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2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그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였다. 3…“당신들은 지금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나와서, 이 모든 회중을 다 굶어 죽게 하고 있습니다.” …11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12“나는 이스라엘 자손이 원망하는 소리를 들었다. 너는 그들에게 ‘너희가 저녁이 되면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빵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하고 말하여라.” 13그날 저녁에 메추라기가 날아와서 진 친 곳을 뒤덮었고, 다음 날 아침에는 진 친 곳 둘레에 안개가 자욱하였다. 14안개가 걷히고 나니, 광야 지면에, 마치 땅 위의 서리처럼 보이는, 가는 싸라기 같은 것이 덮여 있는 것이 아닌가! 15이스라엘 자손이 그것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서로 “이게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당신들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입니다.” (출 16:2-15)

기후정의 주간

지난 한 주간 어떻게 보내셨나요? 지난 주일은 ‘기후정의주일’이었고, 한 주간동안 기후정의와 관련해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주일 오후에는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를 초청해 ｢서울노회 기후정의위원회｣가 주최한 ‘기후정의주일 기념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월요일에는 ‘기후 운동, 나눔과 북돋음’이라는 주제로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전체 모임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의 집행위 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린 수요일에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주관으로 ‘자전거 탄 기도회’가 있었습니다. 어제 토요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가 주관한 ‘기후정의주일 연합예배’가 있었고, 이어서 ‘923 기후정의행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서울노회 중구시찰회｣가 남산에서 ‘기후위기 걷기기도회’를 합니다.

지난 주일에 드렸던 ‘기후정의주일예배’부터 시작하면 오늘까지 총 7번의 기후정의 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교우 여러분은 그중에 몇 개나 참석하셨나요? 우리 교회에는 7개 행사 모두에 참석하신 분도 계십니다. 바로 생명환경부장 김명일 권사이십니다. ‘부장’ 자격이 충분하시지요?

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5개 행사에만 참석했으니 ‘개근’하지 못했다고 주눅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가 할 수 있을 만큼 하셨으면 됩니다. 비록 행사에는 참석 못 했어도, 매일 신도회 단톡방을 통해 전달된 ｢주간 기도문｣으로 기도하셨을 줄 믿습니다. 기후정의 주간동안 우리는 매일 사회적 약자이자 기후 약자인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했습니다. 장애인, 여성, 농민, 도시빈민, 노동자, 청년이 그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기도문을 읽고 묵상하면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기도문을 쓴 분들이 당사자로서 자기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었기 때문에, 평소에 저들의 고통에 무심했던 제가 부끄러웠고, 그래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문제와 답 찾기 : 변화의 과정

이렇듯 여러 가지로 분주했던 ‘기후정의 주간’을 보내고 오늘 창조절 네 번째 주일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본문은 출애굽기 16장 말씀입니다. 지난 몇 주일 동안 출애굽기를 차례로 읽으면서 떠오른 단어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었습니다. 한 문제가 등장해서 해결하고 나면, 곧바로 다른 문제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노예살이’였습니다. 하나님은 노예살이로부터 히브리인들을 해방했습니다. 이집트 제국의 압제로부터 히브리 노예들을 탈출시켰던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출애굽’이었습니다. 그런데 출애굽을 한 히브리인들은 곧바로 홍해 앞에서 ‘죽음’의 문제와 마주합니다. 뒤에는 최신예 무기로 무장한 이집트 군대가 따라오고, 앞에는 거대한 바다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진퇴양난’(進退兩難)입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합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판입니다. 하지만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이 일어나,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습니다.

한숨을 돌렸더니 이제 ‘먹거리 부족’이 새 문제로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이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출애굽기에는 인간이 살면서 겪는 다양한 문제가 하나하나 등장하고, 그 문제의 해결책 또한 제시되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인간은 점점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이렇게 보면 인생의 문제는 꼭 나쁜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다 나은, 좀 더 높은 단계의 인간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온실의 화초처럼 생존의 문제와 직면해 보지 못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가 출애굽기 연속 증언을 시작하면서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삶의 터전이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옮겨간 것’에 초점이 있지 않고, 이스라엘 자손들이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변화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출애굽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이런저런 삶의 문제들과 만나고, 그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조금씩 변화해 갔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도 그 변화 과정 중 하나입니다. 본문을 보시겠습니다.

만나와 메추라기

오늘 본문 말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그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였다”(2절). 바로 앞 절인 1절을 보면, ‘그 광야’는 ‘신 광야’였고, ‘때’는 ‘둘째 달 보름이 되던 날’이었습니다. 출애굽기 12장을 보면, 출애굽의 디데이(D-day)였던 ‘첫 번째 유월절’이 ‘첫째 달 열나흗날’에 있었으니까, 딱 한 달이 지난 때였습니다.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식량이 다 떨어지자 이스라엘 자손은 지도자 모세와 아론에게 항의했습니다.

차라리 우리가 이집트 땅 거기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배불리 음식을 먹던 그 때에, 누가 우리를 주님의 손에 넘겨주어서 죽게 했더라면 더 좋을 뻔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나와서, 이 모든 회중을 다 굶어 죽게 하고 있습니다. (3절)

이 말이 무슨 말입니까? 이집트에 있을 때는 비록 종살이하긴 했지만, 고깃국 끓이는 가마솥 곁에서 밥은 배불리 먹었는데, 모세 당신 때문에 먹을 것 하나 없는 이 광야에서 굶어 죽게 됐으니 책임지라는 말입니다. 이렇듯 이스라엘 자손들이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자 하나님께서는 아침에 만나를 주시고 저녁에 메추라기를 주셨습니다.

메추라기는 해마다 9, 10월이면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서 아프리카로 날아왔다가 이듬해 5, 6월에 돌아가는 철새입니다. 지중해 큰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오느라고 힘이 빠진 새들이 시나이반도에 내려앉을 때 사람들은 힘 안 들이고 그것들을 잡아서 먹었습니다.

또 위성류(渭城柳)라는 나무에 붙어사는 깍지벌레의 분비물이 땅에 떨어지면 밤 동안에 온도가 낮아서 하얗게 굳어지는데 맛이 달착지근하다고 합니다. 요즘도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그걸 즐겨 먹는데, 바로 그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침마다 내려주신 만나가 아닐까 하고, 많은 학자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기적

그러니까 만나와 메추라기 사건은 하나님이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행한 ‘초자연적인 기적’이 아니라 ‘자연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 때문에 실망하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은혜를 깨닫는 것, 그것이 ‘신앙’입니다. ‘만나’가 바로 그 진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본문 13b~15절을 다시 보겠습니다.

13b다음 날 아침에는 진 친 곳 둘레에 안개가 자욱하였다. 14안개가 걷히고 나니, 광야 지면에, 마치 땅 위의 서리처럼 보이는, 가는 싸라기 같은 것이 덮여 있는 것이 아닌가! 15이스라엘 자손이 그것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서로 “이게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당신들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아침 안개가 걷히자 땅 위에 널려 있는 이상한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묻습니다. “이게 뭐지? What is this?” 이를 히브리 말로 옮기면 ‘만후’입니다. 바로 여기서 ‘만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날 이후로 이스라엘 자손들은 광야 생활 40년 동안 ‘하나님이 먹으라고 주신 양식’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만나’라고 하면서, 즉 “이게 뭐지?” 하고 물으면서 먹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식사할 때마다 “이게 뭐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양식이지”라고 묻고 대답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기적이 되지 않겠습니까? 범사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듯 일상에서 은혜를 깨닫는 것, 이것이 ‘어른’ 신앙입니다. 초자연적인 기적을 체험하고 믿는 신앙은 ‘어린아이’ 신앙입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렇게 변화해 갔던 것입니다.

‘獨’차지=‘毒’차지

그런데 만나 이야기는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15절로 끝나지만 바로 이어지는 16절 이하의 말씀이 있고, 이것도 중요합니다.

16“주님께서 당신들에게 명하시기를, 당신들은 각자 먹을 만큼씩만 거두라고 하셨습니다. 당신들 각 사람은, 자기 장막 안에 있는 식구 수대로, 식구 한 명에 한 오멜씩 거두라고 하셨습니다.” 17이스라엘 자손이 그대로 하니, 많이 거두는 사람도 있고, 적게 거두는 사람도 있었으나, 18오멜로 되어 보면,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들은 제각기 먹을 만큼씩 거두어들인 것이다. 19모세가 그들에게 아무도 아침까지 그것을 남겨 두지 말라고 하였다. 20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모세의 말을 듣지 않고, 아침까지 그것을 남겨 두었다. 그랬더니, 남겨 둔 것에서는 벌레가 생기고 악취가 풍겼다. 모세가 그들에게 몹시 화를 내었다. 21그래서 그들은 아침마다 자기들이 먹을 만큼씩만 거두었다. 해가 뜨겁게 쪼이면, 그것은 다 녹아 버렸다. (출 16:14-21)

이 말씀은 ‘만나가 하늘 양식이 되는 비결’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용할 만큼만 거두는 것’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거두어 남겨 두면 벌레가 생기고 악취가 풍겼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는 명백합니다. ‘獨’차지는 ‘毒’차지라는 사실입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른 채 자기 몫 이상의 것에 욕심을 내면 그것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고 기도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주일예배 중에 회중의 대표가 ‘오늘의 기도’를 드리고, 곧이어 전체 회중이 ‘주의 기도’를 드립니다. 회중 대표는 문자 그대로 회중을 대표해서 우리 공동체 전체가 바라는 바를 하나님께 아룁니다. 그리고 이어서 전 회중은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를 함께 드림으로써 개인과 우리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우리가 희망하는 바는 물론이고 우리가 되어야 할 모습까지를 ‘강령’으로 되풀이합니다.

제가 지난번에 낮은자리교회에 가서 설교했을 때, 그 교회도 우리처럼 대표기도 직후에 주의 기도를 드렸는데, 아주 천천히 드리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유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랍니다. 그러니까 그냥 외지 않고, 뜻을 헤아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러분은 매 주일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고 기도하면서 걸리지 않습니까? 민망해서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습니까? 오늘 일용할 양식은 물론이고, 내일을 넘어 아주 먼 미래에까지 먹을 양식을 벌어들이고 그것들을 저축하며 살면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고 기도하기가 민망하고 부끄럽지 않습니까?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제가 오늘 증언 제목을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이라고 했습니다. 이 제목은 제 스승이신 안병무 선생님이 사용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따옴표”를 했습니다.

지난 주일에 있었던 조천호 박사의 강연에서 그림 한 장을 보았는데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그 그림에는 지구와 인류의 크기가 비교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활동은 작았고 지구는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류의 활동이 지구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기후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기후를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일찍이 간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앞서 설명한 그림과 간디의 말은 같은 사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지구의 한계를 넘어섰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오늘날 지구는 전 세계인구를 부양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으로 인한 소수의 과잉된 욕망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구 자원은 한계가 있는데, 인구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지구 자원으로도 전 세계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데, 소수의 자원 독점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지구 한편에서는 음식이 남아서 버립니다. 잔반, 즉 먹고 남은 음식만 버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음식이 너무나 많습니다. 조선일보 같은 신문만 발행된 직후 뜯지도 않은 채 폐지로 팔려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그런 물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아 가난한 나라로 보내고 우리는 ‘위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먹지도 않고, 입지도 않고, 쓰지도 않을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그 물건들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하거나 소비하지 않고, 또 버리거나 다른 나라로 보내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그래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아니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가 일어납니다. 이게 과연 정상입니까?

이런 시대에, 적어도 대한민국 같은 나라에 사는 크리스천은 더 이상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라고 기도하면 안 됩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배고픔을 주소서”라고 기도해야만 합니다. 왜? 우리의 탐욕이 문제의 원인이기 때문이며, 그 탐욕을 억제할 때 비로소 희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병무 선생님은 이렇게 기도하자고 말했습니다.

나(우리)에게 배고픔을 주소서. 너의 배고픔이 나의 배고픔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만끽해서 오는 비대함에서 풀려나 그날그날의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는 '너'와 연대하여 진정한 '우리'로 살게 하소서.

저는 이 기도를 다시 읽으면서 조천호 박사가 강연 중에 한 다음과 같은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나의 안전은 타인의 안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후위기 시대에 희망은 홀로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살아남는 게 희망이 아니라 함께하는 게 희망이다.

사랑할 것이 있는 한 희망할 것이 있다.

만나서 맛나게 만나를 나누자

끝으로 다시 ‘만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오늘의 증언을 준비하면서 얻은 결론은 하늘의 양식—생명의 양식인 ‘만나’는 내가 이웃과 ‘만나’서 ‘맛나’게 나누는 것이란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우리가 먹는 음식과 누리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니 남이 누려야 할 몫까지 싹쓸이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조금 여유가 있으면 이웃과 나눠야 합니다. 그래야 ‘맛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나누어 먹으려면 이웃과 사랑으로 ‘만나’야 합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기 위해 우리가 만날 때 하나님은 하늘의 양식으로 우리를 배부르게 해 주십니다.

이번 금요일이 추석입니다. 추석은 우리 삶의 뿌리를 돌아보며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명절입니다. 음식을 함께 나누고 정을 나누면서 우리는 잃어버린 인간다움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을 더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때, 그것은 ‘하늘의 양식’, 곧 ‘만나’로 바뀝니다. 이번 추석에 이 놀라운 사랑의 기적을 경험하는 우리가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