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밥 먹자!

21:5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12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 제자들 가운데서 아무도 감히 “선생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주님이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21:5.12)

오늘의 요한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 제자들을 찾아가시는 장면입니다. 제자들은 밤새 물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가 일상의 생활 중 알아차리지 못할 때 오십니다.

우리가 자는 동안일지, 밥 먹는 동안일지, 게임을 하고있는 동안 일지, 생활하는 그 어느 틈에 살며시 우리 곁으로 오십니다. 바로 이것이 복음서가 전하는 제자들의 부활 경험입니다.

그렇다면 부활한 예수님께서 하신 첫마디는 무엇일까요?

요한복음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무서워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불쑥 나타나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십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안녕 잘 있었어?’ 입니다. 이 인사가 요한복음서의 가장 중요한 예수님의 부활 경험에 대한 보고입니다.

오늘의 본문에서 제자들의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한 듯 보입니다. 밤새 물고기를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무얼 좀 잡았니? 묻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 오셔서 일은 잘되니? 하고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그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그에게 대답합니다. 아무것도 잡질 못했어요? 아마 이 말을 하는 제자들은 풀이 죽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기 딱했는지, 예수님께서는 ‘팔을 걷어붙이고, 그물을 오른편에 던져라. 그러면 잡힐 것이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그물을 던졌고, 그 그물을 끌어 올리지 못할 만큼, 가득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그제야 예수께서 사랑하는 제자가 주님을 알아보았고, 베드로는 물에 뛰어들어 예수님께로 다가갔습니다.

그렇다면 그제야 예수님을 알아본 때는 언제일까요? 어떤 놀랍고 큰 가르침이나 훈계나 지식을 준 때가 아닙니다. 엄청난 능력을 주고, 세계를 뒤바꾸고 섬기라는 선교명령을 준 때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단한 우리의 생활과 일터의 오셔서 안부를 물으시고, 함께 염려하시고, 같이 일하시는 그때, 그래서 물고기를 가득 잡을 그때 그제야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고기를 들고 육지에 올라옵니다. 올라와 보니, 빵도 있고, 숯불이 집혀 있고, 그 위에 석쇠에 생선이 놓여 있습니다. 이 빛나는 아침상은 어디에서 난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애들아, 와서 아침 먹자!”

그렇습니다. 밤새 고기 잡느라 고생한 제자들을 위해 예수께서 부지런을 떨고 빵을 구우시고, 숯불을 집히시고 생선을 구워 놓으셨습니다. 이때 제자들 중에 감히 당신이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부활하시기 이전에도 예수님께서는 ‘상을 차리고 밥 먹어라’ 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내 살을 먹고, 피를 마셔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살고 나도 그 안에 산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몸을 쪼개어 상을 차리셨습니다. 이것이 요한 사도가 증언하는 십자가의 실재이며 성만찬의 의미입니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제자들은 예수께서 상을 차리신 것을 보고 분명하게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요한복음의 부활 증언은 너무나도 잔잔하고 소박하고 평범합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어느 틈에 부활의 주님이 오셔서 자신의 부활을 증거 하십니다.

“안녕 잘 있었지? 밥 먹자!!”

이것이 오늘 요한이 증언하는 부활의 의미이자 생명의 나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