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

13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이 잠든 사람의 문제를 모르고 지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소망을 가지지 못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슬퍼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14우리는 예수께서 죽으셨다가 살아나신 것을 믿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예수 안에서 잠든 사람들도 예수와 함께 데리고 오실 것입니다. 15우리는 주님의 말씀으로 여러분에게 이것을 말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이미 잠든 사람들보다 결코 앞서지 못할 것입니다. 16주님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함께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이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고, 17그 다음에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이끌려 올라가서, 공중에서 주님을 영접할 것입니다. 이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18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말로 서로 위로하십시오. (살 4:13-18)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함께 예배드리는 우리 서울제일교회 교우 한 분, 한 분에게 오늘, 이번 한 주간도 충만하시길 소망합니다.

보통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추수감사주일이 지나면 길었던 창조절을 마무리하고, 대림절을 맞이하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립니다. 이 말은 곧 한 해를 정리하며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개인이나 각자가 속한 그룹의 일상이나 일, 행사, 사업 등등을 마무리할 때 무엇을 합니까?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성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와 우리는 삶과, 하는 일들에 대해 하나, 둘씩 발전해 나갑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오늘이, 그리고 이 시기가, 나 자신과 우리의 올 한 해를 돌아보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여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실 지금 이후의 삶을 더 낫게 영위해 나가기 위한 초석을 닦는 때라는 것입니다.

올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다사다난했고, 다사다난의 현재 진행형입니다. 2020년 올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COVID-19’, 즉 ‘코로나-19’로 말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선포된 상황이고, 전 세계적으로 2차 대유행의 조짐도 보입니다. ‘코로나-19’는 지금도 우리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상용화된 어느 일정한 시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우리가 누려왔던 이전 일상의 모든 것이 변했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생활과 모든 종교적 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우리네 신앙생활은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선교와 친교를 하며 지내던 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연하고 평범한, 자연스러웠던 일들이 소중한 일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주일 현장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각종 교회의 모임에 함께하는 것보다 개인의 스케쥴에 따라 예배드릴 수 있는 온라인 예배나, 각 신도회나 선교회의 모임이 아닌 개인적 스케쥴을 즐기는 걸 더 선호하며, 편하고 자연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통해 변화하고 있고, 변해가는 여러 삶의 측면들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contact’ 시대에서 ‘untact’, ‘ontact' 시대로의 전환이다. ‘진정한 21세기는 2020년에 시작되었다.’고 말입니다.

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여파 속에 우리 대한민국의 그리스도교, 특히 개신교는 많은 국민들의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신천지 같은 이단이나, 인터콥, 전광훈씨를 비롯한 보수(?), 저는 이 사람들에게 보수라는 말을 붙이기 꺼려합니다. 제가 알고 있고, 공부한 진정한 보수가 아니기 때문이죠. 아무튼 보수성향이 강한 개신교회들과 교단들의 많은 사람들은 극우주의자들과 결탁하여 정부 지침을 무시한 8.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했습니다. 그로인해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강화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각 개인의 일상생활과 단체, 특히 소상공인의 사업에 너무 큰 불편함과 강력한 타격을 주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에 있었고 지금도 자행되는 사찰의 땅 밟기, 무슬림과 난민들에 대한 극렬한 차별, 인권조례 철폐와 반대 운동,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운동과 개신교 신자라는 40대 모 여성의 할렐루야를 외치며 사찰을 불태운 사건 등등......알게 모르게 발생했던 많은 사건들과 뉴스들을 통해 우리 한국의 개신교는 칭찬받고 박수받던 개신교에서 지탄과 손가락질을 받는, 욕을 먹는 개신교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우리는 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왜 이러한 안타까운 일들이 우리 한국 개신교에서, 보수 개신교라는 곳에서, 심지어 우리 기장과 주변에서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우리도 반성할 것이 정말 없는 것일까요?

오늘 본문의 책인 데살로니가전서는 모두 알고 계시는 것처럼 바울 서신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서신이고, 그 내용은 고통과 내홍 가운데 있는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위로와 격려,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열심히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삶을 사는 것에 대해 권면하는 것입니다. 또한, 바울 자신의 사역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며 데살로니가교회 교인들에 이해를 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대신해 데살로니가 교회를 방문했던 디모데를 통해 들은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의 궁금함에 대한 답변입니다. 지금 나열한 내용들이 데살로니가전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성서 일과에 따라, 오늘 우리에게 제시되어 함께 읽고 묵상한 데살로니가전서 4장 13절-18절까지의 본문은 예나 지금이나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고, 그리스도교 내에 계속해서 많은 숙제와 질문, 문제를 일으키는 본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본문의 주제 내용은 바로 ‘주님의 재림과 죽은 자들의 부활’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1992년 다미 선교회의 ‘휴거’나 많은 그리스도교 종파의 이단 파생이 이 데살로니가전서 4장의 본문과 요한계시록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이 이렇게 악용이 되며, 문제 제기가 되는 이유는 바로 본문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축자영감설’의 성서 이해와 해석 방식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미천한 인간의 지식으로만 이 말씀, 그리고 성경을 간단하고 편하게 이해하면 안 됩니다. 이 서신을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위대한 사도 바울 역시 적어도 이렇게 문자적으로나 기계적으로, 바리새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눈에 보이게만, 단순하고 간단히, 간편하게 서신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자신을 대신해 데살로니가에 파견했던 디모데를 통해 들은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해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바울을 통해 배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과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 자신들과 그 신앙과 신념을 지키다 박해받아 먼저 죽음을 맞이한 자신의 가족, 형제와 자매, 동료들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곧 재림하실 때 어떻게 되는지, 또 자신들은 그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부활과 재림 예수 신앙과 사상에 관한 질문을 바울에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의 답변에 담겨있는 본래 부활과 재림 신앙과 사상에 대한 바른 이해가 곡해되고, 와전되어 수많은 문제들이 이전에도, 오늘날에도 계속되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 바로 부활과 재림 예수 신앙과 사상에 대한 대략적이나마 바른 이해가, 적어도 우리 한국 개신교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약간의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이 ‘임박한 재림론’에서 ‘지연된 재림론’으로 바울 자신의 재림 사상이 아주 조금씩 바뀌어 가기 시작하는, 바뀌는 기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신학자들은 말합니다. 바울은 본문 13절에서 15절을 통해, 그리고 유대 전통의 주님 재림에 대한 표상을 16절과 17절에 비유적으로 사용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 절의 이 짧은 말씀이 데살로니가 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바울 서신들에서 바울 자신이 선포하고 권면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이 가져야 할 모든 신앙의 자세와 부활 및 재림 신앙과 사상에 대해 함축하여 답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명한 답을 가지고, 또한 하고 있기 때문에 바울은 본문 4장 13절에 말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다시 이 위기와 문제의 상황들을 극복하여 부활할 수 있는 소망이 있고,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본문 4장 14절에 바울은 ‘우리가 예수님께서 죽으셨다 다시 살아나신 것, 즉 부활하신 것을 믿는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생각으로 로마 군정의, 그리고 자신들의 권력욕에 취한 유대인들에 의해 예수님의 육체가 죽었다 다시 살아나셨음을 포함하여, 그들의 폭정에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정신이 육체와 함께 십자가에 죽어, 돌무덤에 묻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그 숭고한 뜻과 길을 따르는 진정한 신앙인들을 통해 다시금 예수님의 가르침과 정신이 부활하시어 주님의 영으로 재림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뜻과 길을 따르던 이들이 계속해서 또 다른 핍박과 고통 가운데 죽게 되더라도, 먼저 죽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살아있는 우리와 우리 후세들에게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정신이 부활 돼 이어져 내려와 예수님을 통해 선포되었던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하나님을 임재를, 예수님의 참 부활과 재림을 주님을 따르는 우리가 진정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그 소망이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핍박과 고통에 불안하여 떨거나 동요해 우리의 소망과 신념, 신앙이 흔들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두려워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이들에게 없는 분명한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매한 길로 빠져 소망을 잃지 않고 참 소망이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정신, 즉 뜻과 길을 따르는 바른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삶의 모습과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요? 그것은 오늘 본문 이전의 데살로니가 4장 1절에서 12절, 5장 12절에서 24절까지 잘 나와 있습니다. 예수님의 뜻과 길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되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거룩한 삶, 즉 화목한 삶, 연합하는 삶, 섬기고 오래 참는 인내의 삶, 선한 일에 힘쓰며 항시 기뻐하고, 매 순간 기도하며 주님과 함께 호흡하는 삶, 모든 것에 감사하며 성령의 역사하심 가운데 정의와 공의를 행하고 선포하는 삶, 죄와 멀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것입니다.

방금 이야기한 내용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당연하면서 기본적인 삶의 자세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히 가장 잘 알고 기본인 이것들을 수시로 망각하고 간과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나약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성서 일과에서 오늘 데살로니가전서 본문과 함께 제시하고 있는 여호수아 24장, 아모스 5장, 시편 78편, 마태복음 25장 1절-13절의 말씀들을 보면, 나약하고 미련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신앙과 삶의 기본 중의 기본을 지켜 행하며 주님께서 주신 소망을 좇아 예수님의 뜻과 길을 따라 부활과 재림을 경험하는 참 소망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 24장은 여호수아의 마지막 장으로 여호수아가 세겜 땅에 유대 민족들의 지도자들을 불러 그들 민족의 역사를 언급합니다. 아브라함 때부터 이삭과 야곱, 모세를 통한 출애굽과 광야의 생활 과정들, 이제 가나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그들의 그동안의 과오와 잘못, 즉 때에 따라 먹이시고 입히시고 쉼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섬겨 벌을 받고 회개하는 삶을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원하시며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유대 민족들에게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유대 민족은 하나님께 회개하고 하나님과 새 언약을 맺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우리가 이 여호수아 24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히브리어 ‘아바드’, 해석하면 ‘섬기다’라는 단어가 33절로 이루어진 한 장의 말씀에 14번이나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즉 누구를 어떻게, 어떤 자세로 섬겨야 하느냐 하는 것을 여호수아 24장은 유대 민족들과 지금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시편 78편은 여호수아의 말씀과 같이 유대 민족, 믿음의 조상들로부터 자신들의 시대까지 하나님의 돌보심과 인도하심 가운데 좋았고, 또 하나님을 배신했던 불편한 관계 가운데서도 유대 민족들을 놓지 않으시고, 결국 하나님의 종 다윗을 그 민족을 위해 세우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참으심과 선하심, 은총 가운데 역사하심을 기억하게 하고, 찬양케 하며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고 바르게 섬기길 권면합니다.

계속되는 하나님의 유대 민족에 대한 때론 혼내시며 어르고 달램 가운데, 아모스 5장에서는 아모스 선지자의 분노에 찬 하나님의 예언이 선포됩니다. 유대 민족들이 하나님을 때와 절기에 따라 섬기고 예배하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행위에 대해 전혀 기쁘지도 않고 역겹다 하십니다. 그들의 위선적인 섬김과 예배를 받지 않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아모스 5장 24절에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겉으로는 주님을 따르는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의 백성,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거룩한 삶을 살지 못하고, 우상을 섬기며 주님의 뜻과 길을 따르지 않으면서 그저 눈에 보이는 허례허식만 중요시하는 속 빈 강정과 같은, 표리부동한 유대 민족의 태도를 하나님께서는 지탄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신앙과 삶을 지양하고 오직 주님의 공의와 정의, 즉 주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진실된 사랑과 정의의 실천을 전심으로 행하며 주님의 뜻과 길을 따르고 섬기면서 당신께 예배하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사랑하는 우리 서울제일교회 교우 여러분, 우리의 삶과 신앙, 예배는 주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공의와 정의가 물처럼 흐르고 강처럼 흐르는 모습입니까? 아니면 그저 겉모습만 번지르한, 아니 주님이 보시기에도 그렇고 전혀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이상하고 역겨운 모습입니까?

마지막으로 복음서 본문으로 제시된 마태복음 25장 1절에서 13절까지의 말씀은 우리가 잘 아는 열 처녀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주님의 오심에 대한 준비하는 자와 준비하지 못하는 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열 중 다섯은 어리석고 미련해 등불은 가졌으나 여분의 등불 기름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다섯은 슬기로워서 등불과 여분의 등불 기름을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슬기로운 다섯은 신랑이 불현듯 왔을 때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슬기로운’에 사용된 헬라어 ‘프로니모스’는 슬기로운, 지혜로운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신중한’이라는 뜻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신중하다는 것은 매사에 조심스러우면서도 작은 것 하나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중하고 굳건함을 뜻합니다. 우리가 주님 보시기에 기쁘게 주님을 섬기고 올바르게 주님의 뜻과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또 삶과 신앙의 모든 순간들 가운데 진정한 주님의 참 부활과 재림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슬기로운 자, 삶의 어느 자리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중함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고 화려해 보이는 세상의 물욕적인, 색욕적인 맘몬주의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적당히 세상의 방식과 지혜들에 의지하여 타협하거나, 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롯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이신,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도 당신의 영으로 인도하시고 말씀하고 계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주님의 뜻과 길을 슬기롭게, 굳건하고 신중히 섬기고 따르며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소망 가운데 준비해야 함을 마태복음 25장의 비유는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세상의 유혹과 시험에 흔들리려 할 때, 제대로 주님을 섬기고 따르지 못할 때, 우리는 주님께서 나와 우리의 삶 가운데 어떻게 역사해 오셨고, 지금도 은혜를 베풀고 계시는지 묵상하며 기억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스스로를 refresh시켜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 가운데 우리는 주님 보시기에 주님께 합당한 자녀요, 백성이고 제자요, 주님의 뜻과 길을 따라 참 부활과 재림의 기쁨을 경험하고 전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귀한 슬기로운 창조물들이 될 것입니다.

잠언 1장 7절은 우리에게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와 훈계를 멸시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 바르게 섬기고 따르는 것이 지식, 즉 지혜의 근본입니다. 슬기로움의 근본이고, 굳건하고 신중한 삶과 신앙의 근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진정 경외하고 있습니까? 창조주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우리 서울제일교회 모든 교우분들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더 이상 미련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베푸신 은혜를 잊어 주님을 배신하지 않고, 세상의 것을 따르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제껏, 그리고 지금도 베푸시는 은혜를 깊이 묵상하고 충만히 느끼며, 주님을 더욱 기쁘시게 하는 주님의 뜻과 길을 굳건히 따르는 주의 자녀들이 될 것입니다.

이력서에 쓰이는 이력의 한자는 신발을 나타내는 이(履), 역사를 말하는 역(歷)자가 쓰입니다. 즉 우리의 발자취, 살아온 모습을 나타내고 드러내는 것이 이력서입니다. 많이들 이력서를 쓰셨을테고, 또 우리 청년들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 많이 쓰게 될 것입니다.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선 땅은 거룩한 땅이니 네가 신고 있는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하나님께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이 시간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며, 어떤 소망을 가지고, 어떤 뜻과 길을 좇아 살아가는 지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있는, 서 있는 이곳이, 우리의 삶의 자리가 거룩한 땅이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낙심하지 말길 바랍니다. 이 나라가, 그리스도교가, 개신교가, 나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비관하지 말길 바랍니다.

지금은 여러모로 남녀노소 너무 힘든 시기입니다. 아니 우리의 모든 삶과 신앙의 시간들은 쉽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오늘 데살로니가전서 4장 18절 본문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데살로니가 교회와 교인들에게 바울 사도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말로 서로 위로하십시오.’

저는 우리 교회의 신앙표어를 볼 때 마다 제 마음에 큰 울림이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설교를 준비하면서 더 큰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예수의 길을 따르는 신앙공동체’ 우리는 신앙과 삶의 공동체입니다. 다름 아닌 예수의 뜻과 길을 따르는 신앙과 삶의 공동체입니다. 우리 서로 진심으로 위하고, 위로하며 격려하길 소망합니다. 주님을 전심으로 섬기며 나아가길 바랍니다. 우리에게 소망이 있음을, 이전에 우리가 어떠했든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우리가 신을 벗어 나아가는 거룩한 자리임을 기억하고, 서로 위로하며 나아가길 또한 소망합니다.

이 힘든 삶과 신앙의 여정 가운데 주님을 바로 섬기며 따르고, 우리 서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며 위로해 나아갈 때, 우리 서울제일교회는 진정으로 예수님의 뜻과 길을 따르는 주님이 보시기에, 누가 보더라도 기쁨과 은혜가 충만한, 주님의 거룩한 곳에 서 있는 슬기로운 신앙공동체가 될 줄 믿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이, 그리고 우리들의 연합과 일치가 그러한 공동체가 되는 귀중한 한 걸음이고,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 자양분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참 부활과 재림의 기쁨을 경험하고, 그 가운데 적어도 나와 우리가 주 안에서 변화하고, 욕과 손가락질 받는 개신교, 그리스도교에서 다시금 칭찬받는 개신교로, 그리스도교요 주님을 진정으로 예배하고 주님의 뜻과 길을 따르는 우리들로 변화되어 나갈 줄 믿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거룩한 땅이자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곳으로 바뀌어 가게 될 줄 믿습니다. 그런 변화에 작은 겨자씨, 밀알과 같은 역할을 하는 우리들 각자, 우리 서울제일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