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

31그리고 예수께서는,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예수께서 드러내 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바싹 잡아당기고, 그에게 항의하였다. 33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시고, 베드로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34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막 8:31-38)

모처럼 찾아온 지난 한 주간의 따뜻한 날씨가 겨우내 움츠려 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비교적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사순절은 절기적 의미만이 아니라 계절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게 합니다. 그것은 사순절이 속해있는 2월 중순에서 4월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시기로, 이 시기에 우리는 생명이 소생하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되면 대지의 생명체들은 죽은 듯이 긴 겨울을 지냅니다. 이파리가 떨어진 나무들과 생기 없이 말라버린 풀들을 보면 아예 죽은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아주 죽은 것이 아닙니다. 묵은 짐을 다 떨구어내고 찬바람을 맞고 있는 생명체들은, 사실 더욱더 활기찬 생명의 운동을 예비하고 있습니다. 단지 예비하고 있는 것만도 아닙니다. 그 모습 그 자체로 사실은 또 다른 생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쑥하고 파란 싹을 틔우고, 수줍게 꽃을 피웁니다. 지난주 교회를 오가는 길가에서 생명이 움트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매년 늘 보는 광경이지만 늘 감격스럽고, 다시금 사순절의 신비를 깨닫게 합니다. 마치 죽은 듯하지만 살아 있고, 또 죽음의 껍질에 싸여 꼼짝 못 하는 듯하지만, 어느새 그 죽음의 껍질을 뚫고 나오는 이 생명의 운동을 보고 있자면 사순절의 의미가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합니다. 사순절은 겉모양으로 참회하고 경건하게 지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살아 있는 신앙의 동력을 충전하는 기회입니다. 조용히 지내는 듯하지만, 사실은 활력을 얻는 기회입니다. 그것은 마치 튕겨 나가기 직전의 용수철(spring)과 같이 잠재된 힘을 내재하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근신이나 애도의 기간이라기보다는 생명의 도약, 아니 생명의 질전 전환을 예비하는 절기가 바로 사순절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사순절은 단지 해마다 예수의 고난을 애도하듯 슬픔에 잠겨 있는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과 신앙을 점검하고 정화하여 다시금 새 생명으로 살아가는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래 사순절기는 세례를 받고 입교하려는 이들이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세례는 물 속에 완전히 잠기는 예식을 통해 지금껏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오던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세례가 옛 사람의 죽음을 상징한다면 사순절은 새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기를 내려놓는 절기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통해 온전히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보듯이 대체로 그것이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40년동안 훈련의 과정을 거쳤던 것과 같이 40일의 사순절 기간은 새 생명의 삶으로 질적 전환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비움과 성찰의 훈련을 하는 기간입니다.

오늘은 사순절 둘째주일입니다. 아직 사순절 기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남은 기간을 통해 새 생명의 삶으로 질적 전환을 하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는 장면입니다. 오늘 본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늘 본문으로 이어지는 바로 앞 본문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앞서 27절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을 가는 중에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이 답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시 예수님께서 물으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였습니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베드로의 고백 장면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은 단순히 예수님이 내신 퀴즈의 정답을 맞힌 것이 아니라, 자기의 삶 전체를 걸고 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나를 따르라’는 부름을 받고 예수를 따라나선 이후 수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병 고치는 현장에도 있었고, 귀신을 쫓아내는 현장에도 있었으며, 풍랑의 위협에서 건짐을 받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이 사람들 하나하나를 어떻게 대하시는지도 보았습니다. 기득권자들의 위협 아래서도 얼마나 당당하신지도 보았습니다. 주님이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 사이에 번져가는 사랑과 신뢰와 평화의 물결도 경험했습니다. 베드로는 그 모든 경험을 하나로 모아 ‘선생님은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그런 베드로가 오늘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듣고는 격하게 항의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나야 한다”(31절)하고 드러내 놓고 말씀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바싹 잡아당기고 그에게 항의하였다’(32절)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장면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자칫 베드로가 예수님을 염려

하면서 ‘아니, 선생님, 어찌 감히 선생님을 그렇게 힘든 길로 가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하는 걱정의 느낌을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베드로가 ‘항의하였다’하는 말은 헬라어로 ‘에피티마오’(έπιτιμάω)라는 단어입니다. 이 말은 예수님께서 귀신을 ‘꾸짖어’ 축출할 때나 바람을 ‘꾸짖어’ 파도를 잠잠하게 할 때 주로 등장하는 말로 ‘꾸짖다’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하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꾸짖었다’는 것입니다. “아니, 선생님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런 말 같지 않은 소리 집어 치우고 다시 생각해보세요!” 하며 예수님의 뜻을 자신의 뜻으로 바꾸려 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선생님으로 따랐던 제자가 오히려 선생님을 꾸짖으며 뜻을 돌이키려 했으니 참으로 참담한 일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가 지나쳐서는 안 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자들도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라다녔는데, 죽는다니 말이 안 된다’ 하는 인간적 생각이 격렬한 저항을 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 제자들뿐일까요? 우리도 좋을 때는 예수님 이름으로 무엇이든 다 할 것처럼 의기투합하지만 막상 현실의 위험이 점점 다가올수록 그 의기는 약해지고, 때로는 예수님도 하나님도 필요 없고 오로지 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현실에서 자기의 희생이나 자기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할 때는 예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만약 내가 베드로였다면 어땠을까? 예수님을 꾸짖고, 예수님의 의지를 바꾸어 나의 의지를 앞세우려 하지 않았을지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베드로의 꾸짖음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욱 단호한 태도로 베드로를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33절)

여기에서 “내 뒤로 물러가라”고 하는 것은 배척하고 버린 것이 아니라 “내 뒤로 돌아와라”“내 뒤를 따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고난의 길은 반드시 가야 할 과정으로 확신하며, 그에 따라 제자들이 서야 할 위치, 곧 예수님의 “뒤로 돌아와서 따를 것”을 당부합니다. 예수님은 자기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삶은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진실과 거짓, 평화와 갈등의 연속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지향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이 필시 로마와 당시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게 될 것임을 내다보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받들기에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 앞에 전개될 고통과 시련을 직감하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준비시키려 하셨던 것입니다. 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죄 없는 자가 경험하게 될 현실이 무엇입니까? 배척과 죽임 당함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의기양양한 승리를 약속하지 않으시고, 차갑고 냉혹한 현실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이어지는 35절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있는 무리를 불러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35절)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길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생명을 누리는 길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짐으로써 진정한 생명을 누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뜻할까요?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완전히 자기를 비운다는 것을 뜻합니다.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죄인의 사형틀입니다. 그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완전히 자기를 포기하고 완전히 죽음에 이르는 길에 들어선다는 것을 말합니다. 십자가의 본질은 고통이나 어려움이 아니라 죽음입니다.

십자가는 ‘견디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에 상반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마음에 품고, 그 뜻을 구현하며 살아가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없이는 부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이 증언한 대로 “사람의 일”은 고난과 죽음을 회피하는 것인 반면, “하나님의 일”은 기꺼이 고난에 동참하여 오직 하나님이 하시는 일, 즉 부활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인, 1919년 3월 1일은 수많은 민중들이 자유와 생명을 향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독립만세를 외쳤던 날입니다. 우리 교단은 삼일절의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서 삼일절 직전 주일을 기해 삼일절 기념주일로 정하고 그 뜻을 새기고 있습니다. 삼일절 사건은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정신인 ‘침략주의와 제국주의’로 요약되는 약육강식의 동물적 관계질서를 거부하고, ‘도의와 공생공영’의 세상을 지향했다는 점, 불의에 맞서 끝까지 항거하되 비폭력과 평화적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과 잇대어 있습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정치적 성향이나 종파를 떠나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한몸 한뜻으로 독립만세를 외친 덕분에 오늘 우리는 이 땅에서 자유롭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분파주의나 이기적 욕심이 아니라 “생명은 하나이다”하는 숭고한 진리를 따라 전국민이 기꺼이 목숨을 걸고 항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읽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말씀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오늘날의 기독교, 특히 한국 기독교의 위기는 고난을 회피하려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또한 복음이 고난을 면제시켜 주는 것처럼 교인들을 거짓으로 위로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독교가 고난을 찬미하는 종교는 아닙니다. 종말론적으로 고난과 눈물과 죄와 죽음은 극복되어야 하고 멸망받아야 할 대상들입니다. 그러나 궁극 이전에서, 예수의 길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고난은 따르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복음의 진리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 제자직을 온전히 수행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고난이 따릅니다. 인도의 정신적 지주로 꼽히는 마하트마 간디는 없어져야 할 7가지 사회악 중에 한가지로 ‘희생없는 종교’를 지적했습니다. 이는 종교의 핵심엔 ‘자기희생’이라는 숭고한 본질이 있다는 것인데, 그 본질을 망각한 종교는 무가치할 뿐 아니라 사회악이 될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기독교가 십자가를 짊어짐으로 자기비움을 실천하는 종교가 아니라 십자가를 통해 나의 안위와 안락을 구하는 욕망채움의 종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에게 닥치는 고난을 면제해주거나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영험한 부적’을 제공해주는 종교가 아닙니다. 고난을 정면대결하고 돌파하면서, 오히려 고난을 생명 승화와 완성의 계기로 삼자는 종교입니다. 우리 교회는 80년대에 있었던 노상예배를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이미 경험하였습니다. 정권의 탄압, 예배방해와 폭력이라는 고난을 이기고 민주화를 꽃 피우고, 고난 가운데서도 다시금 교회공동체의 생명 꽃을 피웠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이렇듯 고난 속에서, ‘고난을 이기고 피어나는 생명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을 마주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막상 고난 앞에 서게 되면 자꾸 피하고 싶어집니다.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이 자꾸 ‘인간의 일’로 해결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고난을 직면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난과 연대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의 고난에 함께함으로써 고난을 극복할 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고난 가운데 있는 많은 이웃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힘의 지배를 강요하는 사탄의 체제에 놓여있고, 그로 인해 신음하는 많은 이웃들이 있습니다. 나의 고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고난에 연대할 때 더욱 큰 힘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민중의 아픔을 끌어안고 고난받으셨듯이 우리 이웃의 고난에 동참하여 함께 아파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고 하나

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이웃나라인 미얀마에서 군부 쿠테타로 많은 사람들이 고난 가운데 있습니다. 어떠한 정치적 이유나 목적으로도 무력이나 폭력으로 생명을 억압할 수 없음을 알기에, 우리는 고난 가운데 생명의 꽃을 피우고 있는 미얀마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기도하며, 관심을 갖고 지지와 응원을 보냅시다. 80년대 노상예배시절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며 힘이 되었듯이 이제 우리도 고난 가운데 있는 이웃과 연대하며 힘이 됩시다.

고난에 직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다른 하나는 바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지금 사순절 기간동안 우리는 예수님을 기억하며 고난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예수님을 따르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실현되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부르는 <국악찬송> 중에 “주님 나의 길에서”라는 찬양이 있습니다. 카톨릭 신부이신 최민순 신부님의 기도시에 곡을 붙여 만든 찬송인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되는 찬송입니다.

<국악찬송, 주님 나의 길에서>

1. 주님- 오늘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도록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

2. 주님- 저희가 가는 길에서 부딪히는 돌이 없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넘어지게 하는 돌이 발판이 되어 가게 하소서.

3. 주님- 오늘의 걷는 길에서 평탄하고 넓은 그런 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벼랑길도 주님과 함께 걷게 하소서.

이 찬양에 담긴 기도가 여러분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 만나는 고난이 발판이 되어 한 단계 성숙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비록 벼랑길일지라도 주님과 함께 걷는 그 길이기에 행복한 여러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하는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순절 둘째 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34절b)

이 말씀이 여러분의 삶에 깊이 새겨지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