예외 없이 그야말로 ‘사랑의 공동체’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이후 교회들은 다소 혼란스러웠습니다. 예수님께서 곧바로 재림하시리라 믿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모습으로 예수님의 재림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을 저버리지 않고 지켜나갔습니다. 그때 신앙 공동체의 존속을 위한 여러 가지 대안들이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대안이 교회를 제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로 대표되는 초대 교회 공동체 전통입니다. 이들은 교회를 조직화하여 질서를 만들고 또한 윤리 규범을 확립하여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초대 교회 대안들 가운데는 그와는 다른 대안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도화가 아니라, 소규모의 친밀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대안이었습니다. 바로 요한으로 대변되는 ‘사랑의 공동체’ 전통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지킬 대안을 예수로부터 이어지는 ‘참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를 통해 ‘참 사랑’을 경험하고, 또한 자기 삶으로 사랑을 이어갔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참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어느새 예수를 닮아있는 이들을 통해 사랑의 길로 나아가는 희망을 보고, ‘사랑의 공동체’가 되자 했던 것입니다.

당시 요한공동체가 있던 1세기 말은 로마제국과 유대교가 공동체를 압박하고, 내적으로는 영지주의가 공동체 안으로 침입해 분열의 위기가 형성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는 공동체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보다는, 현실을 도피하려는 탈현세적 흐름이 공동체 내에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지주의는 지상의 삶, 육체적인 삶을 헛된 것으로 보고 영적 지혜를 추구하는 경향을 일컫습니다. 요한 서신이 문제 삼고 있는 영지주의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사랑의 유대를 저버린 삶의 태도였습니다. 영지주의를 따르는 분파는 스스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고, 구원받았다는 확신과 자긍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상한 영적 지혜를 추구하고 이미 자신들이 그 영적 세계 안에 있다고 생각한 까닭에 지상의 삶, 무엇보다도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사랑의 삶에는 중요한 가치를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한1서의 저자는 2장 9절에서 10절에 이렇게 말합니다.

“빛 가운데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기의 형제자매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가운데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의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이니, 그 사람 앞에는 올무가 없습니다.”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영적 지혜를 믿고 따르는 것이었지 형제자매와의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사랑의 소중함을 머리로 부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영적 지혜 말고 사랑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겼다고 본문은 전하고 있습니다. 요한1서 3장 15절에는 ‘자기 형제자매를 미워하는 사람은 누구나 살인하는 사람이라고’ 굉장히 단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나 증오가 아닙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입니다. 형제자매의 궁핍함을 보고도 무관심한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이 그 안에 머물 수 없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사랑은 관념이나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행동이며 헌신이고 자기희생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서 우리도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우리 주위에 무관심한 채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나?

우리의 신앙은 무엇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까? 우리는 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하고,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은 하나님이 가진 힘 때문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까? 우리는 종종 스스로 되물어야 합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공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들에게 예배를 해왔고, 신들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희생 제물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서 제를 지내거나 예배를 드리기도 하고, 전지전능한 힘으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배는 신이 가진 절대적인 힘에 의존해 드리는 예배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까? 기독교 신앙인에게 예배란 무엇입니까? 신앙인에게 예배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크고, 그 사랑이 너무 감사해서 기꺼이 우리의 삶을 드리겠다고 결단하는 행위입니다. 바울 사도는 우리가 하나님께 바쳐야 할 합당한 예배는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는 것(롬12:1)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 예배를 온전히 드리는 방법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우리의 삶을 통해 기꺼이 드리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도 이곳 예배실에서 한 시간 드리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온전히 실현되고 행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예배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사랑,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우리 삶의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행할 때 우리의 예배가 온전히 드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수도승을 찾아와 신에게 귀의하는 길을 알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수도승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없습니다. 나는 그런 세속적인 일로 죄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런 식으로 타락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진실로 나는 신을 깨닫고 싶어 노력해왔을 뿐입니다.” 수도승이 다시 물었습니다. “아직 한번도 사랑의 고통을 느껴 본 적이 없다는 말입니까?” 그 구도자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진실을 말하는 중입니다.” 수도승이 세 번째로 물었습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사랑한 적이 없었습니까? 정말로 한 사람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단 말입니까?” 대망을 품은 그 남자는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실례지만 왜 자꾸 똑같은 질문을 물어보십니까? 나는 사랑이란 글자를 건드린 적조차 없습니다. 나는 자각을 이루고 싶습니다. 신의 경지를 바랄 뿐입니다.” 수도승이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만일 당신이 아무라도 좋으니 누군가를 사랑한 경험이 있고 사랑의 꼬리라도 잡아 본 적이 있다면, 나는 그것에 기초해서 당신이 신에게 귀의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도와줄 수 없습니다. 친구여! 지금까지 아무도 사랑해 본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신을 향한 그 어떤 길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아파 본 사람이 아파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지 않고,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과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만큼 우리도 그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삶, 그것이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 맡겨진 도리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는 것,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닙니다. 바로 사랑하는 일일 뿐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일은 그 어떤 것에 우선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어떤 격식을 갖춤으로써 스스로를 구별하는 것보다, 진정으로 마음으로부터 상대를 배려하고 나아가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사랑이야말로 삶의 근본입니다.

이제는 머리와 마음으로만 믿지 말고 몸으로 우리 신앙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증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늘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는 시 중에서 박노해 시인의 <발바닥 사랑>이라는 시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박노해, <발바닥 사랑> 전문

우리가 머리로 하는 사랑을 넘어 가슴으로 하는 사랑에 이르고, 또 그 사랑을 넘어 발바닥으로 하는 사랑에 당도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리스도의 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 때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이 드러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되, 구체적으로 삶의 행동으로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되, 형제자매를 위해 목숨 내놓을 만큼 진실함으로 사랑하십시오. 내 주위에 있는 아주 작은 이들에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으로 구체적인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을 행할 때,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또한,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