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종이 된 자유인

16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해야만 합니다.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 17내가 자진해서 이 일을 하면 삯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마지못해서 하면, 직무를 따라 한 것입니다. 18그리하면 내가 받을 삯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내가 복음을 전할 때에 값없이 전하고, 복음을 전하는 데에 따르는 나의 권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입니다. 19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20유대 사람들에게는, 유대 사람을 얻으려고 유대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면서도, 율법 아래에 있는 사람을 얻으려고 율법 아래 있는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21율법이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율법이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율법 안에서 사는 사람이지만, 율법 없이 사는 사람들을 얻으려고 율법 없이 사는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22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약한 사람들을 얻으려고 약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되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가운데서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는 것입니다. 23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복음의 복에 동참하기 위함입니다. (고전 9:16-23)

그리스인 조르바

국내 한 대형 서점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문학 가운데 우리나라의 5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책이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장편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라고 합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올해로 예순 살이 되었는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스테디셀러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주 오래전에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안소니 퀸’(Anthony Quinn) 주연의 흑백영화를 보았을 뿐입니다.

왜 우리나라의 50대가 이 책을 가장 많이 사서 봤을까요? 몇 년 전, 국내 최초로 ‘휴(休)테크’란 개념을 제안하였고, 󰡔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책을 펴내서 화제가 됐던 명지대 김정운 교수가 뜬금없이 학교에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갑자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라고 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부닥쳐 고심하다가 과감히 자유를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김정운 교수처럼 자유를 갈구하는 우리나라 50대들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사서 읽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 50대들이 남자건 여자건 자유인으로 살지 못하고, 뭔가에 속박되어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노무현 재단’의 YouTube 방송 <알릴레오 북스>에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부제로 이 책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광고인 박웅현 님이었는데, 그분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웅현 님은 ‘조르바’로 대표되는 참된 자유인은 다음의 세 가지에 충실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① ‘카르페 디엠’(Carpe diem), ②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③ ‘아모르 파티(Amor Fati)’입니다.

라틴어로 된 이 세 가지 짧은 잠언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직역하면 ‘이날을 붙잡아라’입니다. ‘현재를 즐겨라’라고 의역되기도 합니다. 풀이하자면 ‘오늘을 충실히 살라’는 말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난날을 후회하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날 때문에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말며, 지금, 이 순간, 오늘에 집중해서 그것을 영원처럼 살라”는 뜻입니다.

이 잠언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로 보완됩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풀이하면, “너는 언젠가 반드시 죽을 것임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즉, “우리의 삶은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니, 아무렇게나 의미 없이 시간 죽이며 살지 말고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인 양 뜻깊게 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모르 파티’(Amor Fati) 역시 앞의 두 잠언을 보완합니다. 트로트 가수 김연자가 부른 유행가 제목이기도 한 ‘아모르 파티’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풀이하면 “운명이니 팔자니 하면서 자기 형편과 처지만 탓하지 말고, 그 형편과 처지를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거기에서부터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온전히 오늘을 살라’는 ‘카르페 디엠’과 ‘죽을 존재임을 기억하며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멘토 모리’, 그리고 ‘자기 운명을 긍정하며 최선을 다해 살라’는 ‘아모르 파티’는 각각 다른 표현이지만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우리 인간은 참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카잔차스키’의 주장이라고 박웅현 님은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보면 불교의 가르침과 비슷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 말씀에서 바울은 좀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자유는 개인적인 해탈이나 득도의 상태를 말한다면, 그리스도교의 구원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구원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만약 내가 자유로워졌다면 아직 그렇지 못한 이웃을 자유롭게 하는 일에 나서야만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자유는 반쪽짜리 자유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그리스도교에서는 개인의 구원과 공동체의 구원은 구분은 되지만 절대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의 본문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종이 된 자유인

인류의 보편적 가치 중 하나인 ‘자유’는 그리스도교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기독교의 뿌리인 유대교는 ‘출애굽’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사건입니다. 즉, 이스라엘이 공동체적으로 처음 경험한 하나님은 바로 자신들을 ‘자유롭게 한 야훼(여호와)’였습니다. 또 죄로부터의 자유,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근심과 걱정으로부터의 자유, 세상으로부터의 자유, 심판으로부터의 자유 등등 모든 형태의 자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나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고난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를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셨다’라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유는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갈라디아서 5장 1절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라고 말했고, 바로 이어 13절에서는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유를 누리게 하려고’ 부르심을 받았고, 해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 자유를 선물 받았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선물 받은 이 자유를 잘 보존하여 계속 자유인으로 살아가느냐일 것입니다. 바울은 그 해답을 갈라디아서 5장 1절과 13절 하반절에서 각각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1b절에서는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13b절에서는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라고 당부합니다. 여기서 새번역이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라고 번역한 것을 공동번역은 “사랑으로 서로 종이 되십시오”라고 번역했고, 개역은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고 번역했습니다. 자유인으로 살려면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5:1b)라는 말은 이해가 되는데, “종노릇 하라”(5:13b)는 말은 언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말과 “종노릇 하라”(5:13b)는 말은 서로 모순되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갈라디아서 말고 오늘 본문 말씀에서도 이와 비슷한 역설적인 말을 남겼습니다. 19절의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바울 자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유인이 되었는데, 이제 그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종이 된 자유인”, 이것이 바울이 고백하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입니다. 이렇듯 바울은 우리에게 ‘자유’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복종’입니다. 복종이 싫어서 자유를 추구했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유를 얻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그 자유를 포기하고 복종하겠다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요? ‘하나님에게 매인 해방’이라는 형용 모순적인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이 역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모든 사람의 종이 된 까닭

지금 바울은 ‘그리스도의 종’을 넘어 ‘모든 사람의 종’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경험한 자유가 너무도 크기에,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도 맛보게 해 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세상이 있는데, 궁상을 떨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광활한 자유의 새 하늘과 새 땅을 본 사람이 보기에 일상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안쓰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자기를 비워 종의 몸을 입고 땅에 내려오심과 같이, 바울은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기 위해 스스로 종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참 자유입니다.

‘더 많은 사람을 얻는다’는 말은 많은 이들을 내 편으로 만든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웃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것, 자유와 해방으로 인도하는 것 그 이상의 의도가 없습니다. 어떤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강요해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는 자유를 알지 못하고 허덕이는 이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스스로 종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되었다”. 이 말은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철저한 자유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입니다. 또한, 종이 된다는 말은 관념적인 수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섬김으로 나타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친히 닦아주신 것처럼 바울은 이웃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기 위해서 어떤 고난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영혼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기 위해서는 종이 되어야 합니다. 그의 영혼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있다면, 그의 구원을 정말로 원한다면 우리는 종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는 사랑

이렇듯 바울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주는 자유를 맛보게 해 주려고, 그래서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려고 그들 곁으로 다가섭니다. 그런데 그냥 다가서지 않습니다.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는 자의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율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율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율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율법에 대해 모르는 사람으로 처신합니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믿음이 약한 사람처럼 되어 다가갑니다. 마치 물이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을 바꾸듯 그는 여러 모양으로 자기를 변신시킵니다.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젊은 시절 벨기에 남부의 보리나쥬라는 탄광촌에서 전도사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꿈을 안고 그곳으로 갔지만, 사람들은 거듭되는 불행과 고통 때문에 하나님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들의 삶에 다가가려고 애를 썼지만 아무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젊은 빈센트는 크게 낙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연료로 사용할 석탄을 줍느라고 한나절을 보내고 돌아온 저녁, 뜻밖에도 많은 광부와 그 가족들이 예배당으로 몰려왔습니다. 빈센트는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힘차게 설교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겐, 모든 슬픔은 희망과 뒤섞여 있는 법입니다. 끊임없이 거듭 태어남, 끊임없이 암흑에서 광명을 향해 나아감, 그것밖에 없습니다.” 예배를 마쳤을 때 한 부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그에게 말했습니다. “빈센트 전도사님, 저는 사는 게 하도 힘들어서 하나님을 잃어버렸었지요. 그런데 전도사님이 내게 하나님을 되돌려주셨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빈센트는 주민들의 이런 변화를 보고 몹시 놀랐습니다. 왜 그들이 갑자기 자신을 하나님의 사도로 인정해 주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올라가 거울을 보는 순간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닦는다고 닦았지만, 그의 눈썹과 턱에는 석탄 가루가 묻어 시커멨던 것입니다. 그는 탄성을 지릅니다. “그렇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날 받아들인 거야. 마침내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된 거야.”

보리나쥬의 주민들이 빈센트의 설교를 귀담아들은 것은 바로 ‘입장의 같음’ 때문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입장의 같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을 자꾸 변신시켰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복음의 약화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은 담기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그 형태를 바꾸지만, 물의 본성 자체가 바뀌는 법은 없습니다. 어떤 그릇에 담기든 물은 물입니다. 바울은 술꾼들을 얻기 위해 술꾼처럼 된 것이지 술꾼이 된 것은 아닙니다. 죄인들을 얻기 위해 죄인처럼 된 것이지 죄인이 된 것은 아닙니다. 공자는 이것을 가리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했습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잘 어울릴 줄 알지만, 그에게 동화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바울이 그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자기중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가운데서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는 것”, 바로 그것이 그의 목표였습니다. 같아짐이나 어울림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자유의 길로 인도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잃지 않았기에 그는 자기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가 그런 목표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죄인이었던 그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신의 영을 불어넣어 주신 주님의 사랑을 체험했기에, 그런 사랑을 받은 그는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바울처럼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면 됩니다. 주님을, 주님의 영을 내 안에 모셔 들이면 됩니다. 그래서 바울처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그 후에는 주님의 사랑 안에 온전히 맡기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할 일입니다. 내가 뭔가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부자유가 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하되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맡김에서 오는 편안함, 홀가분함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유입니다.

결국은 사랑

오늘을 포함하여 3주 동안 고린도전서 7장, 8장, 9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지지난 주일에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살라!”는 제목으로 “언제 어디서나 녹색 그리스도인으로 살자”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사랑은 덕을 세웁니다”라는 제목으로 “나 중심이 아니라 너 중심으로 이웃을 배려하며 살자”고 했습니다. 오늘은 “스스로 종이 된 자유인”이라는 제목으로 “참된 자유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장마다 강조점이 조금씩 다르고, 거기에 따라서 메시지도 각각 달랐지만, 공통점은 ‘이웃 사랑’이었습니다. 생태 문제도, 배려 문제도, 구원 문제도 결국은 이웃 사랑의 문제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를 사랑해야 합니다. 자유인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기만 사랑하면 안 됩니다. 자유인에 머물기만 하면 안 됩니다. 자유를 포기하는 자유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왜?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믿고, 닮고, 따르고자 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렇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땅히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그것이 이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만드는 길입니다. 그것이 모두 함께 상생하는 길입니다. 만약 우리가 자기 사랑에만 머물고, 자유인의 단계에만 머물면 남도 구원 못 하고 자기도 구원 못 합니다. 기독교가 아니라 ‘개독교’가 됩니다. 한없이 자유롭지만, 너를 위해서 나를 버릴 수도 있는 자유인, 그것이 우리가 그리고 있는 성도의 모습일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가 모두 스스로 종이 된 자유인의 복된 삶을 살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