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자유

1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13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 14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신 한 마디 말씀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15그런데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하면, 피차 멸망하고 말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16내가 또 말합니다. 여러분은 성령께서 인도하여 주시는 대로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체의 욕망을 채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17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이 바라시는 것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이 둘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므로,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8그런데 여러분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면, 율법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19육체의 행실은 환히 드러난 것들입니다. 곧 음행과 더러움과 방탕과 20우상숭배와 마술과 원수맺음과 다툼과 시기와 분냄과 분쟁과 분열과 파당과 21질투와 술취함과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놀음과, 그와 같은 것들입니다. 내가 전에도 여러분에게 경고하였지만, 이제 또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 22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23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24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사람은 정욕과 욕망과 함께 자기의 육체를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25우리가 성령으로 삶을 얻었으니, 우리는 성령이 인도해 주심을 따라 살아갑시다. (갈라디아서 5:1.13-25)

복음은 자유를 선포한 해방사건

오늘 성서일과가 제시하는 서신서의 말씀은 갈라디아서 5장입니다. 갈라디아서는 ‘그리스도인이 누리는 진정한 자유는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율법과 성령의 관계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자유(自由)’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추구되어 온 인류 보편적 가치입니다. 인류가 점차 발전하고 지배와 피지배 계급이 형성되면서부터 자유의 의미와 갈망 또한 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유’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로 정의되는데, 철학에서는 인간 실존에서 끊임없이 추구되는 본성으로 ‘자유’의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얽매임 없이, 구속됨 없이 자유로운 존재로 살고 싶은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성서에서 ‘자유’는 근본적으로 ‘노예 됨’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됐습니다. 노예는 타인에게 재산 일부로서 종속되어 있어 자신의 몸을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존재이고, 반대로 자유인은 누구에게도 소속되어 있지 않아 자신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관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구약성서에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적 모델인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구출하여 자유를 선포한 것이었습니다. 신약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십자가 구원사건이 바로 자유를 위한 해방사건이었습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은 죽음의 권세로부터, 절망의 현실로부터 자유를 선포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을 따르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정작 그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많은 교회가 말로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신자들이 성직, 교리, 교권, 또는 어떤 종교에 끊임없이 종속되게 만들고, 나아가서 이 세상에서 물질의 복을 누리고 행복을 안게 되는 ‘축복’과 ‘보상’에 종속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 교리의 색안경을 끼고 나와 다른 이들, 나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구분 짓기에 바쁘고, 예배와 신앙생활을 기쁨으로 하기보다는 당위나 의무감에 매여 할 때가 많으며, 심판에 대한 불안이나 죄의식으로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여러분은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계십니까?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자유를 누리며 살고 계십니까? 오늘 말씀인 갈라디아서 5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의 교회와 율법주의

갈라디아서 5장 1절에 사도 바울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1절)

갈라디아서는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여러 교회에 보낸 서신의 묶음입니다. 갈라디아 지역은 바울이 상당히 공을 들여서 전도한 지역이었습니다. 갈라디아 지역에 도착했을 때 바울은 중병에 걸려서 생사가 오락가락할 만큼 몸이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바울은 죽을힘을 다해서 복음을 전했고, 바울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갈라디아 지역의 많은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열심을 다해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런데 그런 갈라디아의 교회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울이 갈라디아 지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바울이 전해 준 복음을 저버리고 다른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이로 인해 갈등이 생겨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바울은 큰 충격을 받고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갈라디아 여러 교회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바울이 어느 정도로 흥분했는지는 이어지는 갈라디아서 본문에서 알 수 있습니다.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고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입니다.”(4절)

“그러나 여러분을 교란시키는 사람은, 누구든지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10절b)

“할례를 가지고 여러분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자기의 그 지체를 잘라 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12절)

초대교회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해서 유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할례가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신자들이 대부분이 유대인이었고, 그들은 모두 어려서 할례를 받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디옥을 중심한 바울의 이방 선교에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이방 사람들은 할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전혀 받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신자가 되려고 할 때 할례를 강제로 받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이때 바울은 할례를 받고 안 받는 것은 예수를 믿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하면서, 할례를 믿음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복음의 진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아주 보수적이고 율법적인 일부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바울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바울이 없을 때 잘못된 가르침을 퍼뜨린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유대인의 율법주의에 대항해 싸우고 또 싸웠습니다. 율법주의는 마치 유대인들에게 운명의 굴레, 운명의 덫처럼 씌어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유대의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유대의 관습을 떨치지 못했고, 율법주의 운명론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이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선민인 유대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에게도 할례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이방인이 선민 유대인이 되는 절차라고 생각했습니다.

바울이 문제로 삼은 것은 단지 율법을 통해 유대인이 가지고 있는 선민의식과 우월감이 아니었습니다. 율법주의는 본질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신다’라는 복음과 배치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율법을 지킴으로서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까닭에 된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선한 사람이기에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이로 인해 우리는 선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한 행실을 하게 되는 것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이라는 말입니다.

강제의 하나님에서 자유의 하나님으로

하나님의 사랑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며, 대가 없이 우리를 사랑하고 구원하십니다. 만약 하나님을 위해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행했기 때문에 나는 선한 사람이 되고, 하나님의 은총을 획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이 바로 상업화된 종교이며 보상의 종교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자유는 아무것도 강제하지 않고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하나님으로부터 파생되는 열매입니다. 바울은 ‘하나님은 도덕과 율법을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분이 아니라 자유를 주시는 분’이라고 증언합니다.

우리 교회는 올해 상반기에 <우리 안에 가짜 하나님 죽이기>라는 주제로 함께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우리 안에 왜곡하고 있는 하나님 상(象)을 바로잡고자 고민했습니다. 그중에 <강제의 하나님에서 자유의 하나님으로>라는 주제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분으로, 또 금지하고 강제하는 분으로 인식할 때가 많고, 그런 인식이 우리를 스스로 얽매어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강제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드러내시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면서 우리가 주체적인 신앙인으로 자유롭게 살도록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은총으로 누리는 자유로운 삶이라고 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의지조차 없는 것은 아닙니다. 또 과정이나 목표가 필요 없는 삶도 아닙니다. 매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로운 삶은 삶의 근본적인 목표이자 과정인 중대한 과제를 동반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도 바울은 5장 6절에서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를 받거나 안 받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입니다."(갈라 5:6)

이 말씀은 다시 말하면, 사랑으로 구체화되는 믿음을 말합니다. 믿음으로 인해 자유로운 삶의 의미는, 그 삶이 사랑을 이루는 데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내가 믿음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 어떤 장애물에도 구속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사랑한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면 어떤 규칙이나 관습에도 상관하지 않는 삶,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누리는 자유로운 삶입니다. 율법의 본래 정신도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있다고 예수님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잊어버리니까 껍데기만 남고 그 껍데기가 사람을 얽어매는 것입니다.

여기에 계신 교우 여러분 중에는 혹시나 죄지을까 하는 걱정에 매여 살거나, 율법에 얽매여 힘겹게 사는 분은 없으실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로 기독교적 진리가 당위로, 예수의 복음이 의무로만 남을 때, 예수의 십자가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하나의 과제로만 남겨질 때, 우리의 삶은 숨통이 조여오듯 답답하고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정의를 외치며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하고,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서 연대해야 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갱신해야 한다’라는 기독교의 당연한 진리조차 때로는 하나의 속박이 되어 나의 생명을 옥죄어 올 때가 있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했는데 어찌 진리를 따라서 살려니 자유를 누리는 삶의 기쁨이 아니라 끊임없이 감내해야 할 의무와 삶의 무거움이 늘어나는 것 같아 버겁다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너는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계속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의 진리를 따라 사는 길은 분명 예수의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는 길이고, 힘들고 무겁고 고통스러운 길임을 아는데, 그럼에도 기쁘고 행복하게 따라 살 수는 없을까? 하는 물음말입니다. 예수의 십자가 길 앞에서, 진리를 따라 사는 그 무거움 앞에서 때때로 잠시 망설여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본문이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 사랑을 통하여 일하는 것입니다.”(6절b) 와 “여러분은 그 자유를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13절b)입니다.

역시나 정답은 사랑에 있었습니다. 사랑은 자기를 드러내거나 어떤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 최고의 행위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할 때 당위나 의무로‘우리 아이니까 사랑해야 해, 그게 옳아?’하며 사랑하거나, ‘내가 지금 이렇게 챙겨주면 나중에 나한테 돌려주겠지’ 하며 보상을 바라고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보기만 해도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기 때문에,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잠도 설쳐가면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감당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진리를 향해 갈 때 그 안에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기쁘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사랑은 인간이 하나님을 따라 행할 수 있는 최고의 행위이자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님의 진리를 따라 살 수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도움을 줄 수도 없을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믿음은 오래가지 못하고 사랑이 없는 진리는껍데기만 남은 율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이 없는 자유로는 참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사랑에서 비롯되고, 또한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스스로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종의 멍에를 거부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싫은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타인의 입장에 먼저 서는 것이 바로 이웃사랑의 출발입니다. 내가 자유롭고 싶으면, 다른 사람 역시 자유롭고 싶은 것입니다. 그 이치를 깨닫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요 완성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13절)

흔히 우리가 자유를 생각할 때, '무엇무엇으로부터의 자유', 다시 말해 '속박으로부터의 해방'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자유라 해서 그 자유가 아무것이나 마음껏 해도 되는 '방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울은 그저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것은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일 뿐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무엇무엇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나아가 '무엇무엇을 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길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 개역 성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 5장 1절에서는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고 합니다. '서로 사랑함으로 종이 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주인으로 섬긴다는 것'을 말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주인으로 섬긴다는 것은 서로를 진정한 자유인으로 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나 역시 자유인으로 살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연대', '사랑으로 하나 되는 관계'를 이루는 것이 바로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서로 사랑의 종노릇 하는 곳, 그렇게 사랑의 연대의 훈련하는 곳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유명한 기도 문집을 다수 발간한 스페인의 후안 아리아스 신부는 <내가 믿지 않는 하나님>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자유란 인간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며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뛰어난 선물이다. 자유가 없다면 인간은 사랑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사랑이 없다면 인간은 고립된 존재, 구제받을 수 없는 존재, 하나님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자유는 그리스도가 획득하여 물려주신 위대한 유산이다. 그리스도교는 자유의 종교이다.

그러면 나는 언제 진실로 자유로운가? 내가 행하는 것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만을 행할 때 나는 자유롭다. 사물과 사람을 사랑하고 난 다음에도 그것들이 보다 자유로운 것으로 존속하며, 내가 덜 자유로울 때 나는 자유롭다. 고통을 당하면서도 내 안으로부터 “너는 부활하고 있다”라는 음성을 들을 때 나는 자유롭다. 자유로써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을 때 나는 자유롭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께서 우리를 모든 굴레에서 해방시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업적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자유와 기쁨을 가로막는 당위와 의무, 보상과 축복, 불안과 염려에 붙들려 살지 말고 서로 사랑함을 통해 참 자유의 길로 나아가십시오.

사랑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믿음이 사랑을 통해 일하게 하십시오. 한 주간의 삶에서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이 가득한 참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