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편에 서자!

21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밀었다. 주님께서 밤새도록 강한 동풍으로 바닷물을 뒤로 밀어내시니, 바다가 말라서 바닥이 드러났다. 바닷물이 갈라지고, 22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한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으며 지나갔다. 물이 좌우에서 그들을 가리는 벽이 되었다. 23뒤이어 이집트 사람들이 쫓아왔다. 바로의 말과 병거와 기병이 모두 이스라엘 백성의 뒤를 쫓아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27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미니, 새벽녘에 바닷물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이집트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물결에서 벗어나려고 하였으나, 주님께서 이집트 사람들을 바다 한가운데 빠뜨리셨다. 28이렇게 물이 다시 돌아와서 병거와 기병을 뒤덮어 버렸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의 뒤를 따라 바다로 들어간 바로의 모든 군대는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였다. (출 14:21-28)

기후정의주일

오늘은 ‘세계교회 창조절’ 세 번째 주일이고, ‘기후정의주일’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작년부터 매년 ‘세계 기후행동의 날’ 직전 주일을 ‘기후정의주일’로 제정해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가 한국교회가 두 번째로 지키는 ‘기후정의주일’입니다.

‘기후정의주일’ 제정의 계기가 된 ‘세계 기후행동의 날’은 스웨덴의 한 소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8년 8월부터 스웨덴의 의회 앞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홀로 ‘기후위기 대응’을 외치는 15세 소녀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레타 툰베리’였습니다. 툰베리의 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소식이 알려지면서, 2019년에는 전 세계 청소년 연대 ‘미래를 위한 글로벌 기후 파업’(Global Climate Strike for Future)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의 ‘UN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앞두고 툰베리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후위기의 피해 당사자인 청소년으로서

우린 정의를 요구합니다.

세계적인 기후위기에서 예외인 사람은 없기에

모두 9월 20일과 27일에 모이기를 바랍니다.

우린 모두 같은 배에 탔으며

무관심해도 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책임을 아이들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이제 어른들도 하던 일을 멈추고 행동에 나서십시오.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함께라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아니면, 누가 나설 수 있겠습니까?

지금이 아니면, 언제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그레타 툰베리의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세계의 시민사회는 2019년부터 매년 9월 마지막에서 두 번째 주 금요일과 마지막 주 금요일을 ‘세계 기후행동의 날’(Global Climate Strike)로 정하고 함께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 9월 20일 ‘금요일’이 아니라, 21일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기후정의행진’을 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후정의행진

올해는 오는 토요일인 9월 23일에 NCCK가 주관하는 ‘기후정의주일 연합예배’가 있고, 바로 이어서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923기후정의행진’도 있습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923기후정의행진’의 표어는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입니다. 포스터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9월 23일, 기후위기 해결을 요구하고 불평등 해결을 촉구하는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해주세요! 기후위기 시대,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다시 시작합시다.

우리 교우 대부분은 ‘기후정의’란 말이 익숙할 텐데, 아직도 이 말이 낯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에는 ‘사회정의, Social Justice’란 말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기후정의, Climate Justice’란 말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기후정의 없이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의 포스터가 말하듯이 ‘기후위기 해결’과 ‘불평등 해결’은 동어반복(同語反覆)입니다. ‘기후정의’는 한마디로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온실가스의 49%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10%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양의 1%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득 상위 10%는 기후위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소득 하위 10%는 기후위기로 인해 생존의 한계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위기 시대에 모두가 인간답게 살려면 먼저 기후정의가 실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증언을 준비하다가, ‘923기후정의행진’ 안내 리플렛을 봤습니다. 거기 실린 글을 읽고 좀 길지만, 여러분에게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기후정의가 사회정의를 포함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녕들 하신가요?

산불과 산사태, 폭염과 폭우를 무사히 지나셨는지요?

날로 기후재난이 극심해져 갑니다.

안타깝게도 매년 이 재난을 건너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납니다.

폭우로 인해 반지하 방과 지하차도에 갇혀서,

냉방시설도 없고 쉬는 시간조차 없는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국가는 어디에 있을까요?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복지예산 축소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한데,

부자감세와 기업규제 완화, 언론통제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가 무너져만 갑니다.

게다가 지금 윤석렬 정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전쟁’을 벌이며

정부를 비판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빨간’ 딱지를 붙입니다.

하다못해 돌아가신 독립운동가마저 낙인을 찍고 역사를 왜곡합니다.

기후위기 앞에서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렬 정부는 도무지 관심이 없습니다.

위험한 핵기술이 만능해결책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핵폭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도 용인하며

일본 정부를 대변합니다.

삼척에서는 아직도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빼앗길 노동자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신공항건설과 국립공원 개발로 생태계가 무너지고 국토 곳곳이 파헤쳐집니다.

시민들 삶에 필수적인 에너지, 교통, 의료, 주거의 공공성은 잠식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넘어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지금 정부는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째, 국가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폭염, 폭우,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부터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째, 위험한 에너지(핵발전, 화석연료)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에너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서비스이므로,

이윤이 먼저인 대기업보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의 삶과 일자리를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셋째, 전국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고 있습니다. 요금 인상을 중단하고 공공이 대중교통을 지원함으로써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 가장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녹색교통 수단인 철도가 이윤추구를 위해 민영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시민의 편리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교통이 필수적입니다.

넷째, 이제는 더 이상의 개발보다 자연상태를 지키는 것이, 기후를 위해서도, 인간을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새만금, 제주도, 가덕도 등에 계획 중인 신공항, 천혜의 자연 설악산 등 국립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 등

모든 생태파괴 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에 이 리플렛은 “9월 23일, 거리로 나와 함께 행진합시다”라고 권합니다. 왜? “평범한 우리가 바로 기후위기의 당사자이고, 다른 세상을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또 “함께 할 때, 우리는 ‘힘’이 있다”고 하면서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로 끝맺습니다.

정의와 평화가 흐르게 하라!

2023년 기후정의주일 주제는 올해 세계교회 창조절 주제와 동일하게 “정의와 평화가 흐르게 하라”이고, 본문 말씀은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는 아모스 5장 24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본문을 따르지 않고,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출애굽기 14장 말씀을 본문으로 택했습니다. 출애굽기의 말씀도 기후정의주일의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 ‘정의와 평화’는 하나님의 꿈입니다. 하나님의 나라/통치는 정의와 평화가 온전히 실현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러면 정의와 평화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불의와 전쟁? 아니면 불의와 갈등? 저는 정의와 평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적(不可分的) 관계이며, 혼자서는 성립이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정의 없는 평화나, 평화 없는 정의는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의와 평화는 공통의 반대말을 가지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폭력’입니다. ‘폭력’은 부정적인 의미의 ‘힘’입니다.

제가 “인류는 문명의 시작과 함께 (하나님이 아니라) ‘힘’(Power)을 신으로 섬겨왔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는데, 그 ‘힘’이 바로 ‘폭력’입니다. 그리고 ‘폭력’이 제도화된 것이 바로 ‘제국’입니다. 출애굽기는 이집트 제국으로부터 히브리 노예가 집단으로 탈출한 사건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정점에 오늘의 본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국의 운명

본격적으로 그것을 살펴보기에 앞서, 창세기에서부터 시작된 ‘제국의 운명’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첫 인간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 한가운데에 있었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습니다. 선악과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었습니다. 즉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것, 아니 소유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것을 혼자 소유한 것, 즉 독점한 것이 바로 성서가 말하는 ‘원죄’입니다.

제 스승 안병무 선생님은 선악과를 ‘공’(公, public)’이라고 말로 바꿔 표현했습니다. ‘사’(私, private)의 반대입니다. 성서는 땅도, 권력도, 인권도 다 ‘공’(公)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공변된 것을 사사로이 취할 수 있습니까? 내가 남보다 힘이 세면 가능합니다. 강제로 빼앗아 차지하면 되니까요. 바로 이때 ‘폭력’이 개입합니다. 힘에 취한 이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동료 인간을 존엄한 타자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욕망 충족의 대상이요 수단일 뿐입니다. 자기 욕망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들을 제거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한 지배의 욕망이 객체화된 것이 제국입니다. 제국은 무한한 자기 확장을 꾀합니다. 제국은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폭력 기계’가 됩니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한 후에 자기의 의지를 강요합니다. 힘없는 이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자기를 바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외는 이렇게 해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은 자연스럽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습니다.

지난 주일 본문이었던 출애굽기 3장은 이집트 제국 아래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비인간적으로 취급당하던 히브리인들의 신음을 하나님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누구의 보호도 기대할 수 없는 생명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십니다. ‘하나님의 들으심’은 ‘사건’이 됩니다. 하나님은 정의와 평화가 무너진 세상을 바로잡으시는 분이십니다. 출애굽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히브리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하셨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토지의 비옥함을 일컫는 말이지만, 누구의 압제도 받지 않는 자유인의 삶을 은유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명백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사람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가능성을 한껏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꿈을 가로막는 이들을 벌하십니다. 압제에서 자유로, 죽임의 문화에서 살림의 문화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바로로 상징되는 이집트의 전제정치를 열 가지 재앙을 통해 심판하셨습니다. 각각의 재앙은 그 문명의 토대를 뒤흔들었습니다. 아홉 번째 재앙인 ‘어두움이 온 땅을 덮는’ 재앙은 태양신의 나라라고 하는 이집트 제국에 대한 심판을 상징하는 동시에, 태양신의 아들을 자처하는 바로에 대한 심판을 뜻합니다. 그리고 열 번째 재앙인 맏아들의 죽음은 그 땅에서 생명의 기운이 고갈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이집트 제국의 정점에 서서 끝까지 강퍅하게 굴었던 바로는 마지막 열 번째 재앙 앞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인 노예의 해방을 허락합니다. 하지만 바로는 곧 생각을 바꿉니다. 히브리 노예는 이집트 제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이었고, 그 기둥이 무너지면 이집트 제국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제국의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바로는 탈출한 히브리인 노예들의 추격에 나섭니다. 출애굽기 14장 6~7절은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6바로는 병거를 갖추고, 그의 군대를 이끌고 나섰다. 7그는 특수병거 육백 대로 편성된 정예부대와 장교들이 지휘하는 이집트 병거부대를 모두 이끌고 나섰다.

바로는 지금 히브리인 민간인들을 다시 잡아 오기 위해 군대를 동원합니다. 무장도 하지 않고, 군사 훈련도 받지 않은, 그리고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뒤섞여 있는 노예들을 붙잡기 위해 이만큼의 군사력이 꼭 필요했을까요? 아닐 겁니다. 바로는 자기 힘을 과시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집트 백성들에게, 히브리인들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말입니다. 그래서 그냥 병거부대는 물론이고 특수병거 육백대로 편성된 정예부대까지 다 이끌고 나섰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미국이 ‘최신예 핵 자산’을 총동원하여 민간인 체포에 나선 것과 비슷합니다.

하나님 편에 서라!

그런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오늘 읽은 본문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널 때의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뒤로 물러설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님은 강한 동풍을 보내셔서 바닷물을 뒤로 밀어내셨습니다. 물이 좌우에 벽처럼 일어서자 백성들은 마른 땅을 밟으며 바다를 건넜습니다. 바로의 말과 병거와 기병이 그 뒤를 쫓아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서자 하나님은 바닷물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셨습니다. 그러자 최강을 자랑하던 바로의 병거와 기병들은 바다 속에 수장되고 말았습니다. 이집트의 말과 병거와 기병은 제국을 지탱하던 ‘폭력 기계’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개입하시자 그 막강해 보이던 폭력 기계가 속절없이 무력화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인간이 망쳐놓은 역사를 바로잡으십니다. 성서의 일관된 주장은 “우리 없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우리와 더불어 세상 구원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를 염원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유대인 랍비 아브라함 조수아 헤셸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꿈을 자기 꿈으로 삼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해산의 수고를 다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읽은 홍해의 기적 역시 히브리인들은 잠잠이 있고, 하나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행하신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서 기자의 해석일 뿐입니다. 사실이라기보다는 사건에 대한 증언일 뿐입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기적은, 온갖 해방 사건과 구원 사건은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으켜왔습니다. 우리 역사만 보더라도 3·1 운동,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촛불혁명 등등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제 “하나님 제 편이 되어주세요?” 하는 기도는 멈추십시다. 대신 “하나님, 제가 하나님의 뜻과 제 욕심을, 그리고 세상의 풍조를 분별할 수 있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해주세요. 늘 하나님 편에 서게 해 주세요. 손해를 보더라도, 불이익을 받더라도, 폭력 앞에서 무섭고 떨리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하나님 편에 서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하십시다. 그런 ‘우리의 선한 힘’이 불의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으면서도 끝내 굴복하기를 거부하면서 끝까지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기적입니다. 굳게 믿으십시오.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면 마침내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