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확신합니다!

31그렇다면, 이런 일을 두고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주신 분이,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거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발하겠습니까? 의롭다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신데, 34누가 감히 그들을 정죄하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는 죽으셨지만 오히려 살아나셔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계시며,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하여 주십니다. 35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36성경에 기록한 바 "우리는 종일 주님을 위하여 죽임을 당합니다. 우리는 도살당할 양과 같이 여김을 받았습니다" 한 것과 같습니다. 37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습니다. 38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39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롬 8:26-39)

왜 눈물이 날까?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 말씀은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성경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 세어보지 않아서 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만, 아마 열 손가락 안에는 들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의 공통점은 그 말씀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 눈물이 나는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데, 교회에서는 그냥 “은혜를 받았다”고 표현하지요. 제게 은혜가 된 부분을 발췌해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35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8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가톨릭 새번역)

이 말씀은 ‘무엇으로도 끓을 수 없는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말씀이 이사야 예언서에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께서 나를 버리셨고,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고 투덜댑니다(사 49:14). 그러자 하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머니가 어찌 제 젖먹이를 잊겠으며, 제 태에서 낳은 아들을 어찌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비록 어머니가 자식을 잊는다 하여도, 나는 절대로 너를 잊지 않겠다”(사 49:15). 이 말씀은 어머니의 사랑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사랑, 그 크고 깊고 한결같고 신실하고 영원한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약속입니다. 이 약속 앞에서 우리 가슴은 먹먹해지고, 눈시울은 뜨거워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런 사랑을 받았던 감격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런 사랑을 받고 싶은 바람 때문일까요? 즉, 과거나 현재의 경험 때문일까요, 아니면 미래의 희망 때문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둘이 섞여 있습니다. 우리는 많든 적든 과거나 현재에 하나님의 사랑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이 없다면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비록 그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매우 강력했지만, 그 기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랑 체험을 기억하면서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 동시에 그 사랑 체험 시간이 길어지거나 영원해지기를 바라면서 또 눈물을 흘립니다. 그것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뜨거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믿고 있는 기독교는 직접 체험(first-hand experience)의 종교이지, 간접 체험(second-hand experience)의 종교가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매우 조금이라도, 그리고 아주 잠깐이라도 직접 체험했다면, 오늘 말씀을 들으며 눈가가 촉촉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눈가가 촉촉해지는 정도를 넘어, 순간의 경험때문에 평생을 다르게 살기도 합니다.

뒤돌아서지 않겠네

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복음성가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가사는 이렇습니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x3 뒤돌아서지 않겠네

이 세상 사람 날 몰라 줘도 x3 뒤돌아서지 않겠네

세상 등지고 십자가 보네 x3 뒤돌아서지 않겠네

어떠한 시련이 와도 수많은 유혹 속에도 진실하신 주님 약속 나 붙들리라

세상이 이해 못 하고 우리를 조롱하여도 신실하신 주님 약속만 붙들리라

결코 돌아서지 않으리

이 복음성가 역시 저를 항상 눈물 흘리게 합니다. 이 복음성가 가사는 중생(重生), 거듭남, reborn, born again을 체험한 크리스천의 간증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 가사에 얼마나 공감하십니까? 여러분은 정말 예수를 믿고 나서 예수 믿기 전 생활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예수 믿기 전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까? 문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했습니까?

제가 지난 주일에 철학자 강신주가 쓴 󰡔철학 vs 실천󰡕이란 책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그 책에서 기독교가 말하는 중생, 거듭남의 좋은 모델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갑오농민전쟁 때의 동학농민군입니다. 당시에 일본군을 도와 자기 민족을 도륙하는 데 앞장섰던 조선 정부군의 최선봉에 이규태라는 사람이 섰습니다. 당시 그가 모은 첩보 가운데 이런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농민군 전사들이 과연 내가 향리에서 알던 그 농민들과 같은 사람들이란 말인가? 정말 내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쩔쩔매던 그 농민들이란 말인가?” 그가 이런 의구심을 품었던 이유는 우금치 전투에서 목격했던 농민군의 용맹성 때문입니다. 기껏해야 구식 화승총으로 무장한 일만 명의 동학농민군들은 무려 분당 3,000발을 쏠 수 있던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을 향해 돌진합니다. 3시간 동안 7,000여 명이 죽고 또 죽었는데, 농민군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전진하고 또 전진했습니다. 죽기를 각오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금치의 농민군은 그때까지 관리와 지주의 수탈에 찍소리도 못하고 순종했던 무지렁이 농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였습니다. 갑오농민전쟁 전후의 농민은 같은 사람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무지렁이에서 전사로 거듭났습니다. 환골탈태했습니다.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born again, 다시 태어났던 것입니다. 무엇이 그들을 거듭나게 했을까요? 철학자 강신주는 그 이유를 동학의 핵심 교리인 ‘시천주(侍天主)’, 즉 “내 몸 안에 하늘님을 모시고 있다”는 깨달음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도대체 시천주(侍天主)가 거듭남(重生)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님’과 ‘놈’의 세상 질서와 전복

인류 역사는 승자의 역사였습니다. 역사를 보면 항상 힘 가진 소수가 늘 힘없는 다수를 지배하고 다스려 왔습니다. 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은 그것을 세상 이치나 도리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자기 팔자나 운명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선택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하든지 힘을 쟁취해 남 위에 올라서서 지배하든지, 아니면 힘 가진 자 앞에서 납작 엎드려 복종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전자는 힘 가진 ‘지배자’로 사는 길이고, 후자는 힘없는 ‘피지배자’로 사는 길입니다. 전자는 ‘주인’으로 사는 길이고, 후자는 ‘노예’로 사는 길입니다. 쉽게 말하면, 전자는 ‘님’으로 사는 길이고, 후자는 ‘놈’으로 사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길은 선택이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님’으로 태어나면 ‘님’으로 살고, ‘놈’으로 태어나면 ‘놈’으로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님’이 ‘놈’으로 전락하는 일은 가끔 있어도, ‘놈’이 ‘님’으로 올라가는 일은 좀처럼 없었습니다. 우리의 경우 나라는 ‘신라’에서 ‘고려’로,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역사가 흐르면서 왕조가 바뀌고, 지배자의 얼굴도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사회는 늘 ‘님’과 ‘놈’이 구별되어 있었고, 소수의 ‘님’이 다수의 ‘놈’들을 지배하는 시스템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스템 속에서 누가 더 힘 있는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싸워왔을 뿐입니다.

그러다 인류 역사에서 돌연변이 같은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돌연변이 사건이 바로 서양의 1871년 파리코뮌과 우리의 1897년 갑오농민전쟁이라고 강신주는 주장합니다. 이 두 사건의 특징은 ‘놈’이 자기가 ‘놈’이 아니라 ‘님’이라는 ‘진리’를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놈’으로 태어났으니 평생 ‘놈’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 내 팔자요 운명인 줄 알았는데, 나도 ‘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는 ‘놈’이었던 내가 힘을 키워서 기존 ‘님’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돌연변이가 아니라 기존질서일 뿐입니다.

갑오농민전쟁 때 동학농민군들은 전라도에 집강소를 설치하는데, 이 집강소는 과거 억압적인 정부처럼 권위적인 정치기구가 아니었습니다. 집강소는 문자 그대로 ‘강령(綱)을 집행(執)하는 곳(所)’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강령이란 동학의 열두 강령을 뜻하는데, 그 내용은 일체의 신분 차별을 없애고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도록 신분 구분 없이 먹고살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힘의 독점이 아니라 힘의 균등한 분배를 통해서 모두가 ‘님’이 되는,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主)이 되는 새 세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집강소를 통해 동학 농민들은 힘을 나누어 지배와 피지배 자체가 없는 새 제도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 기독교식 표현으로 하면 천지가 개벽한 새 하늘 새 땅을 건설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최제우가 말한 “하늘님을 모셔야 한다”는 ‘시천주(侍天主)’의 가르침은 존귀한 하늘님을 모시자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존귀함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뜻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은 그렇게 해서 억압과 착취를 감내하는 노예가 아니라 자기 삶과 사랑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들은 문자 그대로 전등(傳燈)의 삶을 살았습니다. 등불을 먼저 밝힌 자가 그 등불이 필요한 자, 혹은 그 등불로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자에게 등불을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맛본 사람에게서 어떻게 자유를 다시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 삶의 주인이 되어버린 사람을 어떻게 다시 노예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인간을 사랑하게 된 사람을 어떻게 다시 이웃을 질시하고 미워하도록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동학 농민들은 같은 사람이면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저들은 자기가 누린 자유, 주인 됨, 사랑을 지키고 확산하기 위해서 우금치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진하고 또 전진했던 것입니다. 마치 순교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성인(聖人)처럼 말입니다.

‘놈’이 아니고 ‘님’이다

여러분은 우금치 동학농민군의 함성과 오늘 본문 말씀이 오버랩되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보이고 들립니다. 예수와 바울 당시 로마의 제국 신학은 “승리를 통한 평화”를 주장했습니다. 힘이 최고 가치였고, 힘을 가지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이고,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본주의사회는 돈이 힘이니까요. 앞서 밝혔듯이 인간사회는 힘을 가진 ‘님’과 힘이 없는 ‘놈’으로 구분되고, 힘 가진 자는 자유인으로 살고, 힘없는 자는 노예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제3의 길을 제시하고, 그 길을 따라 살았습니다. 그것은 ‘힘없는 자유인’의 길입니다. ‘힘없는 자유인’은 ‘동그란 네모’처럼 형용 모순입니다. 계급사회, 차별사회에서는 그렇습니다. ‘님’은 ‘님’으로, ‘놈’은 ‘놈’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게 이치고, 도리고, 팔자고, 운명입니다. 그런데 예수는 ‘놈’ 주제에 ‘님’으로 사는 이제까지 전혀 없던 길을 제시했습니다. 세상 이치를, 세속의 도리를, 자기 팔자와 운명을 거슬러 살라고 했습니다. 왜? 우리는 ‘놈’이 아니라 ‘님’이니까, 로마 황제나 그 하수님들만 ‘님’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사랑받는 존귀한 자녀니까, 더구나 우리는 하나님과 더불어 하나님의 꿈을 하늘에서와같이 이 땅에 실현하라고 부름을 받은 하나님의 동역자니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 “내가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 16:17)라고 말씀하시며 전권을 주지 않았습니까? 또 사도 바울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고(고후 6:16), “하나님의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소”입니다(고전 3:16). 여러분은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이며(고후 2:15), “그리스도의 편지”(고후 3:3)입니다. 여러분은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하잘것없는 질그릇일는지는 몰라도, 그냥 질그릇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보물이 담겨있는 질그릇입니다(고후 4:7). 또 베드로전서는 우리를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 2:9)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다 무슨 말입니까? 우리는 ‘놈’이 아니라 ‘님’이라는 말입니다.

부활신앙이란

기독교는 “놈은 놈이고, 님은 님이다. 누에는 뽕잎을 먹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이, 놈은 놈으로 살고, 님은 님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죄인’이라고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지배를 영속화하기 위해서, 혹은 약한 자들의 저항을 막기 위해 지배자는 피지배자의 내면에 열등의식을 각인시킵니다. 이 열등의식이 지배자의 선전에 의한 의식의 조작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기독교가 말하는 죄인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세상의 풍조를 믿고 따르며 살기 때문입니다.

그 죄인이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부활입니다. 부활신앙을 갖고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이 만들어놓은 허위의식 속에서 그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기를 거부하면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세상 풍조에 따라 살던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으로 거듭나서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교회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왜? 이 세상(this world)은 하나님의 첫 창조 세계와는 다르게 악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라는 악의 청정구역을 만들고, 적어도 그 속에서라도 악의 지배 없이, 세상 풍조에 휘둘림 없이 모두가 ‘님’으로 ‘주인’으로 서로를 돕고 서로가 섬기고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 속에서 작게나마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며 살자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 교회를 세상 속에 확산하고자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따라서 당연히 박해가 옵니다. 교회는 세상 밖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억압적인 체제가 세상 질서에 역행하는 크리스천과 교회를 가만둘 리 없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서 반역자로 처형했듯이 저들도 체포하고 가두고 고문하고 죽일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상황에서 오늘 로마서 8장을 노래한 것입니다. 제가 조금 바꿔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35누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게 된 자유를, 주인 됨을, 사랑을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36성경에 기록한 바 "우리는 종일 주님을 위하여 죽임을 당합니다. 우리는 도살당할 양과 같이 여김을 받았습니다" 한 것과 같습니다. 37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습니다. 38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39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그것이 비록 로마제국의 황제도, 유대교의 성전 권력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게 된 자유와 주인 됨과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바울처럼 이런 확신을 가지고 세상 속에서 세상과 다르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별을 금지하자는 법을 반대하는, 세상보다 더 세상적인 기독교의 옛 모습을 버리고, 자유와 평등과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인간을 ‘놈’이 아닌 ‘님’으로 존중하고 섬기는 참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