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와 구원

1주님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한창 더운 대낮에, 아브라함은 자기의 장막 어귀에 앉아 있었다. 2아브라함이 고개를 들고 보니, 웬 사람 셋이 자기의 맞은쪽에 서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자, 장막 어귀에서 달려 나가서, 그들을 맞이하며, 땅에 엎드려서 절을 하였다. 3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손님들께서 저를 좋게 보시면, 이 종의 곁을 그냥 지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4물을 좀 가져오라고 하셔서, 발을 씻으시고, 이 나무 아래에서 쉬시기 바랍니다. 5손님들께서 잡수실 것을, 제가 조금 가져오겠습니다. 이렇게 이 종에게로 오셨으니, 좀 잡수시고, 기분이 상쾌해진 다음에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정 그렇게 하라고 하시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6아브라함이 장막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사라에게 말하였다. "빨리 고운 밀가루 세 스아를 가지고 와서, 반죽을 하여 빵을 좀 구우시오." 7아브라함이 집짐승 떼가 있는 데로 달려가서, 기름진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하인에게 주니, 하인이 재빨리 그것을 잡아서 요리하였다. 8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하인이 만든 송아지 요리를 나그네들 앞에 차려 놓았다. 그들이 나무 아래에서 먹는 동안에, 아브라함은 서서, 시중을 들었다. (창 18:1-8)

‘약속과 성취’가 아니라 ‘환대와 구원’?

성령강림 후 세 번째 주일인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은 창세기 18장 1절로 8절입니다. 사실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구약 본문은 8절까지가 아니라 15절까지 이어집니다. 더구나 이에 더하여 추가로 창세기 21장 1절로 7절도 괄호 안에 넣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략한 9절로 15절에는 주님이 ‘이삭이 태어날 것을 약속한 이야기’가 나오고, 추가된 21장 1절로 7절에는 ‘이삭이 태어난 이야기’가 나옵니다. 따라서 오늘 구약 본문이 가리키는 주제는 ‘약속과 성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문을 8절까지로 줄이고, 제목도 ‘환대와 구원’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뻔한(?)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일부러 그랬습니다. 왜냐하면 ‘환대와 구원’이 요즘 저를 사로잡고 있는 ‘화두’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요즘 ‘환대와 완전한 포용을 위해’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기장 목회자 공부방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듣고 짐작하는 분이 있겠지만 이 공부방은 ‘성소수자 목회 연구 모임’입니다. 올해 2월 4일에 임보라 목사가 갑자기 별세하면서, 임보라 목사가 혼자 졌던 짐을 나누어지고자 하는 사람들 이십여 명이 전국에서 모여서, 같이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성소수자 문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서구 선진국과 서구 주류교단에서는 (적어도) 법과 제도적으로는 성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쪽으로 문제가 종결되었거나 종결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문제지 우리도 곧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차별에 반대했는데,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반대한다” 말로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비판하면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제 의견을 표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안이하고 비겁한 태도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했는데, 제가 성소수자의 고통 앞에서 적극적으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지 않고 결국 행동으로 침묵했기에, 저들은 계속해서 혐오와 배제와 차별 때문에 고통받았고, 결국 저들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짐을 혼자만 져야 했던 임보라 목사가 힘에 겨워서 쓰러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임보라 목사가 혼자 졌던 짐을 나누어지고,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가 많이 부족해서 공부를 시작한 단계이고,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건 없는 환대?

‘성소수자 목회 연구 모임’에서 처음으로 읽었던 책은 『차별 없는 그리스도의 공동체』(기사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소화되지 않았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온전한/조건 없는 환대’라는 말입니다. 환대라는 말은 100% 수긍이 가는데, 그 앞에 ‘온전한’이나 ‘조건 없는’이라는 말이 붙으니 머뭇거려졌습니다. 책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르는 공동체로서 교회는 그 누구라도 제약 없이 맞이하는 ‘환대’를 지향합니다. 환대는 그저 베푸는 이의 선한 의지에 따라 낯선 이를 받아들이는 ‘관용’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 환대는 낯선 상대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 환대는, 예수께서 가장 낮은 사람들, 사회로부터 자격을 박탈당한 이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한 것(마 25:1-13), 그리고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 종과 자유인, 남자와 여자가 하나라고 한 것(갈 3:28)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르는 교회는 그 환대의 정신을 구현하는 공동체로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예표입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 비추어볼 때 우리 교회는 어떻습니까? 우리와 다른 낯선 존재를 무조건 받아들였습니까? 그렇지 못했던 경험이 있기에 무조건 ‘아멘’ 하기에 부담스러웠습니다. 이것에 더하여 “내가/우리 교회가 전광훈을 온전히 환대할 수 있나? 윤석렬을 조건 없이 환대할 수 있나?” 하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것은 선악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이상과 현실의 차일까요? 과연 조건이 붙어도 그것이 환대일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이 계속 떠올랐고, 사실 아직까지 완전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 중에 오늘 본문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환대와 구원’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가능한 선에서 질문에 답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많을 텐데, 그것은 다음 기회를 위해서 숙제로 남겨두겠습니다. 이제 본문 내용을 보시겠습니다.

낯선 이의 모습으로 오시는 이

한창 더운 어느 날 대낮, 아브라함은 자기의 장막 어귀에 앉아 상수리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웬 낯선 사람 셋이 자기 맞은쪽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자 아브라함은 마치 반가운 손님이라도 맞이하듯이 달려 나가 땅에 엎드려 절을 하며 그들을 영접합니다. 아브라함은 지금 자기 앞에 서 있는 낯선 사람들의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그들은 다만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들일 뿐입니다. 아브라함은 그 낯선 이들을 마치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들인 양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낯선 나그네들에게 자기를 좋게 보시면, 자기 곁을 그냥 지나가지 마시고, “기분이 상쾌해진 다음에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라고 권합니다. 이 구절을 가톨릭 새번역은 “원기를 돋우신 다음에 길을 떠나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나그네들이 얼굴과 발을 씻을 수 있도록 물을 길어 오고, 그들이 쉴 수 있도록 시원한 그늘 밑에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합니다. 그는 아내 사라에게 고운 밀가루 세 스아를 가지고 와서 반죽하여 빵을 구우라고 말하고, 자기는 집짐승 떼가 있는 곳으로 가서 기름진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하인에게 맡겨 요리하게 합니다. 음식이 마련되자 그는 엉긴 젖과 우유와 송아지 요리를 나그네들 앞에 차려 놓고는 나그네들이 먹는 동안 곁에 서서 시중을 들었습니다. 한 집안의 어른인 그가 마치 하인처럼 처신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잘 아는 사람도 집에 초대하여 직접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지 않습니다. 집 밖 식당에서 만나 음식을 사서 대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잘 알지 못하는 낯선 사람이—초대한 손님이 아니라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불쑥 찾아왔는데 하나님 대접하듯이 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참 낯설고 이해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번집니다. 매우 낯설지만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광경이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이게 인간관계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학자들의 신학자로 불렸던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인간의 구원체험을 ‘받아들여짐의 체험’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You are Accepted / 당신은 받아들여졌다>라는 유명한 설교에서 죄를 ‘소외 혹은 분리’라고, 은혜를 ‘받아들여짐’이라고 재정의했습니다. 그리면서 “그저 네가 받아들여졌다는 그 사실만 받아들여라! Just accept the fact that you are accepted!”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말만 들어도 감격스럽지 않습니까? 내가 누군가에게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을 때, 더욱이 그가 나를 관용의 마음으로 대할 뿐만 아니라, 나를 지극히 귀중한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내면에서 솟아나는 큰 기운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환대와 구원

그런데 오늘의 본문 이야기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하나님의 천사를 환대한 이야기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환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앞서 소개한 폴 틸리히의 증언과 다르다고/반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인간 환대가 구원이듯이, 인간이 나그네의 모습으로 오시는 하나님을 환대하느냐가 냉대하느냐가 인간의 생사화복(生死禍福), 즉 구원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본문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9장 ‘소돔 이야기’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창세기 18장의 아브라함이 세 나그네를 환대한 이야기는 19장의 소돔에서 롯이 두 나그네를 환대한 이야기와 이어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 구체적 증거는 아브라함의 환대와 롯의 환대에 똑같이 ‘환대의 일곱 가지 특징’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18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아브라함이 낯선 나그네를 먼저 알아봅니다.

② 아브라함이 즉시 달려가 그들에게 환대의 인사를 합니다.

③ 아브라함이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기꺼이 초청합니다.

④ 아브라함이 우선 마실 물과 발 씻을 물을 그들에게 제공합니다.

⑤ 아브라함이 그들을 자신의 집에서 편히 쉬게 합니다.

⑥ 아브라함이 그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대접합니다.

⑦ 아브라함이 손님들의 여정을 지연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우리가 읽지 않았지만, 이어지는 창세기 19장에 나오는 롯의 환대를 정리해 보면, 창세기 18장에서 삼촌 아브라함이 낯선 나그네에게 베푼 환대를 거의 그대로 반복합니다.

① 롯은 낯선 나그네를 먼저 알아보고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절합니다.

② 롯은 그들에게 공손히 환대의 인사를 합니다.

③ 롯은 그들을 자기 집으로 초청합니다.

④ 롯은 발 씻을 물을 그들에게 제공합니다.

⑤ 롯이 그들에게 식탁을 베풀고 무교병을 대접합니다.

⑥ 롯은 손님들의 여정을 지연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창세기 18장의 아브라함의 나그네 환대 이야기와 달리, 19장에는 ‘롯의 나그네 환대 이야기’와 함께 이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소돔 사람들의 나그네 학대 이야기’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소돔 사람들은 롯에게 나그네를 데리고 나오라고 요구하고, 악행을 만류하는 롯에게 혼 좀 나보라고 협박하고, 롯에게 달려들어 밀치고, 문을 부수고, 마침내 롯의 가족 모두를 성 밖으로 도망가게 만듭니다.

조슈아 지프(Joshua W. Jipp)라고 하는 신학자는 『환대와 구원』이라는 책에서 창세기 19장의 소돔 이야기는 전후 문맥으로 볼 때 ‘성적 일탈’ 이야기가 아니라, 나그네를 환대하면 하나님께 구원받고, 냉대하고 적대하고 학대하면 심판받는다는 ‘환대’에 대한 교훈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친절한 아브라함은 나그네를 환대하여 노년에 아들을 얻는 축복을 약속받았고, 그의 조카 롯은 같은 나그네에게 환대를 베풀었기 때문에 자기 가족과 함께 구원받았지만(19:12-17), 반면에 나그네를 학대한 소돔은 의인 열 명이 없어서(18:32), 유황불로 ‘멸하셨다’(19:24-25)는 것이 이 두 사건의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신적인 환대

성경에는 수없이 많은 나그네 환대법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출애굽기 22장 21절 말씀입니다.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던 나그네였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하라는 말입니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너희가 이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던 나그네였을 때, 학대받고 억압받아서 그런 너희를 내가 긍휼히 여겨 해방해주었는데, 그런 너희가 과거를 잊고 지금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한다면 내가 애굽을 쳤듯이 너희를 치고 그들을 해방하지 않겠느냐는 뜻입니다.

낯선 사람들을 초청하여 대접하는 아브라함과 롯의 모습은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적으로 환대한 것이 아닙니다. 낯선 그들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고 그들에게 신적인 환대로 지극정성으로 섬기고 봉사한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의 조카 롯은 환대의 밥상으로 낯설고 생소한 사람들을 하나님을 섬기듯 섬기고 봉사했으니, 이는 결국 하나님을 섬기며 봉사한 결과가 된 것입니다.

이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서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잘 아시듯이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열린 밥상 공동체(open table fellowship)’과 이로 인한 ‘공짜 치유’가 그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이 차별 없는 ‘신적 환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더구나 마태복음 25장 31절 이하를 보면 주님은 “주린 자, 목마른 자, 나그네 된 자, 헐벗은 자, 병든 자, 감옥에 갇힌 자”와 당신을 동일시 하십니다.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마 25:40)라고 하십니다. 즉 그들을 환대하는 것은 곧 당신을 환대한 것과 같고, 그것이 심판의 잣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지프는 초대교회가 급속도로 발전하여 나간 이면에도 환대의 신앙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초대교회는 여행자와 나그네에 대해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는 ‘환대의 공동체’로서 자리매김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증거가 히브리서 13장 2절일 것입니다. “나그네를 대접하기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어떤 이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대접하였습니다.” 이렇듯 구약의 해방공동체나 예수의 하나님 나라 공동체, 그리고 바울의 교회공동체는 모두 환대공동체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 교회의 환대지수는 얼마나 될까요?

환대공동체를 회복하려면

제가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발전하는 도시를 조사해보니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3T가 높았다고 합니다. 첫 번째 T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입니다. 그런데 테크놀로지가 높으려면 재능 있는 사람, 즉 탤런트(Talent)가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T는 탤런트(Talent)입니다. 그런데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톨레랑스(Tolerance, 관용) 때문이랍니다. 세 번째 T는 톨레랑스(Tolerance)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톨레랑스가 높으면, 즉 관용 지수/포용 지수가 높으면 탤런트 있는 사람이 모여들고, 탤런트 있는 사람이 모여들면 테크놀로지가 덩달아 높아지고 직장도 많아져서 도시가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열쇠는 다름 아닌 톨레랑스(Tolerance)입니다. 관용과 포용이 넘치면 그 집단은 발전하고 번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교회는 앞장서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으니, 부흥할 리가 있습니까! 그러니 우리라도 우리 교회의 환대지수를 점검하고, 우리 사회에서 냉대받고, 학대받고, 적대시 받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영접하고, 환대해야 할 것입니다. 틸리히의 말대로 우리가 부족하고 자격 없고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받아들여진—환대받은 사람이니, 하나님께 받은 데로 이웃에게 베풀어야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환대를 영어로 hospitality라고 합니다. 병원을 영어로 hospital이라고 하지요? 자기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였던 ‘환대’가 지금 ‘병원’에서 사라졌습니다. 교회는 어떻습니까? hospitality를 회복해야 진정한 병원이듯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공부하듯이 교우 여러분도 공부해서 우리 교회의 환대지수를 점점 높여가고 보이지 않는 유리 장벽을 깨어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진정한 환대공동체로 변화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