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러분은…

2갓난 아기들처럼 순수하고 신령한 젖을 그리워하십시오. 여러분은 그것을 먹고 자라서 구원에 이르러야 합니다. 3여러분은 주님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습니다. 4주님께 나아오십시오. 그는 사람에게는 버림을 받으셨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받은 살아 있는 귀한 돌입니다. 5살아 있는 돌과 같은 존재로서 여러분도 집 짓는 데 사용되어 신령한 집이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십니다. 6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아라, 내가 골라낸 귀한 모퉁이 돌 하나를 시온에 둔다. 그를 믿는 사람은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7그러므로 이 돌은 믿는 사람들인 여러분에게는 귀한 것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집 짓는 자들이 버렸으나, 모퉁이의 머릿돌이 된 돌"이요, 8또한 "걸리는 돌과 넘어지게 하는 바위"입니다. 그들이 걸려서 넘어지는 것은 말씀을 순종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그렇게 되도록 정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9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10여러분이 전에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자비를 입지 못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자비를 입은 사람입니다. (벧전 2:2-10)

인사

오랜만에 교우 여러분들 앞에서 ‘증언’을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꼭 10주 동안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주일예배를 드리고, 오늘 비로소 이렇게 교회에 모여서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유지하느라 1층 예배실과 2층 상상뜰 두 곳으로 나뉘어 띄엄띄엄 앉아 예배드리지만, 그리웠던 교우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고 이렇게라도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오늘은 5월 둘째 주일로 한국 개신교회가 ‘어버이주일’로 지키는 주일입니다. 하지만 오늘 증언은 ‘성서일과표’가 부활절 다섯째 주일 서신서 본문으로 제시한 베드로전서 2장의 말씀에 따라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 본문말씀이 베드로전서에서 제일 중요하고 가장 유명한 말씀이기 때문에 건너 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어버이주일 증언은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한 좋은 증언들이 수두룩하지만, 이 본문을 저처럼 해석해서 증언하는 예는 찾기 매우 힘들기 때문임도 고려했습니다.

베드로전서의 배경Ⅱ

지난 증언 때 베드로전서의 배경을 소개했었습니다. 그때 베드로전서는 주후 70년에 로마제국이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한 이후에 쓰였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도성, 거룩한 도시, 시온 등으로 불리던 예루살렘성과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사건은 당시의 유대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은 저들 신앙과 예배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중심을 잃은 저들은 로마제국에 의해 예루살렘을 비롯한 유대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베드로전서는 그 수신인을 ‘나그네’와 ‘거류민’이라고 묘사하고 있는데(2:11), 이는 당시 저들의 형편과 처지를 잘 반영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한편, 예수님 당시는 물론이고, 사도바울이 선교할 당시만 해도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에서 분리되지 않았었습니다. 유대교 내에 사두개파와 바리새파가 있었듯이, 크리스천도 유대교의 한 종파였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본토 유대인들이 타국에 흩어져 살게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미국의 차이나타운처럼) 자기들끼리 게토를 형성하고 살았는데, 그곳에 있던 유대교 회당에서 크리스천들이 추방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크리스천들은 예수를 저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시아’(그리스도)’라고 고백했습니다. 하나 나중에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아닌)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하나님’이라고까지 고백하기에 이릅니다. 이 고백은 유일신(唯一神)을 믿어온 유대교 정통신앙에서 보면 이단(異端)이었습니다. 그러니 쫓겨날 밖에요. 이런 배경 하에서 쓰인 초대교회의 문서가 바로 ‘요한복음’입니다. 그리고 이 요한복음에 ‘거듭남’(born again, born anew)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외에는 베드로전서에서만(1:23) ‘거듭남’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자신들의 게토에서 크리스천들을 내쫓은 이후, 유대교는 ‘성전 유대교’에서 ‘랍비 유대교’로 전환해 나갑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이후 더는 성전에서의 희생 제사가 불가능해지자 유대교의 무대에서 제사장들이 사라지고 랍비들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제사’가 아니라 ‘경전’이 저들 신앙의 중심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유대교는 이제 ‘제사 종교’에서 ‘경전 종교’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이제 하나님을 만나려면 성전에 가서 제사를 드리는 대신에 회당에 가서 ‘성경’을 읽고 공부해야만 합니다. 이런 식으로 유대교는 성전 파괴라는 대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던 것입니다.

예수의 종교

이에 비해 그리스도교는 ‘경전의 종교’가 아닙니다. 이 말은 성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유대교에서처럼 그리스도교에서도 성경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성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예수님’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서 당신을 ‘계시’(啓示)하셨다고 믿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골로새서 1장 15절은 “그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다”(He is the image of the invisible God)라고 증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무엇을 바라시고, 어떤 일에 열정을 쏟으시는지 알 수는 있습니다. 유대교는 성경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결정적인 계시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독특한 점입니다. 우리는 ‘책’(Book)이 아니라 한 ‘사람’(Person)에게서 하나님을 본다고 주장하는 종교입니다.

이런 이유로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후에 유대교는 대안으로 ‘성경’을 내세웠지만, 그리스도교는 ‘예수’를 내세웠습니다. 예수님은 무너져내린 예루살렘 성전을 대신할 ‘살아 있는 성전’입니다(요 2:21 참조). 오늘 본문 말씀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펼칩니다. 예수님은 ‘살아 있는 돌’(living stone, 4절)입니다. 하나님이 머무시는 ‘신령한 집’(spiritual house)입니다. 그 신령한 집에서는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spiritual sacrifice)가 드려집니다. 물론 그 제사는 거룩한 제사장이신 예수님에 의해 드려집니다.

그리스도를 넘어 그리스도인도

그런데 베드로전서의 저자는 예수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인자하심을 맛보고 예수님께로 나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살아 있는 돌이요, 신령한 집이요,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라고 말합니다. 3-5절을 보십시오.

3여러분은 주님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습니다. 4주님께 나아오십시오. 그는 사람에게는 버림을 받으셨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받은 살아 있는 귀한 돌입니다. 5살아 있는 돌과 같은 존재로서 여러분도 집 짓는 데 사용되어 신령한 집이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십니다.

유대교 회당에서 쫓겨나 이 세상에서 거류민으로 나그네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담대하게 놀라운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다고 너희는 절망하고 방황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성전이 무너졌으면 우리가 새로운 성전이 되면 되지 않겠느냐? 살아 있는 돌인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이 머무시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신령한 집을 이루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담대히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9절로 이어져 절정에 이릅니다.

9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박해의 상황 속에서 주눅이 들어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가슴을 쫙 펴고 자기 정체성을 담대히 외쳤습니다. “옛 이스라엘이 세계 구원을 위한 역할 모델로 하나님께 선택되어 ‘하나님의 선민(選民)’이요 ‘거룩한 백성’이라 불렸듯이, 이제 변화된 세상에서는, 특히 ‘로마의 평화’가 ‘복음’으로 울려 퍼지는 세상의 풍조 속에서는 그에 대항하여 ‘그리스도의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이스라엘이요 새로운 선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들은 패배의식이 아니라 도전의식으로 무장했고, 소극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기 사명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부활의 증인들

특별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아니라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도 산 돌이요, 신령한 집이요, 거룩한 제사장이라는 주체의식을 가진 것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작년 주현절에 성서일과표가 제시한 고린도전서 15장을 가지고 시리즈로 증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듯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장’입니다. 그 증언에서 저는 “바울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순히 죽었던 예수가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사람들의 변화된 삶을 통해서 입증된다는 것이 바울의 부활관”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5장 5-8절에 열거된 사람들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누구누구에게 나타나시고”라고 묘사된 그들을 ‘부활의 목격자들’이라고 이해해왔습니다. 하지만 고린도전서 15장 2-8절의 “누구누구에게 나타나시고”라는 번역은 “누구누구를 통해 드러나시고”라고 번역해야 옳다고 했습니다. 즉, 본문에서 바울은 그들을 ‘부활의 증인들’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생각한 ‘부활의 증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본 사람’(=목격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는 사람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부활의 증인’은 자기 삶을 통해서 그리스도가 ‘드러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가 드러난 그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리스도의 부활’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바울의 논리요 주장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 사람들 명단에 자기를 포함시키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렇듯 바울이 말하는 부활은 자기 자신의 변화된 삶과 무관치 않습니다.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변화된 삶을 산 바울 스스로가 그리스도 부활의 증인이었던 것입니다.

즉,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바울이 말하는 ‘부활의 증인된 삶’은 베드로전서가 말하는 그리스도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도 산 돌이요, 신령한 집이요, 거룩한 제사장이라는 주장은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입으로 고백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가 살았던 삶을 자기 삶으로 재현해 살아내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르면 우리는 풀이 죽습니다. 기운이 빠집니다. 머리는 그렇게 알고 있지만, 몸은 그렇게 살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는 핑계를 대며 자기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그런데 정말 ‘예수 살기’는 불가능한 꿈일까요? 정말 못해서 못한다고 하는 걸까요, 아니면 안 하고 못한다고 하는 걸까요? 거기에 대한 답이 오늘 본문 가운데 있습니다. 바로 2절과 3절 말씀입니다.

2갓난 아기들처럼 순수하고 신령한 젖을 그리워하십시오. 여러분은 그것을 먹고 자라서 구원에 이르러야 합니다. 3여러분은 주님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 살기를 안 하거나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순수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지 않고, 세상 음식, 세상 풍조를 사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증인된 삶을 사는 구원에 다다르지 못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순수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고, 그것에 맛들이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생활 금식 및 생채식 체험

제가 작년 9월과 올 3월에 닷새간 금식하고, 이후 2~3달간 생채식을 했습니다. 금식을 한다고 해서 완전히 굶는 것은 아니고, 효소도 먹고, 죽염도 먹고, 때로는 장국도 조금 먹으면서 해독을 합니다. 이렇게 금식 전에 절식, 금식 후에 보식을 하고, 이어서 3달간 생채식을 합니다. 그 기간 동안 3가지 하얀 가루로 만든 음식, 즉 밀가루, 쌀가루, 설탕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삼갑니다. 또 육식과 어패류도 삼갑니다. 또 커피나 녹차등도 삼갑니다. 이렇게 하고 나면 몸 안에 쌓여 있던 독소가 빠져나가고 디톡스, 해독이 됩니다.

처음에 금식을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배고프지도 않았고, 특별히 커피 없으면 못 살 것 같았는데 전혀 커피 생각이 나지 않았고, 커피를 안 마시고도 졸리거나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생채식 후에 나타난 현상은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몸이 잘 받지 않고, 또 튀김 음식처럼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무감에서 생채식을 했는데, 지금은 제가 좋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령한 젖에 맛 들인다”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맛 들인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자꾸 먹어보니 그 맛에 익숙해졌다는 뜻입니다. 익숙해져서 이제는 그 음식 냄새만 맡아도 입에서 군침이 저절로 돌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로마의 평화에 중독되어 살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상적이고 좋은지는 알지만, 그렇게는 살 수 없다고,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수 살기를 안 하거나 못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살아보면 아닙니다. 한번 살아보고 두 번 살아보아 거기에 맛들이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그렇게 살고자 합니다. 의무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렇게 됩니다.

때때로 저에게 신령한 젖을 달라고, 영성 훈련을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교우들이 계십니다. 저는 증언 듣고 묵상하고, 성경공부 열심히 참석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탄소금식에 동참하고, 2020 한반도 희년 세계교회 기도운동에 동참하고 하는 것 등으로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건성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mindfulness) 참여하고 거기에 맛들이면 됩니다.

다른 삶을 사모하라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나그네와 거류민’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 말은 죽어서 가는 천국에만 소망을 두고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로마의 평화가 주장하는 욕망의 터 위에 집을 짓고 살지 말라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는 거기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것 없이는 못살 것 같지만, 그 삶의 끝은 허무이고 어둠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은 ‘로마의 평화’가 아닌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 나눔과 섬김의 삶이 패배가 아니고 진정한 승리이고, 불행이 아니고 진정한 행복임을 보여주는 삶입니다. 우리는 가진 것이 많지 않은 데도 더 어려운 이들과 좋은 것을 나누며 늘 감사하며 살 수 있다는 것, 삶의 여건이 어려운 데도 늘 맑은 웃음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 다른 이들에 대해 아낌없이 긍정해주고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불의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저항하면서도 스스로 거칠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시고 또 삶으로 보여주신 하나님 나라는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이 예수의 삶을 자기 삶으로 재현해 낸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는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입니다.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셨습니다. 이제 그 분의 뜻을 좇아 세상의 풍조나 가치, 세상이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전혀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삶으로 보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