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으로부터의 자유

1이 모든 말씀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다. 2"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3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 4너희는 너희가 섬기려고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서 우상을 만들지 못한다.… 7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 8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 9너희는 엿새 동안 모든 일을 힘써 하여라. 10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희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12너희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이 너희에게 준 땅에서 오래도록 살 것이다. 13살인하지 못한다. 14간음하지 못한다. 15도둑질하지 못한다. 16너희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지 못한다. 17너희 이웃의 집을 탐내지 못한다. 너희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나 할 것 없이, 너희 이웃의 소유는 어떤 것도 탐내지 못한다." (출 20:1-17)

잘못된 근성 뿌리 뽑기

창조절 여섯째 주일인 오늘, ‘교회력에 따른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구약 본문은 출애굽기 20장 말씀입니다. 출애굽기 20장에는 그 유명한 ‘십계명’이 등장합니다. 재밌는 것은 주기도문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두 곳에 있듯이, 십계명도 출애굽기와 신명기 두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마태복음 6장과 누가복음 11장에 나오는 ‘주기도문’은 차이가 좀 나는 데 비해,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나오는 ‘십계명’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제가 ‘출애굽기 연속 증언’을 하면서 출애굽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삶의 터전이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옮겨간 것’에 있지 않고, 이스라엘 자손들이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변한 것’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출애굽기의 핵심 메시지는 장소의 변화가 아니라 사람의 변화입니다. 펜이 바뀐다고 글씨체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는 곳이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바뀐다고 노예가 자유인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길이든 낙타와 같습니다. 주인은 밤사이 낙타를 묶어 둡니다. 그러고는 아침에 끈을 풀어놓습니다. 그래도 낙타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묶여 있던 지난밤의 경험 때문입니다. 경험이 쌓이면 노하우도 되지만 근성도 됩니다. 그런데 근성에는 좋은 것도 있지만, 나쁜 것도 많습니다. 거지근성, 속물근성, 노예근성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나쁜 근성(根性)을 뿌리 뽑는 방법의 하나로 종교는 계명(誡命)을 지키도록 합니다.

계명은 ‘~을 하지 말라’는 계(誡)와 ‘~을 하라’는 명(命)이 합쳐진 말로 끊임없이 자기를 수련하여 근성(根性)을 바꾸도록 합니다. 이는 ‘본성’(本性)을 바꾸자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본성은 사람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성질이라 바꿀 수 없습니다. 천성(天性)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성(根性)은 뿌리가 깊게 박혀서 고치기 힘든 성질이지만, 뿌리 뽑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쉽지 않고 어렵지만, 계와 명을 지키는 생활이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우리가 매주 ‘지구를 위한 행동 52주’를 지키는 것도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기후 위기를 초래했기에 기후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습관을 갖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 이는 의사가 내리는 당뇨 처방과도 같습니다. 의사는 당뇨약만 처방하지 않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도 처방합니다. 당뇨를 일으킨 원인을 뿌리 뽑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우리가 ‘지구를 위한 행동’들을 습관화하지 않으면, 지구 온도는 계속해서 조금씩 올라가고, 결국 인류는 파멸에 이를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당뇨약만 먹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수행’하지 않으면, 당뇨는 조금씩 더 진행될 것이고 결국은 합병증으로 죽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을 하지 말라’와 ‘~을 하라’는 ‘계명’을 지키면 살고 안 지키면 죽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계명을 잘 안 지킵니다. 몰라서 못 지키는 것이 아니고, 아는데 잘 안 지킵니다. 왜? 잘못된 습관이 근성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종교는 신의 이름으로 계명을 지키라고 합니다. 그래야 구속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노예근성을 뿌리 뽑고자 십계명을 주십니다. 저들이 지키면 살 것이고, 안 지키면 죽게 될 것입니다.

십계명=하나님 나라의 헌법

십계명을 본문으로 증언한다면 최소 열 번 이상은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탐내지 못한다”는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입니다. 왜냐면 창조절에, 특별히 기후 위기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탐욕’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을 보면, 십계명의 거의 모든 계명은 “～을 하라”가 아닌 “～을 하지 못한다”는 ‘절대 금지명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에덴동산에 있던 금단의 열매를 연상시킵니다. 금단의 열매는 “모든 것을 다 먹어도 이것만은 먹지 말라”는 한계와 기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한계와 기준은 인간을 속박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을 시험하려는 걸림돌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 한계와 기준은 마치 사고가 잦은 길목에 세워 놓은 위험 표지판과 같은 것입니다. 그 표지판은 해당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세워 놓은 것입니다. 즉 사람들을 속박하거나 시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생명을 보호하고 자유를 유지하게 하려고 세운 것입니다. 이렇듯 한계와 기준이 있어야 하라는 것도 분명하고, 거기에 대한 자유도 확실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절대 자유’가 있으려면 ‘절대 금기’가 지켜져야 합니다. 그 전제 밑에서 ‘질서’라는 것이 비로소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로부터 해방된 이스라엘 공동체는 시나이산에서 야훼 하나님을 뵙고, 그분 백성으로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기 위한 ‘새로운 삶의 길’을 부여받습니다. 그것이 바로 십계명입니다. 십계명은 하나님 백성이 되는 길, 해방된 공동체가 자유를 보존할 수 있는 근본 규범입니다. 하나님의 생명 안에 머무는 바탕 질서입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 나라의 헌법인 셈입니다. 따라서 십계명은 인간의 자유를 얽어매는 올가미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살면서 그 원천에서 나오는 자유와 생명을 체험할 수 있게 보장해 주는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도 십계명을 하나님 나라의 지침으로 삼고 힘써 지켜야 할 것입니다.

욕망과 탐욕

한데 오늘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은 다른 계명들과는 달리 좀 유별납니다. 그것은 다른 계명들이 인간의 ‘외적 행위’를 다루는 데 비해, 이 계명은 ‘내적 동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내적 동기란 다름 아닌 인간의 ‘탐욕’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욕망’과 ‘탐욕’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바라는 것, 즉 ‘욕망’은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은 필요에 따라 무엇인가를 바랍니다.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바라고, 목이 마르면 마실 것을 바라고, 추우면 입을 것을 바라고, 피곤하면 쉬기를 바랍니다. 또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것을 갖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본능’이란 이름으로 이러한 욕망을 삶을 위한 당연한 전제로 여깁니다. 이런 뜻에서 본다면 욕망은 삶을 삶답게 하는 의지라고도 할만합니다.

그런데 ‘욕망은 그 크기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욕망의 크기를 가늠하여 ‘그것은 이만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필요가 충족되면 절제가 따라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이렇듯 욕망이 절제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그것을 더이상 욕망(欲望)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탐욕(貪慾)’이라고 부릅니다. 탐할 탐(探)자와 욕심 욕(慾)자를 쓰는 탐욕은 글자 그대로 ‘욕심을 탐하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욕망이 탐욕에 이르면 그것은 이미 삶을 삶답게 하는 의지가 아닙니다. 단순한 본능도 아닙니다. 삶을 추진하고 지탱하는 원동력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노예로 만듭니다. 삶이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욕망으로 삶이 질질 끌려다니게 됩니다.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나중엔 술이 술을 마시고, 결국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이미 사람이 아닙니다. 욕심의 노예가 되어 욕심이 시키는 대로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하게 됩니다. 그러나 욕심은 또 다른 욕심을 낳기 때문에 ‘욕심 채우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살아있는 한, 한순간도 쉬지 않고 ‘채워지지 않는 욕심 채우기’를 위해 정말 게걸스럽게 살아갑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딱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모습입니다.

안식일의 참뜻

야고보서 1장 15절은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탐욕은 결국 죽음을 가져온다는 겁니다. 그런데 탐욕은 자기만 파멸에 이르게 하지 않습니다. 나와 함께 사는 뭇사람들에게 치유될 수 없고 지워질 수 없는 상처와 상흔을 남깁니다.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동시대에 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 사람의 탐욕 때문에 알게 모르게 희생당하는지 모릅니다. 개인이나 집단의 탐욕은 공동체 전체를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더구나 그 파멸은 동시대를 넘어섭니다. 내 탐욕 때문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까지 피해를 봅니다. 삶의 공동체는 다만 동시대적이고 동일 공간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역사적인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탐욕은 ‘역사적인 파멸’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후 위기’ 문제 아닙니까? 더 잘 먹고 잘살고자 하는 우리의 탐욕 때문에 미래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기후 지옥’에 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성서는 우리에게 탐욕의 사슬을 끊기 위한 여러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십계명의 제4계명인 안식일 계명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안식일 계명은 안식일법과 안식년법 그리고 희년법으로 확대되고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세 법의 공통점은 ‘휴식’ 곧 ‘일의 중단’에 있습니다. ‘안식일’에는 일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쉬고, 짐승도 쉽니다. 사람과 짐승이 일하지 않으니, 땅도 그들에게 혹사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일의 중단’은 단순히 노동 뒤 휴식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생산하지 않고, 벌어들이지 않고, 소유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욕심을 스스로 억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금욕을 뜻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에 비해 생산력이 취약했던 고대 농경사회에서 안식일 하루 동안 일을 중단한다는 것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을 전제해야 합니다. 즉 안식일까지도 쉬지 않고 일할 때에 비해 덜 풍요롭게 살게 됨을 뜻합니다. 그런데도, 아니 오히려 그것을 위해서 안식일에 일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안식일법에 나타난 야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안식일은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물질에 대한 욕심과 하나님을 생각하지 못하게끔 방해하는 모든 요소에서 해방되어, 세상에 노예가 되지 않기를 다짐하고 금욕의 필요와 보람을 공동체로 모여 확인하는 날입니다. 이렇듯 안식일법이나 안식년법이나 희년법은 모두 탐욕을 억제하는 상징성과 실천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안식일은 우리의 탐욕을 일주일에 한 번씩 억제해 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다시 말하면 욕심도 휴일을 가지라는 겁니다.

집착으로부터의 해방

오늘 증언 주제에 대해 묵상하다가 아주 오래전에 본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에서 읽은 같은 제목의 글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여러분 중 많은 분이 읽어보셨을 것입니다. 다시 읽어보아도 감동적이고 큰 깨달음을 주어서 여기서 다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1968년에 법정 스님이 당신 거처를 봉은사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겼을 때, 어떤 스님이 이름있는 난초 두 분(盆)을 선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는 법정 스님과 그 난초들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그 난초들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습니다.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난초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슨’이라는 비료를 바다 건너가는 친지들에게 부탁하여 구해 오기도 했습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 주었고, 겨울에는 필요 이상으로 실내 온도를 높이곤 했습니다. 이렇듯 애지중지 가꾼 보람으로 그 난(蘭)은 이른 봄이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연둣빛 꽃을 피워 설레게 했고, 잎은 초승달처럼 항상 청결했습니다. 그래서 다래헌을 찾아오는 사람마다 싱싱한 난을 보고 한결같이 좋아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법정 스님이 어떤 분을 뵈러 다른 절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우었습니다. 그때 문득 생각난 게 있었습니다. “아차!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그냥 왔구나!” 법정 스님은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 주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 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때 법정 스님은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집착(執着)이 괴로움임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해 버린 것이다.” 그걸 깨닫게 되자, 법정 스님은 그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난을 가꾸면서부터는 승가의 여행기(旅行期)인 산철에도 나그넷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 했고,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이나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법정 스님은 난초에 지독히 집착해 있던 자기 자신을 새삼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침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때 법정 스님은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다는 서운함과 허전함보다, 날을 듯이 홀가분한 해방감이 앞섰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하루에 한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답니다. 법정 스님은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를 터득했던 것입니다.

법정 스님이 애지중지했던 두 분(盆)의 난처럼 나도 무엇엔가 욕심을 부리며 크게 집착해 있지는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이 자신을 꼼짝 못 하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무언가에 대한 내 욕심이, 내 집착이 내 영생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걸 한 번 버려보면 어떻겠습니까? 나를 사로잡고 있는 미련, 집착에서 해방되어 봅시다.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봅시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 나를 텅 비워야만 충만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자신을 스스로 산 제물로 내어줌으로써 우리의 구세주가 되신 주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모든 것을 한꺼번에 버리지는 못해도, 아주 작은 것부터 포기해 보십시다. 만약 우리가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그것을 움켜쥐고 있을 때는 결코 얻을 수 없었던 큰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서 반복될 때,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에 이미 참여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